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미국이 북한 지도부를 겨냥해 다양한 종류의 군사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올해에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잇따르자 미국도 이에 대응해 다양한 종류의 대북 군사훈련을 실시했는데요. 최근엔 좀 특기할만한 훈련이 미 본토에서 진행됐다는 보도가 있었죠?
고영환: 지난 10월 31일 군사 웹사이트 '디에이비에이셔니스트'는 본토의 미공군이 10월 18부터 19일까지 양일간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3대의 B-2 전략폭격기 야간 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B-2는 완전한 스텔스, 즉 적의 전파탐지기에 걸리지 않는 기능과 핵폭탄 탑재 능력을 갖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전략폭격기입니다.
특이한 점은 훈련과정에서 '북한 지도부'를 언급하는 통신이 포착되었다는 것입니다. 공군의 훈련 과정에서 지휘소와 조종사들 그리고 조종사 사이에서 진행된 일부 교신 내용이 세계 아마추어 무선통신 애호가들에게 포착됐다는 겁니다. 공개된 교신 내용은 "북한 지도부 대피 사령부 위치 가능성"이라는 것이고, 이를 무선통신 애호가들이 들었다고 합니다. 이는 미군이 훈련을 하면서 암호로 대화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다 들을 수 있게 교신을 노출하였다는 의미입니다. 이 웹사이트 운영자인 이탈리아 군사 칼럼니스트 다비드 켄치오티는 "이번 훈련은 북한의 VIP, 즉 김정은 타격을 목표로 한 가상훈련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사이트는 북한 지도부를 모의 타격하는 훈련을 미공군이 진행하였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동시에 B-2 전략폭격기가 콘크리트 구조물을 부수는 폭탄인 'GBU-57 벙커버스터'를 투하하는 영상을 동시에 공개했습니다. 현재 세상에서 가장 깊은 곳의 땅굴을 폭파할 수 있는 GBU-57 벙커버스터는 콘크리트 지하 구조물을 그대로 관통하여 지하 200m 깊이의 땅굴 요새를 폭파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깊은 곳에 건설하여 놓았다는 전시 김정은 땅굴 지휘부나 은신처 혹은 지하 핵시설을 타격하여 없애 버리는데 사용할 수 있는 가공할 무기를 미군이 훈련에 동원했다는 것입니다.
미 공군이 B2 전략폭격기의 극비스러운 훈련을 진행하는 도중에 “북한 지도부”니 “북한 지도부 대피 지하 사령부”니 하는 교신내용을 의도적으로 노출시켰다는 것은 의미가 큽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극동 및 동남아 방문을 앞두고 미국이 실제로 북한 지도부를 타격하여 없애 버릴 수도 있다는 엄중 경고를 한 것으로 평가합니다.
박성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언급하셨는데요. 한국 내 일정과 의제가 대략적으로 공개됐지요?
고영환: 미 공군의 이례적인 북한 지도부 전시 지휘소 폭격훈련이 있은 뒤 며칠 후인 지난 10월 31일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 회견에서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회 연설에서 북핵 위협에 맞서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에 동참하라고 요청하는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공개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일 서울에 도착하여 첫 공식 일정을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서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판문점 방문은 생략됩니다. 백악관 관계자는 판문점 방문과 관련하여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올 초에 갔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갔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도 지난주에 비무장지대에 갔다. 비무장 지대 방문은 약간 상투적인 것이 되어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캠프 험프리스는 세계최대의 해외 미군 기지입니다. 이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게 될 대북 경고는 북한에게는 또 다른 엄중한 의미로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기지 방문 후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과 국빈만찬을 갖게 될 것이며 8일에는 한국 국회에서 연설을 한 뒤 중국으로 출국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원들 앞에서 할 연설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 현재의 북미 대치 상황,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을 고려해 볼 때 가장 강력한 대북 경고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미국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독재정권을 공격하기 전에, 유고슬라비아의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전쟁범죄를 저지를 때 지금 미국이 하던 것과 같은 경고 메시지를 보낸 후 그 나라들의 독재자들을 멸망시켰다는 사실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박성우: 최근에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방한 이후에 한반도 상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어떤 맥락에서 이 발언을 해석하면 좋을까요?
고영환: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국회를 방문하여 한국의 여야당 지도부를 만나 환담한 후 국회의원들 앞에서 시정연설을 했습니다. 여야 지도부와의 환담 석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및 안보적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제 취임 후 6개월이 지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 일정이 지나면 큰 흐름이 일단락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계속하여 "어제 한중 관계 회복에 관한 내용을 발표했는데 이제 시작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청취자분들도 알고 계시듯 한국과 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비하기 위하여 주한 미군이 사드,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한국에 배치하면서 극심한 갈등을 빚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한중 사이의 갈등이 10월 31일부로 정리가 되면서 현재 한국과 중국 사이에는 훈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중국과의 사드 갈등도 봉합되고 북핵 문제도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3개국 방문을 계기로 어느 정도까지는 방향을 잡고 안정을 취하게 될 것이란 의미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비핵화 선언에 따라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는 인정할 수 없고, 우리도 핵을 개발하거나 보유하지 않을 것이며, 제재와 압박은 북한을 바른 선택과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 위한 수단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서 대통령이 북핵을 절대로 용인하지는 않되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지켜낼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박성우: 이제 평창 동계올림픽이 석 달 뒤 개최됩니다. 성화 봉송도 시작됐는데요. 그런데 이 성화봉에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다면서요?
고영환: 내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한국의 강원도 평창군에서 동계올림픽이 성대하게 열립니다. 그런데 이 올림픽에서 사용하게 될 성화봉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성화봉은 다섯 갈래의 금색 불꽃 모양이 실제 성화가 있는 위쪽에서 만나는 형태입니다. 불꽃 모양이 만나는 곳엔 금속으로 만든 마개가 놓이는데, 이 마개는 비무장지대의 철조망을 녹여서 만들었습니다.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는 뜻입니다. 성화봉 제작은 한화그룹이 했습니다. 한화그룹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도 성화봉을 만든 바 있습니다.
대회가 열리기까지 앞으로 100일 동안 7500명의 성화 봉송주자가 2018㎞를 달려 평창 주경기장 성화대에 불을 밝히게 됩니다. 북한 지도부도 핵과 미사일 도발은 그만 두고 평화의 올림픽인 평창 올림픽에 동참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전쟁의 그림자를 벗겨내고 평화와 번영의 길로 들어서는 거대한 움직임에 동참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박성우: 이번 동계 올림픽에는 92개국이 참가할 예정이죠.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대회가 “평화와 통합의 올림픽”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는데요. 모두가 바라는 바죠. 북한의 동참을 통해 이번 올림픽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해봅니다. 지금까지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