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북한 대남 협박, 그 이면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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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소년단 창립 66주년 경축행사를 위해 평양으로 올라가는 소년단 대표 선발에 큰 부정행위들이 있었고 그로 인한 주민들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6월 4일에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만든 공개통첩장이라는 걸 보도했습니다. 이 통첩장의 내용을 보면 조선소년단 창립 66돌 행사를 남한의 언론들이 폄하하고 있다. 이렇게 말을 하면서 "험악하게 번지는 사태와 관련해 역적패당에게 최후통첩을 보낸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의 대통령과 언론사들을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협박을 하는 내용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대남 협박을 하면서 소년단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뭐라고 보면 되겠습니까?

문성휘 : 네, 거기에 대해서 먼저 설명을 좀 드리자 면요. 자본주의 세계의 언론이 정권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은 적지 않은 북한 주민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박성우 : 자유롭게 보도를 하죠.

문성휘 : 네, 북한 주민들도 불법적인 영화나 음악을 비롯해 한국의 문화에 적지 않게 접하게 되면서 그런 정보들을 속속 파악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이 김정은 정권을 비판해 온 한국의 언론을 억지로 대통령하고 연관 지으면서 '최후통첩'이라는 대남도발을 강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도발이 올해 들어서만 벌써 네 번째인데요. 첫 번째 도발은 올해 3월, 인천의 한 국군부대병실에 북한 정권을 반대하는 구호가 나붙은 것을 구실로 시작됐고요. 두 번째 도발은 북한의 '광명성 3호' 로켓 발사실패를 두고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의 삶을 먼저 돌보라고 지적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또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박성우 : 네, 기억납니다. 지역별로 대규모 군중집회도 열고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말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퍼부으며 협박을 했었죠?

문성휘 : 네, 그렇죠. 그런데 그 일이 있은 후에 북한은 4월 23일, 조선중앙 통신을 통해 최고사령부 특별행동소조의 통고라는 것을 보도하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언론사들에 대한 테러를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박성우 : 그렇습니다. 그때 보면 한국의 언론들이 북한의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 이런 구실을 붙이면서 이렇게 말했었죠. "지금까지 있어본 적이 없는 특이한 수단과 우리식의 방법으로 불이 번쩍 나게 초토화해버리겠다"이런 식으로 협박을 했죠.

문성휘 : 네, 그런데 지금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요. 참 어이없는 것은 북한 당국이 최고사령부 특별행동소조의 통고와 함께 보복성전을 운운하며 당장 전쟁이라도 일어나는 것처럼 요란을 피우지 않았습니까?

그런 행동들을 쭉 이어오다가 5월 10일에 갑자기 입장을 바꿔서 인민군부대들에 농촌을 지원할 데 대한 국방위원회 명령을 하달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 속에서는 "인민군대가 농촌동원에 나가면 당장 전쟁은 누가 하냐?" 이렇게 일관되지 못한 김정은 정권의 선전을 비난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조용한 것 같더니 6월 4일, 조선소년단 창립 66주년 행사에 대한 한국의 언론들의 비판을 구실로 또다시 대남협박을 시작한 겁니다.

박성우 : 네, 저도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의 언론사들의 위도와 경도, 이런 좌표까지 밝히면서 협박을 했죠. 그런데 이 좌표가 좀 이상하다면서요?

문성휘 : 네, 국제적인 표기 방식대로 좌표를 열거했는데 상당한 오류가 있어 전문가들조차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문제는 북한이 왜 하필 지금, 그리고 이 시기에 갑자기 대남공세에 나서게 됐냐하는 건데요. 북한 내부 소식통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김정은 정권이 조선소년단 창립 행사를 조직하면서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겁니다.

박성우 : 실수요? 어떤 실수입니까?

문성휘 : 소년단 대표 2만 명을 평양에 초청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당연히 소년단 대표들의 인원선발부터 공평하고 차분하게 해야 되는 거죠. 그런데 평양에서 진행될 행사 준비에만 지나친 관심을 쏟던 나머지 지방대표선정을 방관함으로써 지방 교육당국들이 상당한 부정행위들을 저질렀다는 겁니다.

박성우 : 아, 그렇군요. 부정행위라고 하셨는데 어떤 행위를 말하는 겁니까?

문성휘 : 일단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번 소년단 대표 선정은 각 도의 인구와 학교 분포에 따라 분배됐다고 하는데요. 인구가 약 60만 명밖에 안 되는 양강도의 경우 소년단 대표로 500명을 배분 받았고요.

함경북도는 청진시만 해도 약 80만명으로 양강도의 인구를 넘어섭니다. 그래서 함경북도는 1200명 정도의 인원배분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보통 시, 군 소학교와 중학교들의 경우 한 학교에 5명씩의 대표들을 배정했고 농촌학교들은 많아야 1~2명 정도에 그쳤다는 겁니다. 그 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홍단 현지시찰을 할 때 이름을 지어 준 민홍단이와 같이 특별초청을 받은 대표들이 있다고 하고요.

문제는 이들 소년단 대표들 중에 노동자, 농민의 자식들이 1%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겁니다. 애초 이번 대표증을 받은 소년단원들은 '소년영예상 수상자'와 같이 취급한다, 대표증을 받으면 앞으로 대학을 가거나 군 복무를 할 때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다. 이런 소문들이 무수히 돌았다는 거죠.

박성우 : 특혜를 받을 거다. 이런 추정이 있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러니까 힘 있는 가정들에서는 자기 자식들을 소년단 대표로 넣기 위해 엄청난 부정들을 저질렀다는 겁니다. 소년단 대표 선정을 놓고 학교 안에서는 각 학급 담임교원들과 학생들 간의 커다란 갈등이 있었다고 하고요. 또 학교 밖에서는 힘 있는 간부들이 누구의 자식은 무조건 넣어라, 뭐 이런 식으로 되다나니 힘없는 가정들에서는 아무리 공부를 잘 하고 학교생활을 잘 했다고 해도 소년단 대표 자리는 엄두도 못 냈다는 겁니다.

양강도 혜산시만 해도 혜화중학교에 다니는 아무개는 도 체육지도위원회 간부인 아버지가 학교 지붕수리를 책임지겠다. 이런 약속을 한 대가로 대표로 선출됐다. 또 성후 인민학교의 누구는 학교 연구실 꾸리기와 창문유리를 해결해 줄 것을 부모들이 약속한 대가로 대표로 선출됐다. 이런 소문들이 무수하고요.

박성우 : 결국 돈 있는 집 애들이 대표로 되는 거군요.

문성휘 : 네, 함경북도 청진시 포항구역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는 구역 당 교육부장의 손녀가 대표로 선출돼 논란이 커졌다고 하고요. 역시 같은 구역 소학교에서는 구역수학경연에서 1등을 한 자기 아들이 대표선출에서 탈락한데 격분해 군관(장교)인 아버지가 학교 교장을 폭행하고 교무실에 있는 책걸상들을 파괴하는 난동도 있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참 별일이 다 있었군요.

문성휘 : 네, 이렇게 대표선정을 두고 큰 혼란이 일면서 그야말로 깨끗해야 할 소년단 대표들이 부자가정 대표라는 비난에 휩쓸렸고요. 어린 아이들도 큰 상처를 받았다는 겁니다.

특히 자식들이 소년단 대표에 선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적지 않은 학부모들이 항의의 표현으로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서 연쇄적인 결석자들이 늘어나 학교들마다 출석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이번 소년단 대표 선출을 놓고 북한이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그러니깐 이걸 정리를 좀 해보자면은 이런 비난과 혼란의 화살이 김정은 정권에 집중되는 거, 이것을 막기 위해서, 또는 주민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서 기만행동을 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대남협박을 강행할 수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또 문제가 뭐냐 하면 이런 혼란이 빨리 가라앉아야 하겠는데 "소년단 대표들이 김정은 1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한다, 참가자들에게 상당한 선물이 차례진다" 이런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들이 계속 확산되면서 주민들을 더욱 분노케 한다는 겁니다.

박성우 : 네, 무슨 말인지 알만 합니다. 가장 깨끗하고 차별이 없어야 할 행사가 이런 소년단 행사가 아니겠습니까? 이처럼 온갖 부정으로 얼룩져 어린 학생들과 담임교원들 사이에 큰 상처가 남는다. 또 학부모들의 갈등으로까지 이어진다. 문제가 있는 거죠. 북한 당국이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의 관심사를 돌리기 위해서 대남 협박을 하고 있다면 그 또한 큰 착오라는 생각도 듭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