“박근혜 방중,수교 후 최대 성과 거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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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한중 정상이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 합니다.

박성우: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지난 27일엔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베이징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북측 지도부도 주목했을 듯 한데요. 위원님은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지난 27일 중국 방문을 시작한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가졌고,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도 함께 참석했습니다. 이 회견에서는 한중 미래비전공동성명도 발표했지요.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안정을 위해 공동 노력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과 9.19 공동성명을 비롯한 국제적 의무와 약속들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양국은 유관국의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여기서 유관국은 북한을 의미합니다. 또 한중 양국이 북한의 핵무기 철폐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맥락의 내용도 공동성명에 들어가 있어요. 따라서 이번 성명은 북핵문제 해결에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이외에도 한중 전략대화 강화,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조속 실현, 지도자의 상호방문, 회담, 서신 교환, 전화 통화, 특사 파견 등 상시적인 대화 통로 개설과 정치외교 분야에서 전략적인 소통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획기적인 성과를 거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은 1992년 한국과 중국이 외교관계를 맺었을 때와 맞먹는 의의를 갖는다고 하겠습니다. 이번 방문으로 한국과 중국은 앞으로 20년 동안 두 나라의 관계를 그 어떤 나라들과의 관계보다 더 발전시키기로 하는 미래목표 선언까지 함으로써 양국 관계강화의 튼튼한 토대를 쌓았다고 봅니다. 특히 두 나라의 정치 지도자들 사이에 신뢰를 쌓고 북한의 핵무기를 저지하며 한국과 중국 경제의 유대를 더 긴밀화하는 자유무역협정까지 신속하게 맺자고 합의한 것은 제가 보기에는 획기적인 외교적 사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에 정말로 대단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박성우: 한국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중국의 외교담당 국무위원간의 대화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는 점도 눈에 띄던데요. 이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고영환: 이제까지 한중 관계는 “경열정냉”, 즉 경제교류는 뜨겁고 정치관계는 냉랭한 관계라는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으로 “경열정열”, 즉 경제도 뜨겁고 정치고 뜨거운 관계로 발전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중국의 외교담당 국무위원 사이의 상시적인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청와대 안보실장과 부총리급인 중국의 외교담당 국무위원 사이에 언제든지 만나고 전화하고 소통하는 마당이 마련되었다는 뜻입니다. 중국과 북한 간에도 이런 소통의 통로가 없는데, 이번에 한중 사이에 이런 것이 만들어진 것이죠. 한중 두 나라가 무엇을 가지고 주로 이야기를 할까요? 주로 북한문제가 아닐까요? 북한에서 보기엔 굉장히 큰 문제가 발생한 셈인 거죠. 이 외에도 외교장관 상호방문의 정례화나 외교차관 전략대화 등 각 분야의 책임자들이 서로 자주 만나 전략적인 소통을 하기로 합의했는데요. 하나 하나가 모두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습니다.

박성우: 중국측이 박근혜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가 각별했다는 평가가 있는데요. 위원님 보시기에는 어땠습니까?

고영환: 박근혜 대통령이 베이징의 수도공항에 특별기를 타고 내렸을 때 중국 외교부 상무 부부장이 영접했지요. 부부장 중 제일 높은 사람입니다. 보통의 경우 외교부 지역 담당 부부장이 국가수반을 맞이하는데, 이번에는 장예쑤이 상무 부부장이 직접 나온 것이고요. 인민대회당 앞에서 시진핑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을 기다리다가 영접하였고, 두 분이 같이 중국인민해방군 육해공군 명예 위병대를 사열하고, 중국측이 21발의 예포를 쏘고 환영을 하는 것을 보면서 저는 이전에 김일성 주석이 모택동 주석을 만날 때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딱 이런 식으로 했거든요. 저는 외교관을 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떠올랐던 건데요.

이번에 시진핑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을 “라오펑유”(오랜친구)라고 불렀습니다. 아주 친한 사람에게만 이런 말을 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 지도자들에게서 이런 말을 들은 사람은 1972년 북경을 찾은 미국의 닉슨 대통령, 김일성 주석 등 몇사람이 안됩니다. 김정일도 이런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중국의 모든 언론들도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을 비중 있게 다뤘지요. 박 대통령이 중국말을 하고 ‘첨밀밀’이라는 중국 노래도 부른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의례사업에서부터 단독 회담, 공동성명 발표 등에 이르기까지 최상급 대우를 중국이 했는데요. 중국측은 국가 연회장에 박근혜 대통령이 입장할 때 박 대통령이 좋아하는 노래를 일부러 틀었다고 하지요. 그만큼 중국이 세심한 배려를 한 거죠.

박성우: 박근혜 대통령의 3박4일 순방 일정에는 시안(西安) 방문이 포함됐습니다. 왜 하필 시안일까요?

고영환: 시안은 북한말로 하면 서안인데요. 시안은 3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역사의 도시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안을 가는 것은 중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존중을 나타내고 중국과 우의적 관계를 다지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라고 봅니다.

시안은 중국의 서부 대개발을 위한 거점 도시이기도 합니다. 현재 시안에는 한국의 대기업인 삼성이 70억 달러를 투자해 최신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고, LG상사와 SK텔레콤 등 수많은 기업들이 진출해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박 대통령이 이곳을 가는 이유는 중국 문화에 대한 존중의 뜻을 나타내고, 한중 사이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이한 점 하나가 더 있습니다. 시안은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합니다. 시 주석은 1953년 베이징에서 태어났지만, 문화대혁명 시기에 숙청되어 산시성 옌안으로 내려간 부친 시중쉰 국무원 부총리를 따라 그곳에서 7년간 살았다고 하지요. 그곳은 시안과 가깝습니다. 시 주석 부친의 묘소도 시안에서 가까운 푸핑이란 곳에 있다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시안 방문은 시 주석을 배려하고 시 주석과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맺으려는 박 대통령의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우: 하나 더 여쭤보고 싶습니다. 위원님께서는 북한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하셨는데요. 한중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북한 외무성은 어떤 심정일까요?

고영환: 1992년 한국과 중국이 수교했을 때 북한 외무성은 그야말로 “패닉” 그러니깐 공황증에 걸린 상태였습니다. 김정일이 화를 내고 김일성도 분노하고 당시 외교부는 쩔쩔맸습니다. “배신자”, “수정주의자”, “황색분자” 등 욕이 난무하고 정신이 없었죠. “중국이 우리 등에 비수를 꽂았다, 우리는 대만하고 외교관계를 맺자”는 등의 제의들이 올라가기도 했어요.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은 21년만에 북한 외무성에 당시와 똑같은 심리적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김정은이 지도자가 되어 중국을 먼저 방문하고 싶어 했는데, 중국이 이를 거부했고, 오히려 한국대통령이 먼저 중국을 방문하게 되었잖아요. 이런 사실이 북중 역사에 선례가 없었어요. 한국의 지도자가 바뀔 때마다 북중 지도자가 먼저 만났거든요. 때문에 북한 외무성은 최고도로 흥분하고 있을 것이고, 김정은으로부터 어떠한 불호령이 내려올지 전전긍긍하고 있을 것입니다.

평양에 있는 외교관들, 그리고 전세계에 나가서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소식을 텔레비전으로 본 외교관들의 심정은 한마디로 낙담 그 자체일 것이고,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는 심정을 느낄 것입니다. 정말로 한중 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북중 관계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게 됐을 것입니다.

박성우: 북한 외교관들이 ‘세상이 바뀌었다’는 걸 느끼고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북한 지도부도 마찬가지 심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위원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