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농민 위해 식량 빼돌린 사관장 재판 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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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굶주리는 농촌주민들을 도운 인민군 사관장이 군량미를 빼돌렸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게 돼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 꽃제비로 전락한 한 가족의 자녀들에게 배당된 학생교복과 당과류 선물을 전달하기 위해 담임교원과 학생들까지 동원되어 가족들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1. 식량 빼돌린 사관장 재판을 받게 돼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네, 23일이죠?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역적패당의 분별없는 도전을 짓부셔 버리기 위한 우리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곧 개시된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이 특별행동이라는 게 뭔지, 왜 이렇게 도발을 하려고 하는 건지, 이런 게 궁금해지는 데요? 최근 북한 정세와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설명을 좀 해주시죠.

문성휘 : 네, 일단 먼저 설명을 한다면 북한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 이름으로, 이게 참 이름도 참 생소하죠?

박성우 : 네, 처음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문성휘 : 이런 소조라는 이름으로 통고를 하는 형식의 보도를 했는데요.

특별작전행동소조는 “우리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은 일단 개시되면 3∼4분, 그보다 더 짧은 순간에 지금까지 있어본 적이 없는 특이한 수단과 우리 식의 방법으로 도발 근원들을 초토화해버리게 될 것이다” 이렇게 위협을 했습니다.

말 그대로 ‘특별행동소조’라는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북한에서 직접 도발하는 형식이 아닌 남한에 전투원들을 파견해서 테러를 하겠다는 뜻인데요. 순간이 아니고 3~4분이라는 여유를 둠으로써 자신들의 공격이 폭발물질에 의한 테러가 아닌, 생화학 무기를 이용한 공격이 될 것임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렇게 판단이 됩니다.

박성우 : 어쨌거나 뭐를 쓰든 지간에 테러를 하겠다는 거고요. 그리고 생화학 무기를 이용한 공격을 하게 되면 이건 전쟁으로 이어지는 게 아닙니까?

문성휘 : 네, 그래서 일단은 정말 공격하겠다는 것보다 그런 호전적인 위협으로 흩어진 북한의 민심을 추수래 보겠다, 이런 의도가 있는 것 같고요.

박성우 : 아, 그러니깐 말만 일단 무섭게 해 가지고 내부적으로 단속을 한번 해보겠다. 이런 의도가 있다는 거군요?

문성휘 : 네, 북한은 늘 급할 때마다 그런 방식을 써오지 않았습니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남한의 분열을 꾀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 이렇게까지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우리 자유아시아방송이 수차례도 넘게 강조하고 있는데요. 한마디로 북한 내부 사정이 그만큼 어렵다. 출발한지 몇 달도 되지 않는 김정은 정권이 성패의 기로에 놓여있고 더불어 김정은 정권과 운명을 함께 해야 할 북한 고위층들이 이성을 잃을 만큼 불안해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는 거죠.

지금 북한 내부사정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요. 다른 지역에 비해 식량사정이 비교적 양호하다고 알려진 양강도 마저도 당장 농사철임에도 농민들이 먹지 못해 일을 나오지 못한다는 겁니다.

박성우 : 네, 최근에 일본 언론이 보도한 게 있었죠.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황해남도에서만 2만 여명의 아사자가 나왔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뭐 정확히 알 수는 없는 거죠. 하지만 사태가 그만큼 심각하긴 하다, 이건 알 수 있지 않아요?

문성휘 : 네, 이런 가운데 양강도 풍서군에서는 최근에 아사직전에 처한 주민들을 군대식량을 풀어 구조한 한 공군부대 사관장이 체포되어서 군사재판에 회부될 것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박성우 : 오, 어떤 사연입니까?

문성휘 : 풍산군에 가면 황수원 저수지라고 큰 저수지가 있는데요. 여기에 황수원 비행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비행장에서 기술정비원들을 관할하는 한 사관장이 평소 가까이 지내던 주민들이 먹을 것이 없어 아사직전에 처해있는 것을 딱히 여겨 몰래 부대에서 쌀을 빼내어 그들을 도와주었다는 거죠.

박성우 : 그러니까 군부대 대원들이 먹을 식량을 빼냈다는 거군요?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인 것 같은데요 북한 사회에서 볼때는? 또 반면에 상황이 오죽 급박했으면 그랬겠나 싶습니다.

문성휘 : 그렇습니다. 그 사관장도 농촌출신이고 또 도와준 주민들 중에는 사관장의 애인의 집도 있다고 합니다. 많이는 도와주지 못했고 당장 굶어죽게 된 주민들이 목숨을 유지하게끔 조금씩 도왔다고 하는데 그게 여러 집이 되다나니 작년 12월부터 부대에서 빼낸 식량이 200kg 정도가 된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 사관장이 빼낸 식량을 정말 자기를 위해 쓴 것이 아니라 주민들을 도왔다는 거예요. 그런데 최근 인민무력부 총정치국 검열에서 이러한 사실들이 드러나 인민군 보위부 감옥에 갇히고 또 현지 부대에서 곧 군사재판이 있을 거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지 주민들은 그 병사를 가리켜 봉건시대 의적으로 소문난 ‘홍길동’에 비유하면서 어떻게 하나 목숨은 살려야 한다고 말들을 하고 있다는 데요. 또 비록 자신들의 식량을 빼돌렸지만 병사들도 굶어죽게 된 주민들을 살렸다는 사실에 감동돼서 용서를 해 주어야 한다는 의견들이라고 합니다.

박성우 : 네, 설마 식량 200kg 때문에 처형하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어떤 형태의 처벌이든 받기는 할 것 같은데요. 참 좋은 일 하려다가 이렇게 돼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2. 북 농장원들, 학생교복을 사서 작업복으로 이용해

박성우 : 자, 이번에도 역시 좀 안타까운 소식인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문 기자가 꽃제비로 전락된 학생을 찾아 나선 친구들과 담임선생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됐습니까? 찾았습니까?

문성휘 : 네, 아직 못 찾았다고 하는데요. 먼저 우리 청취자들을 위해 설명해 드리자면 이 이야기는 함경북도 부령군 형제리에서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그 곳이 아주 척박한 농촌이라고 하는데요.

조 씨 성을 가진 학생들의 아버지는 지난해 여름에 장출혈로 갑자기 사망하였다고 합니다. 홀로 남은 어머니는 소학교 4학년과 중학교 2학년에 다니는 자식들을 돌보며 농장 일을 했다는데요. 그러다나니 가족들이 먹을 개인농사를 제대로 못 지은 것 같습니다.

조씨 일가는 올해 초부터 극심한 식량난을 겪었다는데요. 팔 수 있는 것은 모조리 팔아 식량을 보탰지만 끝내 식량난을 이겨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3월 중순 쯤에 중학교에 다니는 형이 소학교 4학년에 다니는 동생의 손목을 잡고 갑자기 어데 론가 사라져 버렸고 어머니 역시 자식들을 찾아 나섰는데 그 후로는 종적을 감췄다고 합니다.

박성우 : 이런 경우 꽃제비라고 부르는 거죠?

문성휘 : 네, 그렇게 나간 사람들은 꽃제비인 거죠. 그런데 3월 말이면 북쪽 지방은 아직도 겨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마을 주민들은 자식들을 찾아 나선 어머니가 이미 아사 직전에 놓여 있었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어데 선가 사망했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4월 3일 경에 이곳 학교 학생들에게도 교복이 지급되고 또 4월 14일에는 김일성의 생일 100돌을 맞으며 소학교 어린이들에게 주는 당과류 선물도 주었다는 것입니다.

이게 워낙 작은 농촌마을이다 보니 학교도 중학교와 소학교가 하나로 통합돼 있다고 하는데요. 문제는 교복과 당과류 선물들이 나왔는데 정작 해당 학생들이 없으니까 학교 측도 그래, 또 담임선생님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평소 많은 동정을 받던 아이들이어서 담임선생님이 직접 군 보안부를 비롯해 여러 곳에 전화도 하고 수소문도 했고, 선생님의 부탁으로 학생들까지 나서 주변 도시인 청진시를 비롯해 여러 곳에 수소문을 해 보았지만 끝내 행방이 묘연하다는 겁니다. 박성우 : 아, 북한은 물자가 귀한데 자기가 가져 버리지 않고 끝까지 찾아 주려고 하는 이 마음도 참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혹시 그 사이 어머니를 만나서 중국으로 탈출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문성휘 : 그렇게 됐다면 참 다행이겠는데 꽃제비로 전락된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가까이에 있는 도시인 청진시로 몰린다고 합니다. 또 그들이 마을을 떠난 시기가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시기여서 그나마 살아있다고 해도 기적이라는 거죠.

박성우 : 가끔씩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참 먹먹해지는 느낌입니다. 담임선생님과 학생들이 꼭 친구를 찾아내서 함께 교복을 입고 공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