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이현줍니다.
북한은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이현주 :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 잘 보냈습니다.
이현주 : 김정은 위원장이 신이 난 모양입니다. 미국을 겨냥해 여러 가지 발언을 했는데요. 그 내용과 의도를 설명해주시죠.
고영환 :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5일자 기사에서 김정은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 시험 발사 성공 직후 "우리의 전략적 선택을 눈여겨보았을 미국 놈들이 매우 불쾌해 하였을 거라고, 미국 '독립절'에 우리에게서 받은 선물 보따리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 할 것 같은데 앞으로 크고 작은 선물 보따리들을 자주 보내주자"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이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을 겨냥하여 발사한 것임을 의미합니다.
김정은은 계속하여 "미국의 대(對)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 로케트를 협상탁(테이블)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노동신문은 보도했습니다. 김정은의 핵, 경제 병진 노선이 북한을 핵보유국 지위로 올리고 그 위에서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주한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것이 북한의 기본적인 대남 전략이라는 것을 강조한 뜻으로 해석됩니다.
노동신문에 의하면 김정은은 화성-14형 미사일을 보고 “미제와의 기나긴 대결이 드디어 마지막 최후계선에 들었다"고 강조함으로써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미국 본토 타격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음을 시사했고 또 "우리가 선택한 핵 무력 강화의 길에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의 근원적 청산'을 요구했다고 북한매체는 전했습니다. 세계 인민들의 그토록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핵, 경제 병진 노선을 지속할 것이며 그 누가 뭐라고 해도 핵 고집을 꺾지 않겠다는 것을 세계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의 계산은 명백해 보입니다. 핵과 이를 운반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은 보유한 채 미국과 회담을 벌려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면서 관계를 개선하고 평화협정을 맺어 주한미군을 철수시킨 후 이른바 북한식의 ‘조국통일’을 완수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국가들은 물론 한국도 북한의 이러한 입장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김정은이 핵을 발전시키는 한 대북 경제적 제재와 압박은 지속 강화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북한 인민들은 가난과 굶주림의 고통 속에서 헤어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김정은은 마치도 마음에 쏙 드는 장난감을 가진 어린애마냥 좋아하면서 미국을 향해서 극단적인 도발적 언사와 행동을 지속하고 있는데 우리말에 불장난을 좋아하면 불에 타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현주 : 미국의 반응을 살펴보겠습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고영환 : 김정은이 미국의 독립기념일이자 국경일인 7월 4일에 미국을 향해 이른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리면서 미국 전체가 격분해 하는 모양새입니다. 남의 나라의 가장 큰 명절을 겨냥하여 그 나라를 공격하는 미사일을 쏜다는 것은 정말로 현대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6일 “북한의 매우 매우 나쁜 행동에는 엄중한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며 분노를 표시하였고 지난 5일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우리 능력중 하나는 막강한 군사력“이라며 군사적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미국 국무장관 틸러슨은 지난 4일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ICBM 실험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강력한 조치로 북한에 책임을 물을 것이다. 핵무기를 추구하면 (파국적)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전 세계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언론들도 앞 다투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보도했는데요.
미국의 CBS와 PBS은 북한의 장거리미사일의 사정거리에 미국의 알래스카가 들어온다는 그라프를 보여주면서 알래스카뿐만 아니라 서부해안의 도시 샌프란시스코도 사정권에 들어올 수 있다고는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워싱턴포스트 등 신문들도 북한의 이른바 대륙간 탄도로켓의 성공 주장을 온종일 뉴스로 내보냈고 특히 미국 폭스뉴스는 "불량정권 중 최초로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 즉 ICBM을 손에 넣었다"고 하면서 "이란도 이렇게 다양하고 높은 수준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습니다. 폭스뉴스는 계속하여 "시저가 루비콘 강을 건너 역사를 바꾼 것처럼 이번 북한의 ICBM 실험은 역사적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엄중히 경고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타임스 지는 "트럼프와 북한은 되돌아올 수 없는 (군사 충돌) 지점을 향해 가고 있다"고 전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에서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만이 북한의 위협을 없애는 길"이라고 전했습니다.
미국 언론의 이와 같은 보도형식들은 미국 본토가 북한 핵 미사일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 때 미국과 함께 세계를 호령하였던 구쏘련도 그리고 현재 미국과 자웅을 겨루는 중국도 미국을 향해 이런 식의 도발을 한 적이 없습니다. 김정은이 무슨 생각을 속으로 하고 있는지는 모르나 북한을 파멸로 이끌고 가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현주 : 이 시점에서 중국의 입장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분석 하셨습니까?
고영환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즉 ICBM의 시험 발사에 대해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관련 보도를 주시하면서 정보를 수집 중"이며 "상황 진전을 지켜보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대변인은 "대화를 촉구하는 것 말고 더 좋은 방법은 없느냐"는 외신기자들의 질문에 "3일 중·러 공동성명에서 제시한 쌍중단즉,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과 북한의 비핵화 및 북·미 평화협정 협상 병행이 가장 합리적이고 공정하고 실현 가능한 방안"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지난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찐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가졌고 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정부가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ICBM 발사로 곤경에 빠진 중국의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중국 인민대학교 스인훙 교수는 싱가포르 언론과의 기자회에서 "ICBM 발사와 6차 핵실험은 중국이 북한에 대해 설정한 레드 라인이었다"며 "만약 ICBM이 맞는다면 중국은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중단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난징대학교 주펑 교수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의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험 발사는 중국에 큰 타격"이며 “북한은 계속 갈등을 고조시킨다"고 말했습니다. 주펑 교수는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방안으로 석유 등 생활필수품 공급의 차단 등을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저는 방금 언급한 두 교수 분들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데 이 분들이 밝힌 부분들이 향후 중국이 북한에 대해 취할 대책 부분들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현주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다음날, 한미 양국군은 탄도미사일 동시 사격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이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고영환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하루 만인 지난 5일 한·미 양국의 미사일 부대가 북한군의 지휘부와 핵·미사일 시설을 초토화할 수 있는 탄도 미사일 사격 훈련을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실시했습니다. 이날 사격에서 한국군은 한국산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 2A를, 미 8군은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을 동원했는데요.
현무 2A는 사거리가 300㎞, 목표물 명중 오차는 30m 이내입니다. 한국군은 사거리 500km의 현무 2B, 사거리 800km의 현무 2C 등을 보유하고 있고요. 에이태킴스는 사거리 165㎞짜리(블록1)와 300㎞(블록1A)짜리가 있으며 탄두 1발당 자탄 300여 개가 들어 있어 축구장 3~4개 면적(400m×500m)을 초토화할 수 있는 지대지 미사일입니다.
이 에이태킴스 미사일은 주한 미군이 300여 기, 한국군이 200여 기를 실전 배치해 놓고 있는데요. 한국군은 평양의 중심이며 북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김일성 광장을 탄도 미사일로 타격하는 모습,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를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모습, 슬램 ER 공대지 미사일로 북한군 작전지휘소로 상정한 표적을 타격하는 모습들도 공개했습니다.
한미공동미사일 실탄사격훈련 후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전시와 평시를 구분 짓는 것은 오직 우리의 자제"라고 하면서 "만약 그 누구라도 이러한 사실을 의심한다면 그것은 심각한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정은은 한국과 미국 그리고 국제사회를 우롱하고 도발하는 행동을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이렇게 한반도를 전쟁접경으로 끌고 가는 도발을 지속한다면 김정은 지휘부는 언제라도 끝장이 날 수 있다는 진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이현주 : ICBM 발사 이후 평양에서는 무도회와 불꽃놀이가 포함된 대대적인 경축 행사를 열었다고 조선 중앙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 개발의 진전을 알린 것이 과연 북한 당국에게 또 북한 주민들에게 축하할만한 일은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