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민생행보를 보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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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연일 민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군사분야 지출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김정은 위원장의 최근 대외활동이 민생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죠. 어찌 보셨습니까?

고영환: 김정은이 건축자재 공장인 천리마건재종합공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7일 보도했습니다. 김정은은 공장을 시찰하는 자리에서 건축자재의 다양화, 다종화, 다색화를 실현하기 위한 과업 등을 제시했다고 중앙통신은 밝혔습니다. 김정은은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장이 된 후 평양중등학원, 평양자라공장, 평성합성가죽공장, 백두산건축연구원, 북한군 제810군부대 산하 어분사료공장 등을 시찰하며 이른바 '민생과 경제 중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김정은의 소위 경제부문 시찰을 보면서 크게 두 가지에 주목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로는 김정은이 김일성이 했던 것과 같은 중요 공장 시찰, 즉 황해제철연합기업소나 천리마 강선제강소 같은 국가 경제의 기간부문 현지 시찰은 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일반 농민들이 일하고 있는 협동농장 같은 곳은 가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북한의 기간경제 부문이 거의 파괴되고 생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찾아 가기가 불편할 수 있지만 그럴수록 그런 기간 공장들에 더 찾아가서 나라의 기본경제를 살리려 해야 하는데 그리 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협동농장으로 말하면 평양시 주변에도 수없이 많은데 그런 곳은 잘 찾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들만 보아도 김정은이 인민들의 의식주 생활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김정은이 가는 곳마다 세계의 최첨단, 세계 일등급의 공장들이고 시설들이라고 칭찬하는데 정말로 김정은이 이런 설비들이나 건축물들이 세계 1위의 시설들이라고 믿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만족에 빠져 현실을 몰라서 그런 것인지가 궁금하다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김정은이 민생과 경제 행보를 진정으로 하려고 한다면 강선제강소나 협동농장들에 가서 있는 현실 그대로를 보고 인민들의 의식주 생활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박성우: 김정은 집권 이후 여전히 미사일 등 군사 분야 지출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지난 27일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김정은은 집권 이후 스커드 미사일 16발, 노동 미사일 6발,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6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3발 등 탄도미사일만 31발을 발사했습니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집권 18년 동안 발사한 탄도미사일 총 16발의 2배에 해당합니다. 김정일은 18년 동안 16발, 김정은은 5년 동안 31발을 허공으로 날려 보낸 것입니다.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의 대당 가격은 북한이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에 수출했던 가격으로 추정하면 대당 각각 1백만 달러에서 2백만 달러에 달합니다. 스커드 16발과 노동 6발을 발사했기 때문에 가격은 총 4400만 달러 정도로 추산됩니다. 중거리 미사일인 무수단의 대당 가격은 스커드 미사일의 3배가량으로 당국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대당 3백만 내지 6백만 달러인 셈입니다. 지금까지 6발을 발사했기 때문에 1800만달러에서 3600만 달러에 이릅니다. 북한이 한창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미사일의 대당 가격은 스커드 미사일의 5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대당 1000만달러 정도라는 소리입니다. 현재까지 1발은 잠수함 사출 단계서 실패했고, 2발은 물 위에서 점화해 초기비행에 성공했습니다. 3발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3천만 달러정도라는 소리입니다.

이를 합치면 김정은 집권 기간 발사된 탄도미사일의 총가격만 1억달러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는 북한 주민들이 두 달 정도 먹을 수 있는 옥수수를 구매할 수 있는 거액입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비용까지 합하면 그 비용은 수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김정은의 관심은 김씨 체제를 지키기 위한 핵과 미사일에만 가 있고 인민들의 생활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박성우: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국제뉴스를 좀 살펴보죠. 미국의 공화당은 지난 18일 전당대회를 하면서 북한을 “김정은 일가의 노예국가”라고 규정했는데요. 지난 25일엔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하면서 김정은은 “가학적 독재자”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은 왜 김정은을 이렇게 평가하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다시 좀 해 주시죠.

고영환: 미국 민주당은 지난 25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민주당의 정강정책을 공식 채택했습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집권하는 경우 미국 정책의 기본이 되는 틀이 바로 민주당의 정강입니다. 총 13개 주제로 구성된 민주당 정강은 북한을 ‘글로벌 위협 국가’로 꼽았으며 김정은을 ‘가학적 독재자’로 표현하고 북한을 ‘가장 억압적 정권’이라고 적시했습니다.

공화당에 이어 민주당도 북한을 가장 억압적인 정권, 김정은을 독재자로 규정한 것은 미국이 북한 지도부와 김정은을 얼마나 악하고 억압적인 정권과 인물로 보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실례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는 인구 2500만의 북한이, 그 지도자 김정은이, 세계 유일 초대강국인 미국과 미국 지도부, 미국 인민을 적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세계의 유일초대강국, 군사강국인 미국을 김정은이 적으로 만들어 놓고 싸우려고 한다는 것은 정말로 기가 막힌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성우: 마지막으로, 김정은의 유학시절에 대한 보도가 하나 있었죠. 어찌 보셨습니까?

고영환: 김정은 당 위원장이 스위스 유학 시절 옆에 살던 이웃들과 눈도 맞추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이 지난 27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1996년부터 1998년 사이 스위스에서 유학했던 김정은이 형 김정철, 이모인 고용숙의 가족과 스위스의 수도 베른 교외 리베펠트의 키르히슈트라세 10번지에 있는 3층 주택에 머물렀다는 스위스 공영방송 SBC의 최근 보도를 소개했습니다.

스위스 방송은 이 주택 이웃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이 당시 이곳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있는 공립학교에 다녔으며, 그가 집 앞 공터에서 '끊임없이' 농구를 하곤 했다고 보도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은 전했습니다. 빅토르 쉬미트로 알려진 이 이웃은 "어린 남자아이 네 명이 집 앞 공터에서 끊임없이 농구를 하곤 했다"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습니다. 네 남자 아이는 김정은과 그의 형인 김정철, 그리고 이모 고용숙의 두 아들인 이종사촌 형제들로 추정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은 분석했습니다.

그는 "아이들이 이웃과 마주쳐도 인사를 하거나 눈길을 준 적이 없어 매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인민들이 국내에서 고생을 할 때 지도자의 아들들은 스위스에서 유학을 했고, 유학을 하면서 사람들과 만나지도 않고 눈도 맞추지지 않은 김정은이 어떠한 성향을 지니고 있는지는 그가 집권한 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처형당했는지만 보아도 잘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성우: 이웃 주민과 만나도 “눈을 마주치지 않던” 소년이 미국 민주당의 표현대로 이제 “가학적인 지도자”가 되었고, 그가 지도하는 북한은 미국 공화당의 표현처럼 “노예 국가” 상태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