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북한의 특별경비기간이 더 늘어 났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 북한 주민들은 국제사회가 지원물자에 대한 분배관리를 더 엄격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 최고인민회의 앞두고 경비 삼엄
박성우: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으며 북한 국경지역 경비가 훨씬 강해졌다, 국경경비가 강해지면서 주민들의 탈북도 거의 중단됐다시피 됐다, 이런 소식들이 최근들어 자주 보도됐는데요. 국경지역의 경비가 얼마나 삼엄해졌는지 궁금합니다. 알려진 게 좀 있는지요?
문성휘: 네, 북한은 장성택 처형 이후 국경지역의 경비를 더 강화했습니다. 그런대 새해를 맞으며 또다시 각종 검열대를 국경지역에 파견해 불법영상물과 소형라디오, 그리고 불법휴대전화 소지자들을 단속하고 있다는데요.
새해 초 북한이 국경지역에 들여보낸 검열대만 해도 우선 중앙당 조직지도부 검열이 1월 말까지 있었습니다. 거기에 국가보위부와 인민보안부는 비사회주의 척결을 위한 '100일 전투'를 지금까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고요.
여기에 각 공장기업소들의 자금관리를 검열하는 국가검찰소 검열이 있었다고 합니다. 또 각 군부대들은 후방총국 검열과 보위사령부의 대열검열을 받았다고 하고요. 국경경비대 역시 내무군 사령부 검열과 군 검찰소 검열이 지금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박성우: 지금 몇개의 검열이 진행 중인지 모르겠네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살벌한 것은 방학을 맞은 '보위부 정치대학'과 '인민보안부 정치대학' 학생들의 검열이라고 하는데요. 이들은 '현장실습'이라는 명목으로 국경지역에 파견돼 주민들의 통행은 물론 숙박검열까지 시도 때도 없이 강행해 많은 원성을 사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의 검열은 지난 1월 22일부터 더욱 강화됐다고 하는데요. 회령시 망향, 유선, 덕흥, 송악일대 야산들에 은폐된 초소를 만들고 망원경과 무선전화기로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불법전화 사용자들과 탈북을 기도하는 주민들을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1월 초부터 구속된 주민들의 70% 이상이 이들 '보위부 정치대학'과 '인민보안부 정치대학' 학생 검열에 걸려든 사람들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이들의 검열이 얼마나 강도가 높았는지 짐작할 수가 있는 대목이고요.
애초 이들의 검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이후인 2월 20일까지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다가올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이게 3월 6일인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들의 검열기간이 3월 10일까지 연장되었다는 게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온갖 검열이 들이닥치면서 구속된 주민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함경북도 회령시의 경우 시 보위부에 여성들만 구속하기 위해 방 세 칸을 따로 냈다고 합니다. 지방 보위부의 경우 따로 감옥이 없기 때문에 임시로 사무실 세 칸을 냈다는데 대체로 한 방에 25명 정도가 갇혀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박성우: 그러면 25명씩 방 세칸에 나뉘어서 구속이 됐다는 건데 추산을 해보면 구속된 여성들만 한 70명이 넘는다는 얘기이네요.
문성휘: 네, 그렇죠.
박성우: 그러면 남성들은 얼마나 구속됐다는 겁니까?
문성휘: 남성들의 경우 보위부에 다 구속할 수 없어 시 보안부에 따로 임시 감방을 만들고 구속했다고 하는데 여성들보다 많다고 알려졌을 뿐 구체적인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박성우: 체포된 이유를 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문성휘: 네, 예전에는 불법영상물 단속에 많이 걸려들었는데 올해는 그런 것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요즘에는 주변 전파탐지기를 피해 산에 올라 불법 휴대전화를 이용하려던 주민들이 적지 않게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외 마약과 도박을 하다가 기습적인 숙박검열에 걸려든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하고요. 최근 북한당국이 불법영상물과 불법휴대전화 소지자들을 반역자로 취급하라고 했으니까 마약범들과 도박범들은 비교적 처벌이 경할 것으로 소식통들은 추측을 했습니다.
하지만 불법 휴대전화 사용자들은 아직 중앙에서 처벌 수위가 결정되지 않아 주민들의 긴장감이 높다고 하고요. 검열기간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 기일까지 늘면서 국경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상당히 높다고 합니다.
박성우: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국제사회가 김정일 정권에 붙여놓은 이름표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검열공화국'이라는 것이었는데요. 김정은 정권 역시 '검열공화국' 이라는 오명은 벗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2. 국제사회 지원, 감시 강화해야
박성우: 이번엔 다른 얘기 좀 해보죠. 국제사회가 지원하고 있는 물품들이 요즘에는 제대로 주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는지 이게 궁금한데요. 좀 어떻습니까, 알려진 게 있는지요?
문성휘: 네, 소식통들의 말로는 지금도 국제사회의 지원물자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설명을 좀 드리자면 현재 국제사회가 북한에 지원하는 결핵 약, 이걸 북한에선 '도쯔'라고 부르는데요. 이게 한 개의 포장이 6개월분이라고 합니다. 이런 결핵약 '도쯔'가 장마당에서 북한 돈 35만원에 팔린다고 합니다.
박성우: 그러니까 북한 자체로 생산한 결핵약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지원해 준 결핵약이 장마당에서 팔리고 있다, 그 가격이 북한 돈으로 35만원이다, 이 말씀이죠?
문성휘: 네, 맞습니다. 이렇게 주민들은 '결핵약'마저 장마당에서 팔리는데 다른 지원물자들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고요.
기존에도 조사를 해 보았지만 북한주민들은 다른 국제사회의 지원물자 중에서도 분유지원에 대해 몹시 격해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왜 그렇습니까?
문성휘: 분유는 북한에서 간부 집 자식들도 먹기 어렵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들은 대체로 다 가난한 집 자식들입니다. 간부 집 자식들도 먹기 어려운 분유를 지원하면 영양실조에 걸린 가난한 집 어린이들이 먹을 수 있겠느냐고 그들은 반문하고 있는데요.
예전에 우리 자유아시아방송에서도 보도한 바 있지만 한국에서 지원된 '아기사랑'이라는 분유도 대부분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팔렸다고 소식통들은 얘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가지 더 설명을 드리자면 북한 주민들은 '분유'보다 '암죽'으로 불리는 쌀가루로 만든 영양제품을 더 요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간부들은 쌀밥을 먹기 때문에 굳이 쌀가루로 만든 '암죽'까지 손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판단하기 때문에 이런 요구가 나오고 있는 거죠.
박성우: 네, 듣고보니 그럴 듯도 하네요.
문성휘: 그리고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는데요. '세계식량계획'이 북한에서 만드는 영양과자도 그렇습니다. '세계식량계획' WFP가 북한에서 운영하는 영양과자 공장은 평양과 평성, 해주, 혜산 등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한당국은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해 이곳에서 생산되는 영양과자들을 몰래 군인들에게 건빵 대용으로 공급하는 사례가 많다고 소식통들은 얘기했습니다. 이렇게 공급된 영양과자의 상당량은 군인들이 도로 빼내 장마당에서 팔리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고요. 때문에 소식통들은 국제사회가 지원물자들에 대한 감시를 좀 더 강화해 주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성우: 문제의 심각성은 충분히 알겠는데요. 그렇다면 현지 주민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들리는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
문성휘: 네, 북한주민들은 현지에 나와 있는 국제사회 감시인원들이 보다 융통성을 발휘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융통성이라는 건 또 뭘 뜻합니까?
문성휘: 이를테면요. 생산된 영양과자를 항시적으로 감시인원들의 입회하에 매 어린이들이나 가정집들에 공급하고 그들이 직접 먹는 모습까지 보아야 한다는 거죠.
박성우: 네, 그러니까 공급되는 과정은 물론이고 직접 먹는 것까지 지켜보라, 이 말이군요.
문성휘: 네. 한두번의 검열 형식은 북한이 얼마든지 속일 수 있다는 건데요. 때문에 전문 상주인원을 거주시키면서 일상적으로 감시해야 한다는 게 북한주민들의 생각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북한 당국의 어려운 부분을 상당히 많이 해소시켜 주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강화된 감시 요구를 해도 북한은 어차피 들어주게 돼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박성우 : 네,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됩니다. 국제사회의 도움이 제대로 '적재적소'에 전달되도록 하는 일, 이것도 아주 중요하다는 점을 국제기구들도 공감하고 있으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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