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올해 들어 비교적 안정적이던 북한의 식량가격과 환율이 최근 들어 급격히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성우: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우리가 지난 5월 12일에 '북한은 오늘', 바로 이 시간을 통해서 북한의 쌀값을 결정하는 요인은 중국의 쌀값이다, 중국의 쌀값이 안정적이어서 최근 북한의 쌀값도 오르지 않고 있다, 이런 내용으로 소식을 전해드렸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쌀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면서요?
문성휘: 네, 한국에서는 이런 걸 '사재기'라고 하죠. 앞으로 값이 크게 오를 것에 대비해 장사꾼들이 미리 일정한 상품을 대량으로 거두어들이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인데요. 최근 북한에서 이런 쌀 '사재기'가 극성이면서 값도 크게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북한의 쌀값이 갑자기 오르면서 쌀 '사재기'가 극성이다, 원인이 궁금한데요.
문성휘: 전 시간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예전에는 중국의 쌀값이 안정적이어서 북한의 쌀값도 크게 오르지 않았는데 지금은 중국 동북지역이 심한 가뭄을 겪으면서 쌀값도 크게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실례로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길림백미(吉林白米)'라는 상표의 쌀은 5월 초까지만 해도 kg 당 가격이 인민폐로 3원50전이었습니다. 그런데 5월 20일 이후부터 4원, 4원20전, 이렇게 자꾸 오르고 있다는 거죠.
더욱이 북한의 장마당들에서는 "앞으로 중국의 쌀값이 kg 당 인민폐 6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돌면서 쌀 사재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북한의 현지 소식통들은 말을 했습니다.
박성우: 그러니까 현재 '길림백미' 1kg 가격이 중국인민폐로 4원20전이다, 라는 거잖아요? 그러면 북한 돈으로 이게 정확히 얼마 정도 되는 건가요?
문성휘: 네, 이게 북한 돈으로는 5천650원입니다. 제가 소식통들을 통해 장마당을 중심으로 가격조사를 좀 진행해 보았는데요. 6월 2일 양강도 혜산장마당에서의 환율은 중국인민폐 1위안 대 북한 돈 1천340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장마당에서 중국산 입쌀(벼)의 가격은 kg 당 북한 돈으로 5천650원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박성우: 그렇군요. 쌀값이 북한 돈으로 5천650원, 그럼 이게 5월 초와 비교하면 얼마나 오른 겁니까?
문성휘: 5월 초, 정확히 5월 12일 북한 양강도 혜산시의 장마당에서 중국산 입쌀은 kg 당 북한 돈으로 4천5백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5천650원이라는 거죠.
박성우: 그러니까 불과 열흘도 못되는 사이에 이렇게 장마당 쌀값이 북한 돈으로 1천150원, 이 정도 올랐다는 거군요.
문성휘: 네, 그런데 입쌀 kg 당 5천650원이라는 것이 현재의 가격이지, 지금 쌀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겁니다. 때문에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 예상이 어렵다는 거고요. 그런데 지금 북한의 식량가격 상승에서 아주 특이한 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박성우: 특이한 점, 그건 뭐죠?
문성휘: 중국에서 수입해 들여오는 식량은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다른 곡종은 가격변동이 그리 심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중국에서 수입해 들여오는 식량만 가격이 올랐다면 중국에서 들여오는 식량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문성휘: 예하면 찹쌀, 입쌀, 그리고 밀가루가 대표적입니다. 식량난이 극심할 때에는 중국에서 강냉이도 많이 들여오지만 지난해 농사가 잘 되다 보니 올해는 강냉이를 전혀 수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성우: 그러니까 정리를 해보면 중국에서 수입되는 식량인 찹쌀, 입쌀, 밀가루 이런 곡식의 값은 크게 올랐지만, 중국에서 수입하지 않는 강냉이를 포함해서 다른 식량의 가격은 오르지 않았다, 이 말이군요.
문성휘: 네, 맞습니다. 우선 중국에서 수입되는 식량인 입쌀은 좀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장마당에서 북한 돈으로 5천650원이고요. 찹쌀은 5월 초까지만 해도 kg 당 북한 돈으로 5천2백원이었는데 지금은 6천7백원으로 올랐다는 겁니다. 또 밀가루는 5월 초까지 북한 돈으로 4천원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5천4백원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박성우: 입쌀과 비교를 해보면 찹쌀이나 밀가루의 가격이 더 많이 오른 거군요. 그럼 중국에서 수입하지 않는 식량, 강냉이나 다른 식량의 가격은 어떻습니까?
문성휘: 일반주민들이 주식으로 하는 강냉이의 가격은 현재 장마당들에서 kg 당 북한 돈으로 1천7백원 정도입니다.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입쌀과 강냉이의 가격은 항상 두배 정도의 차이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지금은 입쌀과 강냉이의 가격이 세배가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거죠.
또 두부콩(메주콩)의 경우도 kg 당 북한 돈 4천7백원으로 5월초에 비해 크게 오르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양강도 주민들이 식량으로 여기는 감자의 경우 kg 당 북한 돈 9백원으로 가격변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박성우: 네, 말씀하신대로 강냉이나 감자의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건데 북한 일반 주민들이 사실상 주식으로 삼고 있는 게 강냉이나 감자잖아요. 그러면 북한의 식량난이 현재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 이렇게 봐도 되겠군요.
문성휘: 네, 중국에서 수입하는 식량가격이 크게 오른 반면 일반 주민들이 주로 먹는 강냉이나 감자의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은 걸로 봐서는 식량난은 별로 심각해 보이지 않습니다. 이젠 또 산나물이나 남새(채소)도 많이 나기 때문에 배고픔을 달랠 수 있는 다른 방법들도 많이 있다고 보여지고요.
하지만 지금은 비록 안정적이라고 하는 강냉이나 두부콩, 그리고 감자의 가격도 앞으로 오를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망했습니다.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지금 계속되고 있는 가뭄으로 하여 북한 주민들은 "벌써부터 올해 농사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박성우: 그렇군요. 그래서 주민들이 미리 식량을 마련해 두려고 하겠군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강냉이나 감자를 비롯한 다른 식량의 가격도 어느 순간에 오르게 될지 판단할 수 없다는 거고요. 만약에 일반주민들의 주식인 강냉이나 감자의 가격까지 오르게 되면 그땐 주민들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네, 문 기자가 계속 '혼란'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그렇게 되면 북한당국도 주민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 가격통제 같은 걸 하지 않을까요?
문성휘: 소식통들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북한 당국이 식량가격을 거의 통제하지 않고 있다고 겁니다. 지금은 북한에서 농촌동원이 한창인 시기이기 때문에 장마당도 오후 4시부터 밤 9시까지로 제한하고 있다고 하고요.
하지만 앞으로 일반 주민들의 주식인 강냉이나 감자와 같은 식량도 가격이 오를 경우 어쩔 수 없이 북한당국이 가격통제에 나서리라는 것은 뻔 한 노릇이다, 이렇게 저는 생각을 합니다.
박성우: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식량가격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요. 좀 전에 장마당에서 환율도 올랐다,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았어요. 그러면 장마당에서 다른 물가가 같이 오르는 게 있는지요?
문성휘: 환율이 올랐으니까 다른 물가도 다 올랐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건 식량 가격과는 별개라는 겁니다. 쌀처럼 중국에서부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북한장마당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일반 생필품은 환율변동에 따라 일정 수준만큼 가격이 올랐다는 거죠.
실례로 북한 돈 3천원이었던 신의주 운동화의 경우 환율이 오르면서 최근 장마당들에서 한 켤레에 3천5백원이라고 합니다. 중국산 쌀값 상승에 비하면 크게 오른 것은 아니지만 때대끼(한끼벌이)로 사는 북한 주민들에겐 좀 부담이 된다는 거죠.
그런데 북한 내부소식통들은 현재 장마당의 물가를 좌우하는 것이 쌀값이고, 그 쌀값은 최근 들어 중국산 쌀값을 기준으로 오르내린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때문에 앞으로 다른 모든 생필품의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박성우: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됩니다. 중국의 쌀값이 오르면서 북한의 장마당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건데요. 아마 앞으로 제일 큰 변수는 가뭄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뭄이 계속되면 식량 값이 오르지 않겠느냐는 북한주민들의 걱정도 커지지 않겠나 싶습니다. 앞으로 북한 장마당의 물가상황은 좀 더 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문 기자 오늘도 수고하셨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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