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을 맞으며 북한 지방 도시들도 다양한 예술행사와 체육행사들로 북적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청년동맹이 조직한 '백두밀영 답사행군대'가 여러 비상대책에도 불구하고 많은 동상사고가 발생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1. 북, 지방도 생일행사 북적
박성우: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2월 16일이 지나갔습니다. 김 위원장의 생일을 맞으며 평양에서 다양한 행사들과 명절놀이들이 있었다, 이렇게 북한 언론들이 보도를 했는데요. 이 날을 맞은 지방의 분위기는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좀 알려진 게 있는지요?
문성휘: 네, 올해 2월 16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출생 72돌이 되는 날입니다. 평양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지방 도시들도 2월 초부터 김 위원장의 생일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아주 분주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 당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우상화하는 영화문헌(다큐멘터리) '선군 령도의 길에서'를 공장기업소들마다 단체로 감상하도록 조직했다고 합니다. 또 지난달 4일에는 '평양빙상관'에서 개최된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를 시작으로 지방에서도 각 공장기업소들, 협동농장들 간의 체육경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평양과는 달리 지방에서는 2월 12일부터 17일까지 사이에 각 도소재지들에 있는 '김정일화 온실'들에서 '김정일화 전시회'가 열렸다고 하고요.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하루 전인 15일에는 소학교(초등학교) 이하 모든 어린이들에게 1kg 정도의 당과류 세트도 선물로 공급을 했다고 합니다.
박성우: 그러니까 단순히 평양에서만 많은 행사가 있은 게 아니라 지방에서도 똑 같이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이 말이군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북한은 올해 비사회주의에 대한 주민통제를 한층 강화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장마당 통제를 완화하고 양력설과 음력설을 크게 경축하는 등, 민심을 잡기 위해 여러모로 애를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역시 지방 주민들속에 친숙한 체육문화행사들을 많이 조직해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고 하는데요. 양강도 소식통의 말에 따르면 새로운 악기들을 도입한 '도 예술선전대', '도 예술단'의 공연에 많은 주민들이 몰렸다고 합니다.
박성우: 그러니까 북한 당국이 딱딱한 정치행사보다는 체육행사나 예술행사 위주로 주민들에게 더 깊이 다가서려 하고 있다, 이렇게 이해를 해도 되겠군요.
문성휘: 한마디로 그렇습니다.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만 해도 14일부터 16일까지 하루 두 차례씩, '양강도 예술단'은 '김정숙 예술극장'에서, 그리고 '양강도 예술선전대'는 '시 영화관'에서는 공연을 했다고 합니다.
특히 '도 예술선전대'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전식 관현악기만 가지고 있어 공연을 한다고 해도 재미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여러 가지 전자악기들을 들고 나와 "중앙예술단 공연에 못지않다" 이런 주민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지방에서 벌어진 각종 체육행사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에는 수많은 관중들이 모인 가운데 절정을 이루었다고 하는데요.
이와 관련해 잠깐 설명을 하고 넘어갈 대목이 있습니다. 과거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으며 지방들에서 체육행사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과거의 체육행사는 특별한 상품이나 기념품 같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형식적인데 그쳤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올해는 "체육경기도 특별한 상품을 걸어 볼 맛이 있게 진행해야 한다" 이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에 따라 축구경기와 배구, 농구경기를 비롯해 고등중학교들에서 진행되는 빙상경기 종목들에도 다양한 상품이 걸려있다고 합니다.
예를 하나들면 함경북도 회령시의 경우 올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경축하는 체육행사에 1등에 냉동기(냉장고), 2등에 텔레비전, 3등은 녹화기, 이렇게 상품들을 걸었고 고등중학교들 역시 컴퓨터와 전자피아노, 손풍금을 상품으로 걸었다고 합니다. 또 기존에는 3등까지만 상품이 있었는데 올해에는 양복지와 '봄향기' 화장품을 비롯해 10등까지 상품을 걸었다고 합니다.
박성우: 정말 다양해진 거군요.
문성휘: 네, 김 위원장 생일을 앞두고 연계를 가진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모든 체육경기가 2월 16일에 결승전을 치르도록 조직됐다"며 "경기 관람자들도 많고 경기 참가자들도 한 치의 양보가 없다"고 말해 주민들의 높은 관심을 전했습니다.
이런 경기들을 통해 주민들은 이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이 "뭔가 의미가 있었다, 좀 볼만한 명절이었다" 이렇게 좋은 평가들을 내리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그렇군요.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주민들과 보다 가까워지려는 김정은 정권의 모습, 또 민심을 잡으려는 북한 정권의 노력이 단순한 명절행사로 그칠게 아니라 인민생활 향상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2. '백두밀영 답사행군대' 사고 빈발
박성우: 이번엔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맞으며 전국의 수많은 청년학생들이 '백두밀영 고향집'을 찾았다, 북한 언론들의 보도 내용이었는데요. 그런데 이들이 '백두밀영 고향집'까지 모두 걸어서 가는거죠?
문성휘: 네,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맞으며 진행되는 '백두밀영 답사 행군'은 전국에서 모인 답사생들이 2월 10일, 양강도 혜산시에 있는 '보천보 전투승리 기념탑' 앞에서 출발 모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2월 11일에 출발을 해서 2월 16일, 양강도 삼지연군 소백산까지 걸어서 가는 말 그대로 답사 행군입니다.
해마다 '중앙청년동맹'에서 이 답사 행군을 조직하는데요. 적게는 3천명부터 많게는 최대 1만명까지 행군에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도 북한 당국은 전국의 대학생들과 군인들, 공장기업소 청년들까지 모두 1만 여명이 답사행군에 참가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현지 소식통들은 "답사 행군대 인원이 대략 5천명 규모가 되는 것으로 보였다"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올해 2월 10일 경엔 양강도 혜산시의 날씨가 영하 25도를 오르내렸다는데요.
그러다나니 올해 역시 다른 해처럼 동상으로 인한 사고가 많았다고 합니다. 올해의 경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로 답사행군대의 사고를 막기 위해 3대의 버스와 응급차, 그리고 양강도 혜산시와 삼지연군에 각각 한 대씩의 직승기(헬기)가 배치됐다고 합니다.
다른 해와 달리 사고에 특별히 대처했다는 건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군 첫날인 2월 11일에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통계상으로는 확인이 어렵지만 적지 않은 동상자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13일에는 양강도 삼지연군 포태리 부근에서 민가에 들렸던 함경남도 룡성기계총국 답사 행군대원이 밤중에 술을 마시고 숙소로 돌아가던 잠시 쉬다가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 사고로 행군대원들을 책임진 룡성기계총국 관계자들이 즉시 행군대열에서 제외당했다고 하는데요. 지금까지 행군도중 사고가 있었다고 해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해당 간부가 처벌받는 일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북한 당국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이들 답사행군대는 한 번에 수용할만한 숙소가 없어 대체로 주변 학교와 가정집들에도 분산돼서 숙식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소식통들은 얘기했습니다.
현지 주민들도 그래, 답사행군 참가자들도 하필이면 겨울에 숱한 사고까지 내면서 백두밀영까지 꼭 걸어 가야만 하느냐?"고 당국의 행위에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백두밀영 답사행군이라고 했죠, 이런걸 남한 식으로 말하자면 '보여주기 식 행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반주민들은 저런 걸 왜 하냐고 생각을 하는데 당국에서는 예전에 하던 일이니까 계속 하는거죠. 이런 일은 안 해야 하겠죠. 특히 민심을 얻으려는 정부라면 더 그럴 것입니다. 문 기자 오늘도 수고하셨고요. 다음 시간 또 뵙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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