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역와크 불법시장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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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북한은 오늘'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문성휘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중으로 여명거리에 70층짜리 건물을 세우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4월 건설을 시작한 여명거리에서 단 한달만에 70층짜리 건물의 20층까지 세웠다고 자랑했습니다. 세계 건축사에도 없는 기적같은 일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북한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라고 하는 105층짜리 류경호텔은 건설을 시작한지 30년이 되도록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습니다. 70층짜리 아파트를 새로 지을 돈이 있으면 105층짜리 류경호텔부터 빨리 완공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류경호텔은 프랑스의 한 건축회사로부터 설계도를 사들여 짓기 시작한 건물입니다. 1987년에 8월 28일 '청년절'을 맞으며 건설을 시작했는데 높이 323메터로 객실 3천7백여개, 2천여명이 참석할 수 있는 국제회의실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물의 설계가 아무리 훌륭한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한국은 2011년부터 건설을 시작한 롯데타워가 곧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롯테타워는 지하 6층, 지상 123층으로 높이만 555미터에 이릅니다.

추가로 세계에서 제일 높은 건물은 아랍연방국(아랍에미리트)의 '브르즈 할리파' 입니다. '브르즈 할리파'의 높이는 무려 830미터에 달하는데 한국의 기업인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아 완공한 것으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ᅠ

ᅠ 거기에 비하면 류경호텔은 2014년 외국의 언론들에서 인류 역사상 최악의 건물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김정은이 올해 중으로 건설하라고 지시한 70층 아파트도 완공되면 역시 최악의 건물이라는 평가를 면치 못하게 될 운명입니다.

왜냐면 건물은 살아있는 생명과 같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어머니의 배속에서 임신되어 완전한 형태를 갖추어가며 태어나듯이 건물도 상수도와 환풍구 등 매우 복잡한 시설과 충분한 양생기간을 거쳐가며 완공돼야 한다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방치된 북한의 류경호텔과 새로 짓는다는 여명거리의 70층 아파트, 최악이 될 그 건물들의 앞날을 지켜보며 '북한은 오늘'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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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외화벌이 기관들과 돈주들이 직접 나서 무역와크(품목)를 사고파는 시장이 평양에 크게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각 도소재지들에 있는 '조선중앙은행 지점'들도 무역와크를 거래하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무역와크 시장의 중심지는 평양시 보통강구역 경흥거리에 있는 대성무역은행 본점과 주변 음식점들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무역와크는 일정한 외화벌이 기관에 독점적으로 지정해 주는 수출 품목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러한 무역와크는 다른 기관이나 외화벌이 단위들과 절대로 거래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금지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양시를 비롯해 이젠 도소재지들에서도 불법적인 무역와크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최근 자강도의 한 무역부문 간부는 "외화벌이기관들마다 능력을 타산하지 않고 무역와크부터 따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정작 무역와크를 따놓고 보면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외화벌이 기관들마다 자신들의 능력에 한계가 있는 무역와크들을 정리하고 자신들이 쉽게 할 수 있는 품목으로 바꿔야 할 필요성이 생겨나면서 지금에와서 거대한 무역와크 시장이 형성될 수 있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이는 수출품목이 한정돼 있는 북한에서 힘있는 외화벌이 기관들이 무역와크를 무더기로 따내는 반면 지방이나 내각 산하 외화벌이 기관들은 무역와크를 전혀 따내지 못하거나 능력이 안되는 품목이 차례지는데서 비롯됐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한마디로 힘있는 무역기관들이 독점적으로 따낸 무역와크를 힘없는 외화벌이 기관들이 눅은(싼) 값에 사서 대신해주는 불법적인 제도가 흥행하면서 이제는 돈주라는 개인들까지 무차별적으로 국가무역에 뛰어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소식통은 정리했습니다.

무역와크 시장은 노동당 39호실 산하 대성총국에서 비롯됐다며 북한에서 송이버섯과 실뱀장어(새끼장어) 수출을 독점한 대성총국이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 외화벌이사업소들에 과제를 분담해 준 것이 발단이였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지금은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연계가 깊고 내각 산하 국가계획위원회까지 흔들 수 있는 당, 군, 사법기관들이 북한의 무역와크들을 완전히 독점하고 있어 무역와크를 전혀 따내지 못하는 외화벌이 기관들이 수두룩하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도 "내각 농업성 산하 수출원천동원사업소와 같은 기관들은 벌써 몇 년째 무역와크를 전혀 따내지 못하고 있다"며 "대신 이런 외화벌이 기관들은 힘있는 외화벌이 기관들에 빌붙어 연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올해 비료수입만 해도 응당 농업성 산하 수출원천동원사업소의 과제였지만 엉뚱하게도 국가보위부 외화벌이 기관이 비료수입권을 독점했다며 수출원천동원사업소는 국가보위부 외화벌이 기관의 심부름꾼 역할만 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북한에서 약초와 산나물 가죽제품의 수출권을 독점한 '릉라88무역(R-888)'은 수익금의 80%를 받는다는 조건으로 지방 5호관리소, 외화벌이 사업소, 무역관리국들에 무역와크를 쪼개서 주고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또 '릉라88무역'으로부터 산나물과 약초를 수출할 수 있는 무역와크를 분할받은 지방 외화벌이 기관들은 해당 품목을 수출할 때 반드시 '릉라88무역'이라는 명칭을 내 걸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수출승인도 되지 않는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무역와크를 가장 많이 독점하고 있는 단위들은 39호실 산하 대성무역과 향산지도국, 릉라88무역, 인민군총정치국 산하 칠성무역, 제2경제위원회 산하 부흥무역이라며 그 외 한가지 정도 무역와크를 따내는 외화벌이 기관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가지라도 무역와크를 따내면 그래도 힘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무역와크를 전혀 따내지 못하고 순수 힘있는 외화벌이 기관들의 역할을 대행해주며 이름만 유지하고 있는 외화벌이 기관들이 너무도 많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최근에는 힘있는 외화벌이 기관들의 업무를 대행해주는 개인 돈주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 돈주들이 국가 외화벌이 기관들로부터 무역와크를 분할받으려면 보통 중국인민폐 30만위안 정도는 현찰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무역와크 시장에서 외화벌이 기관들 사이의 거래는 수익을 어느 범위까지 나누는가를 합의하는 형식이지만 외화벌이 기관들과 돈주들 사이의 거래는 직접 중국인민폐나 달러를 내주고 수출권을 넘겨받는 형식이라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올해 4월 함경북도 청진시의 화교 세명이 돈을 합쳐내고 대흥총국으로부터 수산물 출권을 넘겨받은 사례가 있다며 이들은 수산물 수출권을 넘겨받은 뒤 청진수산사업소 냉동창고까지 돈을 내고 빌려서 쓰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들은 무역와크 시장까지 생겨나며 권력은 첨차 돈있는 자들에게 집중되고 있다며 "돈만 있으면 김정은도 능가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현실화돼가고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북한은 오늘'을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청취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