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국경과 해안경비를 강화할 데 대한 북한 당국의 조치로 오히려 주민들속에서 온갖 유언비어가 확산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 북한이 도시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살림집의 울타리를 낮추라는 지시를 내려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 유언비어 확산에 내부 혼란 가속
박성우: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먼저 이 소식부터 좀 엿주어 보죠. 장성택의 형제들과 가족들까지 모두 처형됐다, 장성택 추종세력 3천여 명이 산간으로 추방됐다, 이런 소식들 한국과 해외언론들이 연이어서 보도를 했는데요. 그래서 북한 내부소식이 더 궁금합니다. 좀 알려진 게 있는지요?
문성휘: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다', 요즘의 북한에 대해 딱 이렇게 평가하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장성택 일가의 처형설이나 그 외 측근들의 숙청설이 많이 떠돌긴 합니다. 일부에선 구체적인 이름들까지 거론되고 있는데 워낙 북한이 폐쇄된 사회이다 보니 정확한 확인이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바깥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북한 내부가 그렇게 혼란된 것은 아닙니다. 우선 일반주민들의 생활에서 특별한 혼란이나 이상 행동이 감지되지는 않는다는 게 소식통들의 대체적인 견해이고요. 최근엔 장마당에서 식량가격도 많이 하락하면서 주민들도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박성우: 그렇군요. 식량가격 얼마나 떨어졌습니까?
문성휘: 1월 27일, 함경북도 국경연선 장마당들에서 입쌀 1kg 당 가격은 북한 돈으로 3천7백원입니다. 강냉이는 kg당 1천1백원까지 하락했고요. 불과 한 주일 전인 1월 20일까지만 해도 입쌀 1kg의 가격은 4천2백원이었습니다.
박성우: 한주일 사이에 입쌀 가격이 4천2백원에서 3천7백원으로 내렸다, 북한 돈으로 5백원 하락했네요.
문성휘: 네, 이게 꽤나 많이 내린 겁니다. 쌀값이 이렇게 안정되면서 공장기업소에 정상적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특히 북한 당국은 거름생산과제를 미달한 기관장들을 강하게 처벌한다고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데요. 때문에 공장기업소들마다 종업원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을 했습니다.
박성우: 그러니까 이런 건가요? 주민들에게 특별한 위협이나 공포감을 조성하진 않고 있는데 거름생산 같은 걸 구실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군요?
문성휘: 네, 맞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북한 내부의 안정적인 듯한 모습이라고 소식통들이 주장했습니다. 비록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 내부에서는 온갖 유언비어가 확산되면서 주민들이 크게 불안해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들은 북한 당국이 내부문제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오히려 주민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유언비어가 더 크게 확산되는 모양새라고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박성우: 그건 무슨 얘기입니까? 북한 당국의 반응이 왜 유언비어를 더 크게 확산시킨다는 거죠?
문성휘: 구체적인 사례를 들면요. 1월 22일부터 강화된 국경경비와 해안경비를 들 수 있는데요. 이미 국경연선은 2중 3중의 철통경비망이 형성돼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당국이 1월 22일부터 갑자기 국경연선과 해안연선 산봉우리들에 잠복초소들을 마련하고 감시 병력을 배치했다는 건데요.
감시 병력은 방학을 맞은 국가보위부 정치대학과 인민보안부 정치대학 학생들을 동원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망원경과 야시경, 대공전화기(무전기)를 갖추고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산기슭에서 오가는 의심스러운 인원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거죠.
사정이 이렇다 나니 최근 국경을 통한 주민들의 탈북과 중국 휴대전화를 통한 주민들의 전화연계가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게다가 마을 어귀로 통하는 길목마다엔 인민보안부 기동타격대가 거름생산을 끝내고 산에서 땔감을 해오는 주민들의 나뭇단과 밥곽까지 샅샅이 뒤진다는 거예요.
이렇게 갑자기 경비가 삼엄해지면서 함경북도 국경연선 마을들에선 "벌목을 나왔던 9군단 군인들 20여명이 집단으로 탈출했다, 이들을 체포하기 위해 비상경계 태세가 취해진 거다" 이런 확인이 안된 유언비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인민군 7총국 정치위원이 가족들과 함께 잠적했는데 이들이 배를 타고 남한으로 도주할 우려가 있다, 그래서 해안경비가 강화된 거다" 이런 유언비어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이야기를 전하며 소식통들은 "지금은 너무도 뒤숭숭한 괴 소문들이 많아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짐작하기 어렵다"면서 "시도 때도 없이 경비가 강화될 때마다 그에 따른 유언비어가 더욱 확산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박성우: 그렇군요. 북한 당국이 이렇게 통제를 강화하면 할수록 그 원인을 추측하는 온갖 유언비어들이 주민들속에 확산될 수밖에 없다, 이런 얘기로 이해가 됩니다.
2. 울타리 낮추라 지시에 강력 반발
박성우: 이번엔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북한 당국이 도시문화를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단층 살림집 울타리를 낮추라고 지시했다, 그래서 주민들이 반발을 하고 있다, 얼마 전 문 기자가 이런 얘기를 했는데요. 먼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울타리를 왜 낮추라는 겁니까?
문성휘: 김정은 정권이 외국의 관광객들을 많이 끌어 들이면서 도시 환경사업에 몹시 신경을 쓰는 모양새입니다. 이미 외부세계에도 잘 알려졌지만 북한은 잔디심기, 장미꽃 가꾸기, 꽃밭조성, 그리고 살림집과 아파트 외부도색 사업을 비롯해 여러 가지 도시문화 사업을 추진했는데요.
이에 대해 주민들의 긍정적인 반응도 많습니다. 북•중 국경도시인 양강도 혜산시만 해도 혜산제지공장 주변, 기초식품공장, 방직공장 주변을 비롯해 많은 면적의 잔디밭을 조성하고 길거리에 꽃밭도 많이 조성했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시작할 땐 끝이 보이지 않고 정말 힘이 들었는데 이렇게 만들어 놓고 보니 참 보기가 좋다" 이렇게 당국의 환경문화 사업에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라고 소식통들은 이야기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이 실정에 맞지 않는 도시환경문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실패한 사업들도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아파트와 땅집(단층살림집)의 굴뚝문화사업과 기와사업인데요.
집집마다 굴뚝 높이가 다 다른데다 시커먼 판자로 만들다나니 연기에 다 그을렸다는 겁니다. 아파트 역시 불이 잘 들지 않으니 판자로 된 굴뚝을 세워 높이를 연장했다고 하는데요.
또 같은 땅집이라 해도 집집마다 기와가 다 다른데다 판자로 된 기와들은 바람에 날아가지 못하도록 돌을 얹어 놓는가하면 지어 여기저기서 모은 도람통과 철판을 기와로 이용하는 집들이 많다고 합니다.
박성우: 좀 보기가 좋은 풍경은 아닐 것 같습니다.
문성휘: 네, 이런 것이 도시미화를 해친다고 가정세대들에서 자체로 시멘트로 기와를 만들어 새로 얹어라, 그리고 굴뚝도 벽돌을 가지고 문화 위생적으로 쌓아라, 지난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가 이렇게 지시했는데 주민들의 반발로 끝내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박성우: 왜 반발했다는 겁니까?
문성휘: 우선 기와를 개인들이 돈을 들여 만들어야 하는데 시멘트 값이 워낙 비싸니까 안되는거죠. 굴뚝도 당국이 요구하는 건 일정한 높이로 규격화하라는 건데 이렇게 하면 불이 잘 들지 않고 연기가 거꾸로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이번에 지시한 울타리 낮추기 사업도 이미 2010년에 시행했다가 무산됐던 사업입니다. 특히 땅집들의 경우 울타리 높이가 3미터에 달하는 집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박성우: 담이 3미터라는 거죠?
문성휘: 네, 북한주민들에게서 이러한 높은 울타리는 우선 도적들을 막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리고 또 있는데 이게 불법영상물이나 도박, 마약과 같은 비사회주의 행위들에 대한 검열을 할 때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는 겁니다.
그러니 주민들이 울타리를 낮추라는 지시에 강력 반발한다는 거죠. 구실은 간단합니다. "울타리를 낮추면 너희들이 우리 집을 지켜 주겠냐"하는 것인데 사정이 뻔하다나니 지방의 간부들도 왜 이런 지시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박성우: 그렇군요. 가정집 울타리가 도적만 막는 것이 아니라 북한 당국의 온갖 검열을 피하기 위한 방패막이 역할까지 하고 있다, 그래서 주민들이 더욱 반발하는 거다, 이런 내용인데요. 필요한 걸 못하게 하면 반발이 없을 수가 없겠죠.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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