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북 ‘선제공격’ 언급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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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미국 부통령 후보 TV 토론회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이 언급됐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한 이후로 나타나는 현상인데요. 미국 정가에서 최근에 ‘선제타격’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도 쟁점 중 하나로 다뤄졌는데요. 내용을 소개해 주시죠. 그리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미국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 연방 상원 의원이 지난 4일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선제공격 여부에 대해 "임박한 위협에 대응해 미국을 방어하려면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주 팜빌의 롱우드 대학에서 열린 민주당과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 TV 토론에서 진행자로 나선 CBS 방송의 여성 진행자 일레인 퀴하노의 "북한이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정보가 있다면 선제 행동을 취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였는데요. 이날 질문은 일반적인 미국 유권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퀴하노의 질문에 케인은 "정보의 내용이 어떤 것이고 얼마나 확실한 것인지 판단한 다음 정확히 어떤 조처를 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어떤 경우든 행동은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을 말 그대로 해석한다면 필요한 경우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미 국무장관 시절 북한과 핵 협상을 해봤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북한의 습성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힐러리 선거본부 내 강경 분위기를 부통령 후보인 케인이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는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가 이뤄집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 전에 미국의 민주당 혹은 공화당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하여 대통령 혹은 부통령으로 취임한다면 어떠한 대내외 정책을 전개할 것인지를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텔레비전 토론회를 엽니다. 바로 이런 중요한 자리에서 미국의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이 거의 완성단계에 와 있는데다 이미 핵강대국들인 중국과 러시아조차 미국을 핵폭탄으로 공격한다는 말 자체를 금기어로 삼고 있는데 반하여 북한이 노골적으로 미국을 핵으로 날려보내겠다는 위협을 거의 매일 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성우: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들을 위해서 하나 더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북한 당국이 매일같이 하는 말이 있죠. ‘미제가 침략할 준비를 하고 있으니 자위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핵을 개발한다’는 내용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정치인들이 ‘선제타격’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청취자들이 오해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언급되는 ‘선제타격’은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인 지 좀 더 명확하게 설명을 해 주시죠.

고영환: 인구 2천500만의 소국에, 더군다나 재래식 무기에서나 핵무기에서 미국과 전혀 겨룰 수 없는 북한이 미국을 핵으로 찜질하겠다는니, 맨해튼을 날려보내겠다느니, 괌을 지구상에서 없애 버리겠다느니 하면서 매일 같이 미국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미국 정부와 국민이 북한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감정이 좋을 리 없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저렇게 위협을 하는데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부통령 후보 케인의 발언은 북한의 잇따른 핵 도발과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응해 만일 북한이 핵으로 미국을 선제공격할 징후가 명백해지면 북한을 선제공격할수도 있다는 전제 하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론'이 미국 내에서 공공연하게 거론된다는 것입니다.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경우'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만일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북한이 미국을 반대하여 핵공격을 하려한다는 징후가 보이는 경우 북한에 대해 선제공격도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박성우: 미국에서 ‘선제타격’이라는 용어가 언급되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인가요? 고영환: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인 지난 9월 16일 미국외교협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멀린 전 미국 합참의장은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사실상 갖추고 미국을 위협한다면 자위적 측면에서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해 '선제 타격론'의 물꼬를 텄습니다. 그 이후 미국 백악관에서도 정례 기자회견 시 이례적으로 '선제 타격'이란 용어를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이 직접 언급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한 정책이었던 '전략적 인내'에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불러왔습니다. 미국의 한 외교 소식통은 "몇 년 전만 해도 미국의 외교 안보 어젠다, 즉 의제에서 북한은 중동 문제에 한참 밀려 있었다"며 "이번 대선 국면에선 핵문제로 북한의 순위가 많이 올라온 것 아니겠냐"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미국을 자극하는 엄중한 도발을 계속하는 경우 그 어떤 중대 사태가 일어날지 북한 지도부는 심사숙고해야 할 것입니다. 박성우: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잖아요. 때문에 조만간 물러날 행정부가 대북 정책에 있어서 급진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부원장님은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고영환: 올해 11월에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고 선거에서 이긴 대통령 후보는 내년 1월 20일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됩니다. 이 말은 미국의 현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정책에서 급격한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도 됩니다. 미국은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을 예의 주시할 것이며 만일에 북한의 도발이 한계를 넘는 경우 강력 응징하겠지만 북한도 세계 최강 미국을 직접 공격하여 스스로 자멸하는 일은 피하려 들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상태가 일정 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명백한 것은 차기에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더라도 북핵 문제 해결을 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을 수밖에 없으며 미국은 북한이 핵으로 미국을 공격하려 할 때는 강력하고 정밀한 공격을 통해 말 그대로 북한이 멸망하도록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박성우: 마지막으로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북한 관련 정책을 간략하게 비교해 봤으면 합니다. 어떤 차이가 있나요?

고영환: 클린턴은 현 정부와 마찬가지로 한국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과의 연대 강화로 북한 핵문제에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트럼프는 북한의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더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촉구합니다. 그는 중국이야말로 북한에 대한 전적인 통제권을 갖고 있다며 중국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동맹국 안보 무임 승차론'을 주장하면서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역시 충분한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말해 왔고 필요하다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자고도 주장해 왔습니다. 이에 대해 클린턴은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는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비판하면서 트럼프가 안보 동맹과 핵무장 등의 중대함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클린턴 또는 공화당의 트럼프 가운데 누가 승리하든 간에 차기 미국 행정부가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공조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판단을 갖고 있습니다.

박성우: 누가 미국에서 차기 대통령이 되든 앞으로 한국 정부와 손잡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