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북한은 오늘'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문성휘입니다.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죤(TV)이 지난해 11월초 보도한 노동당정치국 결정내용입니다.
조선중앙TV: 세기적인 변혁이 일어나고 있는 우리 당과 혁명 발전의 요구를 반영하여 조선노동당 제7차대회를 주체 105, 2016년 5월 초에 소집할 것을 결정한다.
네, 북한 노동당 정치국은 지난해 10월 30일 노동당창건 70돌을 성과적으로 경축했다고 자평하며 조선노동당 제7차대회 소집을 결정했는데요. 노동당 6차대회가 있은지 36년 만에 7차 당대회를 개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북한의 언론들은 노동당 제7차대회를 통해 우리 당과 혁명의 력사에서 대 변혁을 예고하는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요란을 떨었습니다. 그리고 노동당 7차대회의 경제적인 성과를 위해 올해 3월부터 모든 주민들에게 '70일 전투'를 강요했습니다.
그리고 북한 주민들 모두가 새로운 변혁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던 노동당 제7차대회는 5월 6일에 개최되었습니다. 1980년 10월에 있었던 6차당대회에는 동서냉전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118개 나라들에서 대표단을 파견했습니다.
하지만 6차대회가 있은지 36년 만에 개최된 노동당 7차대회는 냉전시대가 종식되었음에도 세계 그 어느나라도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외국의 언론사들은 초청했으나 정작 대회장에는 발도 들이밀지 못하게 했습니다.
말 그대로 '그들만의 잔치'였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 다를 바 없었습니다. 북한 인민들이 기대하던 개혁과 개방은 보이지 않았고 뚜렷한 대책도 없이 2020년까지라는 기간만 정해 5개년 계획이라는 걸 내놓았는데요.
한마디로 '70일 전투'와 같은 방법으로 2020년까지 북한 인민들을 계속 쥐어짜겠다는 것이어서 실망감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끌고 갈 북한의 미래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북한은 오늘' 들어가겠습니다.
5월 6일부터 시작된 노동당 제7차대회가 북한 인민들에게 큰 혼란을 주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소식통들은 7차대회 소식이 제때에 중계되지 않으면서 김정은 정권에 무슨 변고가 생긴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6일 아침 모든 주민들을 김일성, 김정일 동상 앞으로 집합시켜 추모식을 가진 다음 이미 지시했던 대로 주민들이 여러 회의실과 기관기업소들에 분산시켜 7차 당대회를 시청하도록 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기다리던 7차 당대회 소식은 감감하고 엉뚱하게 새로 만든 예술영화 '유산' 1,2부를 방영했다며 오후 3시 영화가 끝난 후에야 초급당 간부들이 "당대회 소식을 저녁보도 시간에 방영한다"고 알려준 뒤 주민들을 해산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6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텔레비죤으로 실황중계 된다던 대회는 방영하지 않고 이상한 예술영화만 내보내고 있다"며 "혹시 중앙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 아닌지 주민들은 바짝 긴장돼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조선중앙텔레비죤으로 7차 당대회 소식이 보도된 6일 저녁에도 "김정은에게 무슨 변고가 생긴 것 아니냐는 주민들의 의혹은 가시지 않았다"며 "그토록 공을 들인 7차 당대회 소식을 현지실황 중계를 못할 이유가 뭐겠냐"고 반문했습니다.
7차당 대회 개최와 관련해 자강도의 한 소식통도 "녹화방송을 한다는 소식은 사전에 없었다"며 "당 대회 소식이 제때에 전해지지 않으면서 이유를 알 수 없었던 지방의 간부들도 상당히 당황해 했다"고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지방 당 비서급, 군 정치지휘관들이 모두 당대회에 참가하느라 자리를 비우고 있어 중앙에 문의를 할 수 없었던 사정이 지방 간부들을 더욱 당황케 했다며 대회가 시작된 6일에는 자강도에 비까지 내려 민심이 더욱 뒤숭숭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지방 간부들의 긴장감은 당 대회소식이 녹화방송으로 연일 중계되면서 풀리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당대회를 전하는 형식을 놓고 지방의 간부들조차도 '애들이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라는 말로 혀를 차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한편 당대회 소식이 텔레비전으로 녹화 중계되기 시작하면서 주민들의 실망과 동요도 커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애초 북한은 "주체조국을 변혁할 역사적인 대사변"이라고 이번 7차 당대회를 선전해왔다는 게 그들의 주장입니다.
'주체조국을 변혁할 대사변'은 주민들속에서 개혁, 개방으로 인식돼 왔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대회에서 이젠 10년도 넘은 '핵보유국' 주장만 되풀이 했을 뿐 인민들에게 희망이 될 만한 방도는 내놓지 못했다고 그들은 지적했습니다.
자강도의 소식통은 "사실 이번 7차 당대회에서 '미래를 확신할 어떤 방향이 제시되지 않겠냐'고 간부들도 기대하는 바가 컸다"며 "그런데 정작 인민생활을 향상시키고 인민경제를 발전시킬 방향과 방도는 하나도 내놓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소식통은 "당대회 내내 '주체혁명위업을 계승, 발전시킨다'고 했는데 누가 주체혁명위업에 찬물을 끼얹기라도 했느냐"며 "주체혁명 위업도 인민들이 풍족하게 살고 인민생활이 향상돼야 완성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인민경제 발전 5개년 계획'에 대해 "당 대회 이전부터 그런 말은 많이 나돌았다"며 "수십년 만에 품을 놓고 진행되는 대회인 만큼 5개년 계획이 인민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확실한 전망이 될 줄 알았다"며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와 관련 9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5개년 계획이라는 게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고 예전부터 입버릇처럼 외우던 내용들뿐"이라며 "늘 하던 말을 되풀이 하는데 굳이 무슨 대회까지 필요했는지 모르겠다"고 7차당대회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제 개혁, 개방이 없이는 더 이상 살아 갈 방법이 없다는 현실을 중국과 국경을 마주한 양강도 인민들은 뼈아프게 경험하고 있다며 개혁, 개방이 없는 구호 따위는 빈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그는 노동당 7차대회를 깎아 내렸습니다.
특히 "김정일 자신은 물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아무런 방도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대회는 왜 개최했는지 모르겠다는 불만들을 쏟아내고 있다"며 "이번 당대회는 김정은에게 하등의 이득도 없는 씁쓸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한마디로 이번 북한 노동당 7차대회는 김정은 정권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북한 인민들의 반감만 가중시키는 행사였다는 것이 현지 소식통들의 일관된 주장이었습니다.
반면 벌써부터 당대회 내용 학습이 대대적으로 진행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소식통들은 당대회가 완전히 막을 내리면 '신년사'가 발표될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당국이 강도 높은 사상학습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여기서 마칩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청취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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