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시진핑 정부 대북 정책 큰 변화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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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중국 공산당의 18차 당대회가 이달 8일 시작됩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실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먼저 이 질문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중국이 당 대회를 여는데, 이걸 전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면 될까요?

고영환: 11월 8일에 중국 공산당의 제18차 전국대표회의, 그러니까 당대회가 열립니다. 원래 중국의 당대회는 5년에 한번 열리지만 5년 임기의 당 총서기는 연임을 할 수 있어서 한번 임명되면 10년을 합니다. 따라서 5년 전에 열린 17차 당 대회와 이번 당대회는 격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이번에 새로운 당서기가 선출되고 이에 따라 내년 3월 국가주석이 선출되는 등 당과 국가에 새로운 지도부가 생기게 되기 때문입니다. 후진타오 총서기가 물러나고 그 자리에 시진핑 부주석이 올라설 것이라는 게 거의 확정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들이 대거 교체될 것입니다. 따라서 18차 당대회를 계기로 중국의 당과 국가의 지도부가 거의 교체된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중국은 북한과 달리 집단지도 체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당 총서기가 된다하여 당을 혼자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집단지도 체제는 최대한 당내 민주주의를 보장하고 되도록 많은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 보자는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과는 질적으로 다른 거지요.

세계는 이번에 선출되는 당 총서기와 새로 임명될 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그들이 향후 10년 동안 중국을 이끌어 가기 때문입니다. 특히 세계가 중국의 당대회를 주목하는 이유는 중국이 개혁개방 30여년 만에 미국에 견줄 수 있는 2대 슈퍼 강국으로 부상하였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경제 규모 면에서도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큰 나라이고, 영향력도 커졌고, 이러한 중국을 10년간 이끌어 갈 5세대 지도부가 탄생하기 때문에 전세계가 중국의 공산당 대회를 주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박성우: 시진핑이 주석이 되고, 리커창이 총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이들은 어떤 인물입니까?

고영환: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이번에 선출되는 지도부를 5세대 지도부라고 부릅니다. 1세대는 모택동 세대이고 후진타오 세대가 4세대이니 현재 세대가 5세대가 되는 것입니다. 5세대는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이후 태어난 세대입니다. 후진타오의 4세대보다 학력 수준도 높습니다. 향후 당 총서기와 국가 주석으로 유력한 시진핑과 차기 지도부의 총리로 유력한 리커창은 둘 다 박사학위 소유자입니다. 시진핑은 내성적이고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로, 리커창은 호탕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둘의 조화가 잘 맞을 걸로 보는데요.

시진핑은 태자당 출신입니다. 태자당은 북한으로 치면 혁명 2세대입니다. 리커창은 공청단 출신입니다. 공청단은 청년동맹 출신이라는 의미입니다. 중국 당내에는 이외에 상해파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공청단파, 태자당파, 상해파가 존재하는 것이죠. 공산당 내부에 계파가 존재하는 이유는 어느 한쪽이 다수를 차지하는 경우 권력의 독점, 즉 독재가 생겨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세력간 균형을 통해 당과 국가를 안정적이고 조화롭게 운영해 나가자는 목적도 있습니다. 북한은 이런 것을 종파라고 하면서 결사반대하고 있는데, 사회주의 대국이라고 하는 중국에서는 이를 장려하니 참으로 묘한 느낌입니다.

박성우: 아마도 우리 청취자들은 이게 제일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중국에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오면, 북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고영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선다고 해도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 그리고 중국의 대북한 정책이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시진핑은 새롭게 나타난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는 국가 부주석으로 일해왔고, 특히 중국의 대외정책을 관장하는 외사영도 소조에서 실무를 익혔습니다. 그리고 시진핑의 일하는 스타일, 즉 형식이 일을 크게 벌이지 않는다는 점과 중국의 시스템은 당 총서기 혼자서 정책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는 점 때문입니다. 중국은 이제까지 한반도의 평화 유지와 북한 정권의 유지, 그리고 한국과의 관계 강화라는 목표를 이어 왔습니다. 이러한 큰 목표들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한가지 참고자료를 말씀 드리면,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가 급격히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이 앞으로 더 커질 것임을 의미합니다. 북한의 무역규모를 보면,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는 2007년 67%에서 2011년 89%로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북한은 중국이 없으면 살기 힘들다는 뜻이고, 그만큼 대중국 의존도와 예속이 심하다는 의미입니다.

5세대 지도부는 4세대보다 더 젊은 사람들이고,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은 ‘중국의 국가 이익을 어떻게 하면 극대화하겠는가’에 쏠려 있습니다. 만일 북한이 중국의 뜻과 어긋나게 계속 문제를 일으켜 중국의 이익에 저해된다고 판단하면 현재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북한을 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박성우: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한국에 대해서는 어떤 정책을 펴게 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경제적으로는 수출 주도형이 아니라 내수 주도형 경제로의 본격적인 전환을 시도할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은 현재 중국 시장에서 전자, 자동차, 화장품 등의 품목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내수 주도형으로 바뀔 경우 소비재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들에 밀려서 한국 기업들이 고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정 분야를 내놓고는 전반적으로 중국과 한국의 관계는 좋아질 전망입니다. 현재 중국내 한국 유학생수는 63,000여명이고 한국내 중국 유학생수는 58,000여명입니다. 자녀를 상대방에 가장 많이 맡기는 나라가 한국과 중국이라는 뜻이지요. 그만큼 믿는다는 소리입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190여만명 이상이고,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은 4백만 명을 훨씬 넘습니다. 2011년에는 대중 교역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2,000억 달러를 돌파하였지요. 한중이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의미합니다.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한국과 긴밀한 경제협력을 확대하면서 현재의 전략적 협력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성우: 실장님은 북한에 계실 때 외교관으로 근무하셨는데요. 실장님께서 보시기에, 당시 북한 지도부의 중국에 대한 시각은 어떠했습니까? 그리고 지금은 어떨 거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제가 본격적인 외교관 생활을 시작할 때는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시작할 때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국으로 오기 바로 전에 한국과 중국 사이에 외교관계 수립을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당시 북한 최고지도부는 이러한 중국에 대하여 수정주의자, 대국주의자, 변절자, 황색분자라고 하며 내부적으로 맹렬하게 비판하였습니다.

심지어는 중국 개혁개방의 영향을 받는다고 하여 외국을 방문하는 모든 북한 대표단들이 베이징을 경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지시까지 김정일이 내렸습니다. 당시에는 북한이 정기노선을 가지고 있던 곳이 베이징과 모스크바 둘 뿐이어서 외국을 방문하는 모든 북한 대표단은 이 두 곳을 경유하여 다른 나라에 갔습니다. 그런데 김정일의 지시로 인해 심지어는 아시아를 방문하는 정부 대표단도 저 멀리 모스크바까지 갔다가 다시 베트남, 태국 등의 나라를 방문하게 된 것이었죠.

그런 북한 지도부의 시각이 지금도 속으로는 변하지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물론 겉으로는 조중 친선, 피로써 맺어진 관계라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중국이 부당하게 북한에 대고 개혁개방을 하라고 참견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대국주의와 수정주의를 하고 있고, 북한 인민들에게 황색바람을 집어넣기 위해 책동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성우: 북한이 중국에 정치, 경제적으로 의존은 하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감정은 여전히 좋지 않다는 말씀이신데요. 김정은 시대의 북한과 시진핑 시대의 중국이 앞으로 북중 관계를 어떻게 변모시켜갈 것인지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과 함께했습니다. 실장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