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력 제일주의’는 자력갱생의 되풀이

2014년 1월 6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제시된 과업 관철을 다짐하는 평양시 군중대회가 열리고 있다.
2014년 1월 6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제시된 과업 관철을 다짐하는 평양시 군중대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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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북한은 오늘'입니다. 오늘 진행에 문성휘입니다.

'자강력 제일주의', 북한에 계시는 여러분은 이 구호를 누가 내놓았는지 알고도 남음이 있겠죠? 예전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내놓은 '자력갱생'이라는 구호를 껍데기만 살짝 바꾸어 놓은 것이 '자강력 제일주의'입니다.

'자력갱생'은 남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더 좋은 환경을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자력갱생 구호를 외치며 김일성은 한평생 '이밥에 고깃국을 먹고 기와집에서 사는 인민의 세상'을 꿈꿔왔습니다.

이젠 영원한 꿈으로 남은 아쉬운 세상입니다. 김정일 역시 자력갱생을 좌우명으로 삼고 폐쇄된 정책에 몰두하다가 수많은 북한 인민들의 목숨을 앗아간 '고난의 행군'을 맞았고 그 여파를 끝내 가시지 못한 채 짧은 생을 마쳤습니다.

생전에 김일성 주석은 '외국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통해 "자력갱생은 기술과 원료, 생산공정의 65% 이상이 국산화가 됐을 때를 말한다"며 "국내에서 나오지 않는 원유와 같은 것은 국산품을 수출해 들여오면 된다"고 정의했습니다.

김일성 주석이 내놓은 '자력갱생'이라는 구호는 김정일 정권을 넘어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며 '자강력 제일주의'로 묘하게 이름을 살짝 바꾸었습니다. 3대째 꼭 같은 구호를 외치자니 스스로도 좀 민망했나 봅니다.

'자강력 제일주의'를 위해 김정은 제1위원장이 내놓은 조치가 국산품 애호운동입니다. 간부들이 앞장에서 국산소비품을 애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는데 실은 김정은의 이런 지시를 제일 먼저 어기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간부들이라고 합니다.

눈이 멀고 정신이 나가지 않은 사람이라면 무슨 이유로 같은 돈을 들여 질도 좋지도 못하고 세상에 알려지지도 않은 국산품을 애용하자고 하겠습니까? 그런데 요새 김정은 제1위원장이 상식 밖의 일을 또 벌려 놓았습니다.

'내고향'이라는 토종 상표의 체육용품이 세계적인 명품 체육용품 '아디다스'나 '푸마'와 경쟁할 정도라고 제 스스로 웃고 떠들고 난리를 피우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체육인들은 외국에서 경기를 할 때 '아디다스'나 '나이키'를 사용했습니다.

그마저도 체육복을 살 돈이 없어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지원해 주는 것을 입었습니다. 세계적인 명품인 '아디다스'나 '푸마'와 경쟁할 '내고향' 체육용품들이 나와 북한 인민들속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앞으로는 국제사회가 지원한 체육복을 입고 국제경기에 나서는 북한 선수들의 구차한 모습을 보지 않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아디다스'나 '푸마' 못지않은 '내고향' 체육복을 입고 당당하게 국제경기에 참가하는 북한 체육선수들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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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신년사'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자강력 제일주의'라는 구호를 내놓았습니다. 북한 당국도 신발이며 맥주, 체육복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수준임을 자랑하며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자강력 제일주의'가 실천되고 있음을 부쩍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외화벌이 일꾼을 비롯해 현지의 소식통들은 김정은이 내놓은 '자강력 제일주의'가 도대체 무슨 뜻인지 이해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현재 북한은 거대한 중국의 싸구려 가공품기지로 전환됐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현재 청진에서 돌고 있다는 기업소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주문한 임가공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중국의 임가공 제품들이 없으면 공장은 멎어버린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입니다.

북한이 자랑하는 '수성천식료공장'의 술만 보아도 중국산 알콜을 들여와 중국에서 생산된 병에 넣어 중국에서 주문한 공장상표를 붙여 파는 데 불과하다며 "말이 국산이지 국산이라는 '국'자도 안들어 간 상품"이라고 그는 비꼬았습니다.

염화비닐 원료를 생산하는 청진화학공장 역시 2년 동안 가동을 멈추었다가 올해부터생산을 재개했다며 청진화학공장은 중국에서 주문한 염화비닐 원료를 임가공해 주는데 임가공 주문이 없으면 공장이 멈출 수밖에 없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북한 외화벌이 부문에서 사업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북한의 외화벌이는 크게 대외적인 외화벌이와 대내적인 외화벌이가 있는데 대외적인 외화벌이는 북한에서 생산하는 광물과 해산물, 약초들을 해외에 팔아 돈을 챙기는 것을 가리킨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대내적인 외화벌이는 외국으로부터 임가공 상품을 주문받아 돈을 버는 것인데 대부분은 옷 가공이라며 북한에서 임가공을 하면 돈을 적게 들이기 때문에 최근 중국에서 옷가공 주문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외화벌이는 한계에 다다랐다며 우선 중국에 팔고 있는 광물자원이 크게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당국이 최근 해산물 검열기준을 엄격히 하면서 수출 길도 막히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대신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눅은 값으로 원유를 들여오고 있는데 북한은 원유를 수입해 여러 가지 의약품과 섬유생산을 늘이고 있다고 하지만 원유가격은 언제든지 오를 수 있어 앞날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그는 분석했습니다.

김정은이 내놓은 '자강력 제일주의'도 북한 내부에서 외화를 거두어 들이는데 큰 장애로 되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보통 외화벌이 회사들은 중국에서 생필품들을 들여와 북한 장마당들에서 외화를 받고 비싸게 팔아왔다고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김정은이 '자강력 제일주의'를 외치면서 북한의 외화벌이 기업들이 앞을 다투어 중국에서 원료를 사들이고 있다며 중국산 원료를 들여다 만든 소위 '국산품'은 아직 장마당에서 중국상품들과 경쟁을 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더욱이 지난해 농사가 잘 된 것이 외화벌이 회사들을 제일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북한 외화벌이 화사들의 제일 쉬운 돈벌이는 중국에서 눅은(싼) 쌀을 대량으로 들여와 중국인민폐를 받고 장마당에서 파는 것이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북한의 농사가 잘 되면서 식량을 비롯해 전반적인 생필품들의 가격이 다 내렸는데 환율은 중국 인민폐 1위안 대 북한 돈 1천3백원으로 전혀 내리지 않고 있어 외화벌이 회사들이 입는 손해는 막대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실례로 기존에 외화벌이 회사들이 중국에서 인민폐 3위안에 쌀을 들여와 장마당들에서 북한 돈 6천원에 팔면 중국인민폐로 1.5위안이라는 차익을 얻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쌀 값이 내려 중국에서 들여오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는 비단 쌀뿐이 아닌 다른 생필품도 모두 마찬가지라며 또 북한 내 외화벌이 회사들 간의 상품독점 다툼도 중국산 생필품의 가격을 계속 낮추어 외화벌이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여기서 마칩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청취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