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북, 중국인 납치해 탈북자 유인에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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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측 당국이 자진 입북해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선전하는 탈북자 고경희 씨가 사실은 북한 보위부에 유인납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 중국인 납치해 탈북자 유인에 이용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지난 24일이었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죤'이 한국에 정착했다가 재입북한 탈북자 4명의 기자회견 소식을 방영했습니다. 기자회견을 한 4명중의 1명은 국경연선 도시죠. 양강도 혜산시 출신 고경희 씨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의 재 입북과 관련해 뭐 좀 알려진 게 있는지 궁금한데요?

문성휘 : 네, 우리 자유아시아방송 양강도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번에 북한으로 돌아가 기자회견을 가진 4명중에 2명이 양강도 출신이라고 합니다. 우선 기자회견에 나온 김광호의 아내 김옥실 씨는 양강도 백암군에 살다가 탈북했다는 얘기고요.

다른 한명인 고경희 씨는 양강도 혜산시 강구동에 살다가 2011년 3월 말경에 탈북했다고 합니다. 혜산시 강구동에 살면서 남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요. 10살 되는 아들과 8살 되는 딸, 그리고 예순이 넘은 어머니와 함께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홀로 가정을 운영해야 했던 고경희 씨는 중국과 밀수를 해서 생계를 유지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자주 밀수를 하다나니 결구 보위부에 들켜서 6개월간의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한 관계로 2011년 3월에 중국으로 월경했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그러니까 한국행을 목적으로 북한을 떠난 게 아니군요? 당장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게 되니까 무작정 중국으로 떠났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군요?

문성휘 : 네, 무작정 중국으로 탈출한 것으로 보이고요. 탈북 후 평소 밀수를 하면서 알고 지냈던 중국 조선족의 집에 한 달 조금 넘게 은신해 있었다고 합니다. 중국 조선족의 집에 은신해 있으면서 먼저 한국에 입국한 양강도 출신 지인들과 선이 닿았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 한국행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성우 : 일겠습니다. 그런데 한국행에 성공을 하고나서 1년 반 만에 다시 북한으로 돌아간 이유는 무엇이라고 봐야합니까?

문성휘 : 네, 고경희 씨의 재 입북과 관련해 북한 보위부의 임무를 받은 간첩이 아니냐? 이런 의문을 제기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는데 제가 취재해 본 바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의 지인들은 '절대로 그런 것이 아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성우 : 보위부의 간첩은 아니다, 이거죠?

문성휘 : 네, 고경희 씨는 북한 보위부에 의해 강제 납치된 것이라고 그들은 주장하고 있는데요. 고경희 씨가 북한 보위부에 납치되게 된 이면에는 북한에 두고 온 그의 어린 두 자식들이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아, 저도 그 기자회견 봤습니다. 아들의 생일이었는데 북한 당국이 생일까지 차려주었다더군요.

문성휘 : 네, 고경희 씨는 한국에 입국해 살아가는 중에 아들보다는 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였다고 합니다. 자식들을 모두 한국에 데려 오기 위해 탈북브로커들도 많이 찾아 다녔다고 하고요. 우선 먼저 딸자식이라도 데려오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고 합니다.

특히 탈북 후 한 달 넘게 중국에 은신해 있던 중국 조선족과 또 밀수 과정에서 알게 된 중국인들을 통해 북한에 있는 자식들을 중국에 데려다 줄 것을 계속 요구해 왔다고 하는데요. 중국으로 떠날 때도 '장백에 와있는 딸자식을 데리려 간다'고 주변 지인들에게 말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중국 장백현에서 살고 있으며 고경희 씨에 대해 알고 있다는 한 조선족 주민은 고경희씨가 지난해 가을까지 자신에게 딸을 데려다 줄 것을 요구하는 전화를 자주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중국 조선족 주민 김영의(金英義) 사건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조선족인 김영의 씨는 북한을 탈출한 고경희 씨를 한 달 남짓이 데리고 있었던 주민이라고 합니다. 평소 고경희 씨가 김영의 씨에게도 자식들을 데려다 줄 것을 많이 부탁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중국 조선족 김영의 씨가 지난해, 그러니깐 2012년 5월에 중국 장백현 북한 맞은켠 압록강 주변, 중국 땅에서 북한 보위부에 납치됐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잠깐만, 북한 보위부가 납치했다고요? 중국 주민을 납치했다는 거죠?

문성휘 : 네, 그렇죠. 김영의씨가 갑자기 사라진 것이 지난해 5월 말이었는데 그가 보위부에 의해 납치됐다는 사실은 훗날 북한의 밀수꾼들에 의해 중국에까지 알려졌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혹시 김영의 씨가 북한에 들어갔다가 잡힌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며 이 사건은 북한 보위부의 기획적인 납치라고 전했습니다.

박성우 : 그러니까 북한 보위부가 중국땅에서 이 사람을 잡아서 들여갔다는 거군요?

문성휘 : 네, 북한 주민들과 밀수를 하는 중국 주민들은 북한을 잘 알기 때문에 절대로 압록강을 건너지 않는다고 하고요. 대신 북한 주민들이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건너 온다는 거죠.

박성우 : 그런데 북한 보위부가 중국 주민들을 납치해서 무얼 한다는 거죠?

문성휘 : 북한 보위부가 국경연선 일대에서 중국 주민들을 납치하는 행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합니다. 보통 밀수를 많이 하는 중국 주민들의 경우 한 두 번씩은 북한 보위부에 납치됐던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북한 보위부는 밀수를 많이 하는 중국 주민들을 납치해 북한 현지에 있는 밀수꾼들의 행적과 그들이 무엇을 밀수하는지에 대해 요해한다고 합니다. 그와 함께 북한을 탈북한 주민들이나 한국에 정착해 살면서 북한에 있는 가족, 지인들과 연계를 가지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감시한다는 거죠.

박성우 : 여러가지 목적이 있었군요.

문성휘 : 네, 보통 북한 보위부는 중국 주민들을 납치했다가도 빠르면 12시간, 기껏해야 2~3일간 조사를 하고는 몰래 다시 중국으로 돌려보낸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런데 돌아가서 신고하지 않습니까? 그냥 가만히 있는 건가요?

문성휘 : 그렇죠. 밀수는 중국의 법에도 위반되는 행위입니다. 그러니깐 이렇게 북한에 납치됐던 중국 주민들은 자신들의 불법행위가 드러나 처벌을 받는 것이 두려워 북한 보위부에 납치됐던 사실을 신고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이런 배경때문에 중국주민들에 대한 북한 보위부의 납치하는 행위는 계속되고 있다는 게 중국인 조선족 주민의 전언입니다.

박성우 : 정리를 좀 해보죠. 그럼 김영의 씨는 아직까지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문성휘 : 네, 웬 일인지 아직 북한 보위부는 김영의 씨를 풀어주지 않고 있다고 하고요. 고경희 씨의 딸을 중국에 데리고 나왔다는 전화도 북한 보위부에 구속된 채, 보위부의 요구에 의해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북한 보위부가 김영의 씨를 통해 탈북자 고경희 씨를 유인해서 납치했다는 게 소식통들이 밝힌 내용입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또 한가지 여쭈어 볼게요. 중국정부는 북한 보위부가 김영의 씨를 납치했다는 사실, 아직 모르고 있을까요?

문성휘 : 네, 모른다는 거죠. '자기 일이 아니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중국 사람들의 독특한 문화가 있지 않습니까. 주변에선 김영의 씨가 북한 보위부에 납치됐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누구도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있다는 거죠. 이에 대해 북한 소식통들 역시 김영의 씨가 보위부에 의해 납치된 사실은 알고 있지만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신들도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성우 : 그렇다면 북한에 납치된 김영의 씨가 보위부의 요구대로 계속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과 연락을 가지게 된다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되는군요?

문성휘 : 네, 그가 한국에 온 탈북자들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몰라도 만약 알고 있는 사람들이 더 있다면 다른 피해도 있을 수가 있다는 겁니다.

참고로 한마디만 더 알려드리겠습니다. 제가 최근에 입수한 자료가 하나 있는데요. 김영의 씨의 신원이 담긴 문건입니다. 문건에 따르면 김영의 씨는 중국 길림성 백산시 장백현 백진탑산 위1조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주민번호는 2206-2319-5707-2300-12 라고 합니다. 또 김영의 씨는 1959년 7월 29일 생으로 올해 53살이고 아내와 아들은 돈을 벌기 위해 현재 한국에 와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박성우 : 알겠습니다. 한국에 정착했다가 다시 북한에 돌아갔다는 탈북자 고경희 씨가 실상은 북한 보위부의 유인납치에 걸려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내용인데요.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 외국에 나갈 때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