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구제역 파동.. 막 내리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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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 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이 구제역 파동에서 벗어나는 분위기입니다. 자체로 만든 백신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 자신이 관리하던 축사에서 몰래 송아지를 빼내다 기르던 농민이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았습니다. 농민들은 당국의 조취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하고 있습니다.

1. 구제역 파동 막을 내리는 분위기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한국정부가 4월 3일에 가축이동 제한 조취를 해제했습니다. 그러니까 지난해 11월에 발생해서 한국 축산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던 구제역이 사실상 종료되었다는 것을 선포한 셈인데요. 북한은 어떻습니까?


문성휘

: 네, 그 부분은 저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취재를 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3월 말경에 대북 매체들은 익명을 요구한 국제기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서 “북한에서 구제역이 계속 확산되고 있으며, 북한 당국이 확산 현황을 담은 보고서를 추가로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 내부소식통들의 주장은 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인데요. 이미 북한도 구제역이 끝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그렇다면 최근까지 계속되는 북한의 국제사회에 대한 식량지원이나 구제역 관련 지원요청, 이건 어떻게 해석을 해야 됩니까?

문성휘

: 네, 최근 몇몇 국제기구의 북한에 대한 조사결과를 놓고 한국정부는 물론상당수의 나라 대북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구제역에 앞서 북한의 식량문제에 대해서도 상당히 엇갈린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 영국을 방문한 북한의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앞으로 두 달간이 최대의 고비”라고 하면서 영국정부에 조속한 식량지원을 요청했고요.

놀라운 것은 최태복 의장이 “1990년대 북한 주민 200만 명이 기아로 숨졌다” 이렇게 말함으로써 ‘고난의 행군’시기 아사자문제를 놓고 벌어지던 각이한 시각의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네, 숫자를 이야기 한 거죠?

문성휘

: 네, 그러니까 ‘고난의 행군’시기 250~300만 명이 아사했다고 주장해 온 탈북자들의 말이 사실이었음을 인정한 건데요.

박성우

: 좀 숫자가 작기는 합니다. 최태복 의장은 200만 명이라고 말을 했는데 탈북자들은 250만에서 300, 이렇게 말을 했죠? 근데 어쨌든 이렇게 숫자를 제시해 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기아로 숨졌다”라고 최태복 의장이 말을 한 거죠?

문성휘

: 네, 북한이라는 게 워낙 사실을 많이 감추니까 어느 정도 이런 차이는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북한 관료들이 이처럼 다급하게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주민들 속에서 아사자가 발생했다거나 다른 해에 비해 특별히 식량난이 악화되었다는 조짐이 드러나지 않는 것입니다.

올해 1월 중순에 3천 원대에 육박했던 식량가격도 4월 4일 기준으로 1천550원을 유지하고 있고요. 2007년부터 지금까지 5년 동안의 기록을 보면 올해처럼 3~4월에 식량가격이 안정되었던 사례는 없었습니다.

물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지금처럼 북한 당국의 주장과 현지 주민들의 동향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대해서 주목해 보아야 할 부분이고요. 북한의 구제역 소동 역시 식량문제와 닮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남한은 구제역 발생지역을 드나드는 차량들과 모든 주민들에 대해 철저한 소독과 방역작업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이 전하는 구제역 소동은 그다지 심각한 것이 아닙니다.

박성우

: 어떻습니까?


문성휘

: 한마디로 말해서 우선 북한에 축산자원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북한의 축산환경이 아주 열악하고요. 이러한 것들이 오히려 구제역을 억제했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성우

: 무슨 말입니까?


문성휘

: 남한 같은 경우에는 겨울에도 축산 농가들이 가축우리들에 일정한 온도를 보장해주고 또 공장에서 생산된 먹이를 먹이다 나니 구제역 균이 쉽게 전파될 수 있고 또 오랫동안 계속될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북한은 겨울이면 보통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지는데 가축들의 우리에 난방장치가 없습니다.

박성우

: 너무 추우니까 세균도 전파될 수 없는 환경이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구제역이라는 게 워낙 낮은 온도에서 더 잘 전파된다고 하지만 북한처럼 추운 지방에서는 일정한 제한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북한은 소 사료를 생산하고 전문적으로 보장해주는 종합적인 공장이나 시설들이 없기 때문에 사료의 이동을 통한 전염도 있을 수 없고요.

특히는 축산자원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구제역에 대한 관리가 허술했음에도 불구하고 남한처럼 크게 전파되지는 못했다는 것입니다.

일부에선 북한당국이 구제역에 걸려 매몰한 소나 돼지를 주민들이 도로 파내서 장마당에서 팔기도 하고 먹기도 했다. 이런 보도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단폐사 할 만큼 대량적인 축산기지도 많지 않고요. 설사 그런 시설이 있다면 그것은 노동당 간부들에게 공급할 고기생산용으로 특별히 길러지는 것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은 크지 않았다고 보여 집니다.

요즘에는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모든 농장들에서 밭갈이 준비에 들어갔다는 소식들도 있는데 북한의 경우 대부분 소를 가지고 농사를 짓기 때문에 구제역이 확산되었다면 그에 따른 대책이나 소식들이 즉각적으로 대북소식통들을 통해 전해지겠는데 그러한 사실이 전무합니다.

한편으로는 구제역과 관련해 북한 당국이 조속하게 취한 조취가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구제역이 발생하자마자 즉각적인 매몰처분과 함께 자체로 제조한 구제역 백신을 모든 소와 돼지에게 투약했다고 합니다.

박성우

: 효과가 있었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왜 북한 당국이 지금까지 100만 달러어치의 구제역 백신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봐야 됩니까?

문성휘

: 우선은 북한이 너무도 모든 것이 부족하다는 거죠.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이미 지나갔더라도 앞으로를 위해 충분한 구제역 백신을 보유하고 싶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요. 또 주사기와 소독약을 비롯한 적지 않은 보건 장비들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 무슨 말인지 알만합니다. 실제로 구제역이 확산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생길지 모를 구제역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또 국제사회의 지원에 따른 장비를 챙길 수 있는 기회다. 이런 판단을 했을 수 있다 그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2. 몰래 송아지 키우던 주민,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아

박성우

: 알겠습니다. 이번엔 다른 소식입니다. 몰래 송아지를 키우던 주민이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는 일이 북한에서 발생했다고 문기자께서 이야기 했는데요? 송아지를 기른 게 무슨 잘못이어서 처벌을 받는다는 겁니까?

문성휘

: 네, 북한의 구제역에 대해 취재를 하다가 접하게 된 사건인데요.

북한이 잘 살지 못하는 원인중의 하나가 일체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주의적인 원칙 때문이기도 한데요. 북한 당국이 생산수단으로 보고 개인의 보유를 철저히 금지한 품목에는 소도 속합니다.

박성우

: 소가 생산수단에 속한다는 거지요?

문성휘

: 네, 북한에서는 지금도 소를 가지고 농사를 지을 뿐 아니라 운반수단으로써도 크게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소는 생산수단에 속합니다.

그런데 생산수단의 사유화가 금지되다 보니 개인이 소도 기를 수가 없다는 겁니다. 소는 철저한 국가재산에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이 소를 기르면 불법이 되는 거죠.


박성우

: 남한 사람들은 참 이해를 하기 힘든 대목이에요. 이게…

문성휘

: 네, 그렇기도 합니다. 오늘 얘기할 농민에 대한 이야기도 북한의 그러한 사례인데요. 함경북도 연사군 기초식품공장 종합부업기지에서 소 관리공으로 일하는 김성규라는 한 농민이 어미 소가 낳은 송아지를 몰래 산막에서 길렀다는 것입니다.

농장원들이 모인 사상투쟁무대에서 그는 “송아지가 자꾸 앓는데 축사가 온전치 못해서 특별히 돌보기 위해 산막으로 옮겼다” 이렇게 주장했다고 하는데요. 어느 모로 보나 설득력이 없는 주장인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몰래 송아지를 빼돌렸다는 이유로 이 농민이 받은 처벌은 1년간의 노동교양소(교도소)인데요. 이건 남한으로 말하면 교도소 처벌입니다. 그런데 원료기지 초급당비서와 농민들이 보증을 서서 다행히 노동단련대 6개월 처벌로 경감되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김성규씨는 이곳 농장이 기초식품공장 원료기지로 바뀌게 되기 전부터 40연년 동안이나 소를 길러온 성실한 농민이라고 합니다. “자신은 굶어도 절대로 소는 굶기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을 만큼 소 관리에 끔찍한 정성을 쏟아 부었다고 하는데요.

농민들은 김성규씨가 노동단련대에 가게 되었다는 소식에 적지 않은 분통을 터뜨렸다고 하는데요. 그들이 하는 말이 “개인은 200만원이 넘는 오토바이나 아이스크림 기계는 소유할 수 있는데 왜 그보다 값이 훨씬 적은 소는 기를 수 없는 거냐?”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소를 생산수단으로 본다면 장사에 이용되는 오토바이나 즉석아이스크림기계도 다 생산수단이므로 몰수해야 하겠는데 이런 것들은 또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거죠.

박성우

: 농민들이 소를 기를 수 없다, 정말 시대착오적인 일인 것 같습니다. 자, 문성휘 기자 오늘 이야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