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부전자전… 김정은도 선물통치

0:00 / 0:00

앵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김정은이 이른바 '선물 통치'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실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박성우: 김정은이 2년 전 권력 세습을 공식화한 이후부터 중국에서 사들여 간 사치품이 두 배로 늘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이른바 ‘선물 통치’를 위한 게 아니겠느냐는 추정이 있는데요. 실장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고영환: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이 중국 세관을 통한 북중 간 비공개 통계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는데요. 북한은 2010년과 2011년에 중국 세관을 통해 각각 4억6천만 달러 이상과 5억8천만 달러 이상의 사치품을 중국에서 수입해 들여갔다고 합니다. 김정은이 등장하기 전인 2008년에 2억 달러 정도였고, 2009년에는 3억 달러 정도의 사치품을 중국에서 사들여갔으니 2배 정도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고급 승용차, 고급 텔레비전, 컴퓨터, 전자가전 제품, 고급 술, 고급 시계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갔다고 합니다. 지난해에 북한이 중국에서 사들여간 사치품 구매액이 어느 정도로 큰가 하면, 이 돈으로 밀가루 196만톤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정도 식량은 북한에서 생산하는 알곡 생산량의 거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김정은의 이런 행동은 아버지 김정일의 선물 통치, 선물 정치를 그대로 따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김정일은 고난의 행군 시기 수백만 명이 굶어 죽는 그때에도 사치품을 계속 수입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황해도에서 사람들이 굶어 죽고 있다는 데 고급 승용차와 고급 술을 대량으로 사들여 가고 있는 겁니다. 이는 김정은이 당과 군대의 고급 간부들에게 “내가 고급 승용차 등 고급 제품들을 줄 테니 나에게 충성을 다 바쳐라”는 뜻을 전하는 게 아닌가 생각되고요. “인민들이 굶는 것은 나하고 상관이 없는 일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북한에서 외교관 생활을 할 때 보니 간부도 여러층이 있는데, 제일 높은 사람들에게는 고급 벤츠를 주고 그 밑에 있는 간부들에게는 텔레비전을 주고 하는 식으로 차별을 주어 선물을 합니다. 그러면 간부들을 다음에는 더 좋은 선물을 타기 위해 충성을 더 바치고, 선물을 타지 못하는 그 아래 간부들은 선물을 타는 자리로 빨리 승진하기 위해 충성을 합니다. 이것이 김정일식, 김정은식 통치 방법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성우: 오랜만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소식도 좀 살펴보지요. 지금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의 시신을 미라로 만들고 있다고 하는데요. 내년 초에 공개될 것 같다면서요?

고영환: 북한은 김정일이 사망하자 올해 1월 12일 정치국 보도를 내고 김정일을 “생전의 모습으로 모신다”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 관광 전문 업체인 ‘주체 여행사’가 공개한 내년 관광 일정표에 따르면 2월 14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되는 단기 여행 때 금수산기념궁전을 참관할 수 있는 걸로 돼 있습니다. 이 말은 김정일의 시신을 미라로 만드는 작업이 내년초에 끝나고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을 전후하여 김정일의 미라로 된 시신을 공개한다는 의미입니다.

김정일의 시신 처리 작업도 김일성처럼 레닌의 시신을 방부 처리한 러시아 생물구조연구센터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시신 처리 작업은 시간도, 비용도 엄청 드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시신에서 피와 장기를 다 꺼내고 방부액에 담그기를 여러번 반복하고 건조시킨 후 또 방부제를 바르는 등 비용이 많이 들고 처리 시간도 1년 정도가 든다고 합니다. 김일성 시신을 미라로 만드는데 1백만 달러가 들었고, 매해 관리 비용만 80만 달러가 들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제는 두 명을 하여야 하니 앞으로 돈이 얼마나 많이 들어갈지 걱정이 앞섭니다.

박성우: 미라 뿐 아니라 동상도 만들고 있지요. 그런데 김정일의 단독 동상을 처음으로 세운 곳이 국가안전보위부여서 관심을 모았는데요. 그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김정일이 사망한 후 김정일의 단독 동상이 세워진 장소가 국가안전보위부 청사 앞입니다. 김정일이 살아 있을 때 인민무력부 청사 등 2-3곳에 동상이 세워진 적이 있지만, 그가 사망한 후는 보위부가 처음입니다. 김정은은 지난 5일경에는 인민보안대학(前 사회안전부 대학)에 김정일 인민보안대학이라는 칭호를 “하사”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국가안전보위부에는 김정일의 동상을 처음으로 세워주고, 인민보안대학에는 김정일의 이름을 붙여준 거지요.

이 두 가지 사실만 놓고 보더라도 새로운 통치자 김정은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어디인지 명백하게 알 수 있습니다. 보위원과 보안원만 있으면 자신의 체제를 지켜낼 수 있다는 생각을 김정은이 하고 있고, 더 나아가 김정은이 보위부와 보안부에 의거하여 총칼에 기댄 공포정치로 자신의 통치체계를 안정화해 나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제대로 된 나라라면, 인민생활을 꾸려 나가는 내각과 공장, 협동 농장 등과 인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곳에 지도자의 관심이 먼저 가야 되는데, 김정은은 앞에서 언급하였지만 당과 군대 간부들에게 고급 승용차를 사주고 보위원과 보안원들을 격려하고 고무해 주는 일에만 관심을 돌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봅니다.

박성우: 관련해서 하나 더 여쭤보겠습니다. 김정일의 동상을 세우는 걸 포함해서 우상화 작업을 하는 데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던데요. 이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대북 소식통들에 의하면, 북한 당국이 김정일 사망 후 그를 우상화하는 데 쓴 돈이 최소한 4천만 달러 이상이며, 동상과 영생탑 보수 및 신설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어서 그 액수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만수대 언덕에 세워진 23미터짜리 김정일 동상 건립 비용이 약 1천만 달러이고, 김정일 시신 처리에 들어간 돈만 이미 1백만 달러, 금수산태양궁전 개보수 사업에 들어간 돈이 450만 달러, 심지어는 김일성, 김정일 신형 초상휘장을 만드는 데 50만 달러가 들어 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국에 영생탑이 3천개가 넘는데 기존의 영생탑 판돌을 들어내고 새글자를 새긴 판석으로 바꾸는 비용이 1개당 약 9천 달러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우상화 작업에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는지 상상이 되실 거라고 봅니다.

우상화물 건설에 지금까지 들어간 돈을 전문가들이 계산해 보니, 그 돈이면 북한 전체 주민이 13일간 놀고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사들여 올 수 있다고 합니다. 당과 군대의 고위급 간부들에게 선물로 주기위해 사치품을 수입하고, 죽은 김정일 시신을 영구 보존하고, 그의 동상과 석고상, 영생탑을 만드는 일로 북한 국가가 골병이 들고 있습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굶주리고 있지요. 죽은 사람 1명을 위해 2천4백만 주민들이 생고생을 하는 나라가 바로 북한입니다. 이것이 어찌 인민의 나라입니까. 김씨 한 가족을 위한 국가죠.

박성우: 실제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은 말이 아니지요. 북한 주민 3명 중 한 명은 영양실조라는 보고가 있었지요?

고영환: 세계식량계획과 식량농업기구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전체 인구의 32퍼센트인 8백만명이 영양실조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강성한 나라라고 자랑하는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영양실조가 많은 나라 대열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우리 모두를 너무나도 슬프게 합니다. 한쪽에서는 벤츠를 타고 비싼 꼬냑과 외국산 과일을 먹으며 아버지 동상과 영생탑을 만들고, 다른 한쪽에서는 전제 주민의 3분지 1이 영양실조라고 하니 가슴이 멍해집니다.

제가 북한에서 외교관 생활을 할 때도 일반 주민들은 간염 환자에게 제일 좋은 약이 ‘소고깃국 한 그릇’이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더 한심해진 것 같습니다. 북한은 죽은 사람 한 명을 위해 신경을 쓰지 말고 살아있는 2천만 동포를 살리는 정책을 하루속히 써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그렇습니다. 북한 정권이 지도자 우상화 작업과 선물 통치를 위해 돈을 쓸 상황이 아니라는 걸 좀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했습니다. 실장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