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 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내부의 생생한 소식,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고소공포증이 있어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엔 열차공포증까지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 청진 제1사범대학 교수들이 마약복용혐의로 해임 철직됐습니다. 학생들의 시험점수를 봐주는 대가로 마약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1. 김정일, 열차 공포증 극도에 달해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지난 3월 중순이죠. 북한 인민보안부장 주상성이 갑자기 해임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한국의 동아일보가 4월 11일자 신문에서 주상성 인민보안부장이 평안남도 대동군 보안서장으로 좌천됐다,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무슨 일 때문입니까?
문성휘 : 네, 동아일보가 베이징에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를 했는데요. 그가 해임된 이유 중의 하나가 철도 점검을 소홀히 했다, 이렇게 보도됐습니다. 사실 철길점검은 내각 산하 철도성이 맡고 있는 것입니다. 주상성 보안부장이 철도 점검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건지는 저도 잘 모르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2008년에 해임된 철도상 김용삼은 2003년에 있은 용천역 폭발사고의 책임을 지고 지난해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성우 : 네, 저도 기억이 납니다. 김용삼 전 철도상의 처형소식은 지난해 우리 자유아시아 방송에서 제일 처음으로 보도했던 내용인데 그가 용천역 폭발사고의 책임을 지고 처형됐다는 내용은 최근에 새롭게 밝혀진 것이죠?
문성휘 : 네, 그 말씀에 앞서 먼저 드릴 말이 있는데요. 박남기 노동당 재정경리부장이 화폐개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처형됐는데 사실은 그가 화폐개혁을 주도했다는 어떤 증거도 없어요. 화폐개혁을 단행할 즈음에 북한 당국이 화폐개혁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의 배려라며 크게 부각시켜 선전했습니다.
한마디로 김 위원장과 그의 아들 김정은이 화폐개혁을 주도했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화폐개혁이 실패하자 그 책임을 박남기에게 뒤집어씌운 겁니다.
마찬가지죠. ‘고난의 행군’으로 수많은 주민들이 아사하자 북한 당국은 당시 농업담당비서였던 서관히에게 그 책임을 씌워서 처형하지 않았습니까? 이 때문에 대북전문가들 속에서는 김용삼 철도상 역시 용천역 폭발사고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기보다 김정일 정권의 이런 관행적인 희생양이라는 분석이 더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
문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용천역 폭발사고 직후부터 열차공포증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오, 열차공포증? 그런데 김 위원장이 비행기를 못 탄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문성휘 : 네, 1965년이죠? 그러니까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을 따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것을 비롯해 일부 외국방문에 비행기를 탄 사례들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김일성의 후계자로 공식 선포된 1980년 이후에는 비행기를 탔다는 공식적인 기록이 없고요. 그러다나니 외국을 방문한다고 해도 열차를 타고 이웃 나라인 중국이나 러시아 정도밖에 나다니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왜 비행기를 타지 않는지 거기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고요. 일단 어떤 비행기사고를 당했다거나 그런 경험보다는 북한이 안전을 담보할 만한 비행기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열악한 환경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박성우 : 그런 이유로 비행기를 못 탄다는 건 이해가 되는데 이제는 열차공포증까지 생겼다는 말인가요?
문성휘 : 네, 최근 들어 김 위원장에게 열차공포증이 있다는 증거들이 곳곳에서 포착된다고 합니다. 김 위원장의 열차공포증은 2003년에 있은 용천역 폭발사고가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 같습니다. 김 위원장의 열차공포증이 얼마나 심각한가 하는 것은 김용삼 철도상의 처형사건을 통해서도 생생하게 드러나는데요.
대표적인 실례로 든다면 용천역 폭발 이후 김 위원장이 단 한 번도 열차를 이용해 양강도를 방문하지 않았다 이렇게 여러 내부 소식통들이 전하고 있는데요. 그 사이 양강도에 대한 시찰은 여러번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두 함경북도를 에돌아 승용차를 이용해 방문했을 뿐인데요.
그러다 지난해 5월에 처음으로 열차를 이용해 백두선군청년발전소를 현지 시찰을 했습니다. 양강도에는 왕덕역이라고 백두산까지 직결되는 김정일의 전용역이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려 7년 동안이나 열차를 못 타고 승용차만을 이용해 양강도를 방문했다는 건데요.
박성우 : 7년, 7년동안이나요?
문성휘 : 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러한 사정은 북한의 열악한 철도환경과 주변에 있는 위험 시설물 때문이었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주변에 있는 위험 시설물, 이건 뭡니까?
문성휘 : 왕덕역 주변에 800M 가량 떨어진 곳에 자동소총과 기관총 총탄을 전문으로 생산화는 ‘95호 공장’이 위치해 있었다는데요. 이 때문에 2003년 용천역 폭발사고 이후에 수많은 돈을 들여 ‘95호 공장’을 평안북도 구성군에 있는 산간오지로 옮겼다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야 지난해 5월에 처음으로 열차를 이용해 양강도를 방문했다는 거죠.
올해에도 1월 22일부터 27일까지 한주일 동안이나 양강도 지역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모두 차단시켰는데요. 이때에도 역시 김 위원장이 양강도를 방문할 것으로 예견됐습니다. 그러나 겨울철이면 도로사정이 나빠져 승용차를 이용하기 어려운데다 열차마저도 백암 령을 넘는 것이 용이하지 않아 방문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성우 : 네, 그런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열차는 엄청난 돈을 들여서 외국에서 구입한 특수열차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문성휘 : 네, 물론 그런 열차니까 열차의 안전성은 보장되겠지만 철도시설들의 안전까지는 보장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아직까지 북한은 철길 레루(레일)도 자체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나니 철도환경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고요. 이런 원인들로 해서 지난 2009년에도 신의주 낙원기계공장을 거쳐 함흥시에 있는 흥남비료연합기업소를 시찰할 때에도 김 위원장은 건강에 무리가 있음에도 굳이 승용차를 이용했다고 합니다.
비행기 한 대 변변한 것이 없어 몇 시간이면 다녀올 외국방문도 꼭 열차를 통해 며칠씩 불편하게 오가야 했던 김 위원장이 이제는 열악한 철도시설 때문에 열차마저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는 얘기죠.
2. 청진 사범대학 교수들, 마약사건 연루돼 무리로 퇴출
박성우 : 네, 이번엔 다른 얘기입니다. 북한당국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지 벌써 3년이 넘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약이 없어지기는 커녕 더욱 확산되고 있어 사회적 골칫거리로 되고 있지 않습니까?
문성휘 : 네, 탈북자단체들이 북한의 마약사건들에 대해 연이어 폭로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2008년이죠? 북한당국이 109상무를 내세워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을 뿌리 채 뽑겠다했는데 마약이 없어지기는 커녕 최근에는 일부 대학교수들이 시험기간 학생들에게 공공연히 마약을 요구하고 판사가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마약사범을 판결하는 재판정에 나왔다가 주민들의 웃음거리가 된 사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 학생들과 학생들을 바른 길로 교양해야 할 교육일꾼들 속에서 마약중독자들이 늘어나 사회적으로 큰 골칫거리인데요.
4월 1일부터 시작되는 새 학년도 수업을 앞두고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는 대학교수들이 무리로 퇴출되는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일부는 죄질이 심각해 교화형에 처해질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는데요.
함경북도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 2월 초부터 시작된 함경북도 지역 보위사령부 검열에서 청진 제1사범대학 ‘역사·지리학부’ 교수가 그동안 마약을 상습적으로 복용하고 학생들의 시험점수를 올려주는 대가로 마약을 요구해온 사실이 적발되어 체포되었다고 합니다.
심씨 성을 가진 이 교수는 지어 농촌동원기간에 숙소에서 대학생들과 집단적으로 마약을 투약하는 행위까지 저질렀고 마약을 한 상태에서 여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 했다고 합니다.
이 교수의 행위는 그동안 성적폭력에 시달려 온 한 여학생이 보위사령부에 사건고발을 하면서 종지부를 찍게 되었는데요. 보위사령부에 구속된 그가 마약을 구입한 경로와 함께 마약을 복용한 동료들까지 줄줄이 불어대는 바람에 숱한 대학교수들과 학생들이 징계를 받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보위사령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청진시 사범대학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대학들에까지 수사범위를 확대해 대학교수들이 무리로 징계를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한의 모든 학교들과 대학, 교육기관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검열이 붙을 것으로 예견돼 마약으로 인한 북한 교육계의 폭풍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습니다.
청진시 대학들만 해도 당장 해임된 교수들을 대신할 자격자들을 얻지 못해 야단이 났다는데요. 학생들에 대한 교육의 질도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북한당국이 조장하는 마약밀매로 인해 주민들은 물론 미래를 책임져야 할 학생들까지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소식에 가슴이 아팠는데요. 그들을 이끌어야 할 교육자들마저도 마약에 시들어 간다니 더욱 우울한 소식입니다. 자,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