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7차 당대회관련 논란 확산

0:00 / 0:00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북한은 오늘'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문성휘입니다.

'왕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서유럽의 민화가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당나귀 귀를 가진 한 왕이 있었는데 궁중에서는 왕의 귀가 당나귀 귀라는 비밀을 매우 엄격히 지켰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신하가 실수로 이를 외부에 발설했다는 겁니다.

인민들은 자신들을 통치하는 왕이 당나귀 귀를 가졌다는 소식에 수치심을 느꼈고 왕의 귀를 확인하기 위해 당장 왕궁으로 쳐들어가자고 폭동까지 준했다고 합니다. 왕궁에서도 누가 비밀을 누설했는지 신하들을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보고받은 왕은 신하들을 질타할 대신 그들을 잘 타이르며 왕궁밖에 시민들을 모이도록 조직했습니다. 왕궁밖에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한 군중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는데 그들 앞에서 왕은 왕관을 벗고 자신의 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자, 보시는 것처럼 저의 귀는 정말 당나귀 귀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숨기고 싶지 않습니다. 대신 당나귀처럼 말을 잘 알아듣고 여러분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군중들은 환호를 올렸다고 합니다.

왕의 귀가 당나귀 귀라는 사실을 더 이상 인민들은 수치스럽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자랑거리로 삼았다는 거죠. 누구나 결함은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다는 하나님도 에덴동산에 '금단의 과일'을 심어 인간이 따 먹게 하는 실수를 범했다고 합니다.

하나님 역시 그러한 실수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지도자들은 자신을 하나님보다 더 완벽한 것처럼 착각하지 않냐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북한의 지도자들은 자신의 과오를 한 번도 인민들 앞에서 고백하고 사죄한 일이 없으니까요.

여러분들은 어떻습니까? 완벽함을 추구하며 잘못을 숨기는 사람과 아니면 완벽하지 못한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누가 더 위대한 걸까요?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라면서 '북한은 오늘' 시작합니다.

노동당 제7차대회를 앞둔 북한의 민심이 심상치 않습니다. 김일성 시대부터 누적된 체제에 대한 피로감이 쌓인데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 선 후 어느 하루도 인민들이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는 점을 현지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지어 설날과 같은 명절에도 '신년사' 학습을 해야 했고 김일성, 김정일 동상에 찾아가 인사부터 올리는 행사가 있어 '말이 명절이지 진짜 명절은 한 번도 없었다'는 게 북한의 민심이라고 소식통들은 한 소리로 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중산층들은 유엔의 대북제재가 과연 어떤 후과를 미칠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한다고 합니다. 올해 2월까지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휘발유는 kg당 중국인민폐로 5위안, 디젤유는 kg당 중국인민폐로 3위안이었습니다.

그러던 휘발유 가격이 올해 3월 유엔의 대북제재가 시작되면서 지금은 장마당에서 kg당 중국인민폐로 11위안, 디젤유는 kg당 중국인민폐로 7위안까지 치솟았습니다. 자동차를 이용해 장사를 하던 중산층들의 시름이 높아진 이유입니다.

아직 시작이지만 높아진 휘발유와 디젤유 가격에 연동돼 장마당의 다른 상품들도 가격이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올해 초부터 주민들의 구매력 감소로 인해 북한의 중산충들은 장사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휘발유 가격 상승은 북한에 휘발유를 공급하던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나라들이 잇달아 공급량을 줄이면서 시작됐습니다. 김정은의 핵 실험에 유엔은 여지껏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강도 높은 대북제재를 결의했습니다.

이러한 대북제재안 결의는 중국과 러시아도 동참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유엔에서 항상 북한 편을 들어주던 중국과 러시아가 이렇게 강도 높은 대북제재에 동참한 원인은 '핵이 만능의 보검'이라 자랑하는 김정은의 무모한 도발을 우려해서입니다.

하지만 유엔의 대북제재는 농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북한의 가난한 주민들에겐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농사가 잘된 데다 가난한 주민들은 농사를 지어 1년 동안 먹을 식량을 미리 비축해 놓았다는 겁니다.

그러나 '돈주'라고 불리는 북한의 중산층들, 간부들은 큰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그들은 예측했습니다.

대북제재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장담하긴 어렵지만 휘발유나 디젤유의 가격 상승을 통해 벌써 자동차나 버스를 가지고 장사를 하던 중산층들과 뇌물로 배를 채우던 간부들은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한결같은 주장입니다.

최근에는 북한의 주민들이 충격을 받을 또 한 가지 설이 등장했는데 북한이 노동당 제7차대회에서 "사회주의 경제발전을 위한 제1차 3개년계획"을 결정한다는 소식입니다. "1차 3개년 계획의 완성기간은 2020년까지"라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이 기간에 북한은 함경남도 단천시와 북청군, 평안북도 운봉군 일대에 계단식 발전소 수십 개를 건설하고 양강도 삼지연군부터 함경북도 무산군까지 잇는 '신내륙선 철도공사'와 수많은 건설공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또 경공업과 농업, 수산업을 발전시켜 인민들이 이밥에 고깃국을 먹고 비단옷에 기와집에서 사는 김일성이 꿈꾸던 세상을 2020년까지 반드시 완성한다는 것이 1차 3개년계획의 기본 목표"라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소식이 북한 주민들에겐 전혀 반갑지 않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의 한 소식통은 "어느 땐 계획이 없어 못살았냐?"며 "인민을 소나 말처럼 부리면서도 인민을 돌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북한 당국을 비난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인민들이 노동당 7차대회에 바라는 제일 큰 희망은 개혁개방과 관련한 결정이라며 그러나 지금 돌아가는 정세를 보면 7차당대회에서 개혁개방을 논할 것 같지는 않다고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사회주의 경제발전을 위한 1차 3개년 계획"에 대해서도 김정은 집권 후 인민들의 피로감이 극도에 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노동당창건 70돌 행사를 위해 각종 건설에 동원됐던 데다 이후 가을걷이, 새해 첫 전투로 숨가쁜 나날들을 보내야 했다며 지금은 또 '70일 전투'로 시달리고 있지 않냐고 반문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노동당 7차대회를 통해 무언가 주민들에게 편히 살수 있다는 희망을 주지 못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건설만 쏟아낸다면 각종 동원과 세외부담으로 지친 인민들의 감정을 추스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들은 7차 당대회는 김정은이 우리 인민들에게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해주려는 지를 명백히 밝히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지금까지의 실패와 과오를 인정도 사과도 하지 않고 또 다시 '공중누각' 같은 계획만 되풀이 한다면 인민의 거센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여기서 마칩니다. 여러분의 많은 청취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