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병진한다"는 당중앙 전원회의 결정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기정(旣定) 사실을 문서화한데 불과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 북한이 2월 11일에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회의에서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를 올해 최고의 목표로 정하고 김정일 동상의 추가 건설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 북 주민들, 김정은 본성이 나와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김정은 정권이 3월 31일에 열린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병진한다" 이런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채택했다고 북한의 언론들이 보도를 했는데요. 북한주민들은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궁금합니다. 좀 알려진 게 있는지요?
문성휘 : 네, 우선은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병진한다"는 결정을 놓고 "언제는 안 그랬냐?" 이렇게 북한내부 소식통들은 무시해버리는 행동들을 보였습니다.
박성우 : 그러니까 북한주민들은 경제건설과 핵무력 병진노선을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과거 김정일 정권이나 김정은 정권이 핵무력 건설을 계속 추진해 오지 않았냐, 이런 비판이 있고요. 노동당중앙위 전원회의 결정은 기존의 핵무력 건설 사실을 문서화한데 불과하다, 이렇게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오히려 북한주민들은 국가예산의 절반 이상이 국방 분야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국방에만 신경을 쓰지 말고 인민생활에도 좀 관심을 가져달라, 이런 바람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성우 :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그러면 주민들은 김정은 정권의 핵전쟁위협, 대남전쟁위협에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좀 새롭게 전해진 내용이 있는지요?
문성휘 : 네, 현재 북한주민들은 장기간에 이르는 김정은 정권의 핵전쟁소동에 진절머리가 난다, 이렇게 표현들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주민들은 김정일 시대를 훨씬 능가하는 초강경 망동에 "이제야 김정은의 본성이 드러났다"며 북한의 앞날에 대해 상당히 암울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김정일 정권처럼 김정은 정권 역시 전쟁놀이에만 열중해 나라의 경제를 돌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북한 주민들속에서 높아지고 있다는 건데요. 미국을 상대로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김정은 정권의 망언을 놓고도 초기엔 북한 주민들도 매우 긴장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북한 당국이 정세를 긴장시키는 발언을 할 때마다 '어처구니없는 행동'이라며 일축하는 분위기라고 소식통들은 말했는데요.
북한주민들속에서 이렇게 긴장감이 누그러들고 비판 여론이 일게 된 가장 큰 요인은 평양과 지방에 있는 지식인들, 대학생들의 의식수준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학생들 속에서는 "우리의 핵무장 수준으로는 미국과 맞설 능력이 안 된다" 이런 판단이 상당히 우세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판단이 일반주민들에게도 설득력 있게 확산되면서 혹시나 모를 김정은 정권의 핵전쟁도발모험에 대해 이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게 됐다는 합니다.
또 김정은 정권의 전쟁소동을 무시하게 만든 원인들 중의 하나로 라디오와 함께 중국 지인들과 통화하는 불법휴대폰이 한몫 단단히 했다는 평가들도 있습니다.
박성우 : 정보가 많이 유입되고 있다, 이 말이죠?
문성휘 : 네, 이와 관련해 간단히 이야기 할 내용이 있는데요. 최근 북한당국이 라디오를 통해 직접 반항공훈련을 지시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당시 북한주민들은 건물이나 지하에 대피하지 않고 모두 주변 야산으로 대피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회령시에 사는 주민들은 이미 전에 야산으로 대피한다는 지시를 전달받고 산에 오를 때 중국과 통화하는 불법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오른 사람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작 반항공훈련이 시작된 시각에 회령시에서 중국하고 통화하는 불법휴대전화 전파가 엄청나게 잡혔다고 합니다. 이것이 문제가 돼서 최근까지 회령시에 강력한 휴대전화 검열구루빠(그룹)가 들어왔고요. 상당히 단속이 심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북한주민들이 불법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주변나라들의 반응을 자주 알아본다고 하고요. 평소 라디오를 잘 듣지 않던 사람들도 지금처럼 정세가 긴장한 때면 외부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일부러 라디오를 듣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북한주민들이 외부와 연계를 가질 수 있는 수단들이 늘면서 지금의 핵전쟁소동은 김정은 혼자만의 전쟁놀이라는 사실을 짐작하게 됐고 따라서 김정은의 전쟁소동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이렇게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박성우 :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이게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북한주민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건 참 눈길이 갑니다.
2. 북, 올해의 최고목표는 김씨 일가 우상화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북한이 올해의 최고 목표를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로 정했다, 이렇게 얼마 전에 문 기자가 이런 얘기를 했는데요. 이런 우상화 목표는 언제 어디서 나왔던 것입니까?
문성휘 : 네, 이게 2월 11일에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회의에서 내려진 결정이라고 합니다. 2월 11일 중앙위 정치국회의에 대해 북한의 언론들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65돌과 조국해방전쟁 승리 60돌을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맞이할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결정서가 채택했다고 보도를 했습니다.
당시 북한 언론들은 보도를 통해 "공화국 창건 65돌과 전승 60돌을 국방력 강화의 새로운 성과로 빛내일 데 대해 지적했다"며 "광명성 계열의 인공지구위성과 장거리 로켓들을 계속 발사할 데 대해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보존돼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더욱 완벽하게 꾸미고 영구보존할 것이라는 데 대해서도 언급을 했습니다. 그러나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 사업을 올해 최고의 목표로 정했다는 내용은 일절 언급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북한 현지의 소식통들은 당 내부 방침내용을 전하면서 2월 11일 정치국회의에서 "선대 수령(김일성, 김정일)들의 위대성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선대 수령들을 더 잘 모시는 사업을 올해의 최고 목표로 결정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김일성, 김정일의 영상을 제작하는 만수대창작사 영상제작과 창작가 백여명에게 국기훈장 1급과 함께 '조선노동당중앙위원회 부윈'의 증명서(신분증)를 특별히 만들어 주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국기훈장 1급이면 '노력영웅'과 꼭 같은 대우를 받고요. '조선노동당중앙위원회 부원'의 증명서를 가지면 북한 어디를 가든 노동당 중앙위의 간부의 대접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김일성, 김정일의 영상을 제작하는 기술자들에 대한 대우를 파격적으로 높여 주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고요.
그런가하면 김정일의 고향이라고 하는 양강도 삼지연군과 평양시 룡성구역에 있는 '어은혁명사적지'에 김정일의 동상을 새로 건설하는 것을 비롯해 김정일의 동상과 모자이크 벽화들을 계속해서 건설해 나간다는 계획을 알렸다고 합니다.
특히 '금수산태양궁전' 보수공사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북한 당국은 '금수산태양궁전' 조경공사를 위해 지난 2월 말에 프랑스에서 유명한 조경사를 불러 시공과 설계를 부탁했다고 현지 소식통은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금수산태양궁전'을 세계에서 가장 으뜸가는 성지로 꾸리고 외국의 관광객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보고 싶은 명승지의 하나로 꾸리라는 김정은의 지시도 내렸다고 보탰습니다.
'금수산태양궁전' 보수공사도 그래, 김정일 동상과 모자이크 벽화를 비롯한 우상화 건설에 올해 막대한 자금이 들 것으로 소식통들은 예측을 했습니다.
박성우 : 네, '선대 수령들을 더 잘 모셔야 한다', 제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남다르게 모시겠다는 의도는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이런 사업도 인민생활을 돌보면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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