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양강도당 책임비서 김히택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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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양강도당 책임비서 김히택이 건강상 문제로 해임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새로운 양강도당 책임비서로 전 자강도당 조직비서가 임명되었다는 소식입니다.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자, 먼저 주요 현안들 좀 살펴 보겠습니다. 남한도 요즘에 가뭄피해가 참 크죠? 104년만에 가뭄이다. 이런 말도 나오고 있고요. 또 충청남도 태안에 있는 저수지에서는 잉어가 떼죽음을 당한 모습이 사진으로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수박과 토마토를 비롯한 농작물도 피해가 큽니다. 그런데 북한언론들도 가뭄피해에 대해서 연이어 크게 보도하고 있죠. 지금 상황 어떻습니까? 새로 알려진 내용 있는지요?

문성휘 : 네, 북한은 6월 중순 들어 중국 쪽으로 유입되는 구름의 영향을 받아서 양강도와 함경북도, 함경남도 지방에는 적지 않은 비가 내렸습니다. 그 외에도 평안북도와 함경남도 일부엔 국지성 폭우도 쏟아지면서 일부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가뭄피해가 큰 곳은 북한의 곡창지대로 알려진 황해남도와 황해북도, 평안남도, 강원도 지방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여러 농작물 가운데서도 가뭄에 취약한 강냉이와 메주콩의 피해가 제일 크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자, 또 다른 주요 현안은 어떤 게 있습니까?

문성휘 :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행보가 20여일 째나 사진이나 영상물로 보도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국경연선에 있는 북한 내부 대학생 소식통들을 통해 평양에 있는 친구들과 연락을 시도해 보았지만 평양의 대학생들도 몹시 이례적인 일로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렇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틀에 한번 꼴로 현지시찰을 했지 않아요? 그러면서 건재함을 과시했었는데요. 김정은 1위원장의 행보가 20일째 보도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의 북한 정황상 이해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무슨 영문이라고 보십니까?

문성휘 : 글쎄요? 북한 노동신문이 5월말, 6월초에 근로단체 대표자회를 개최한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금까지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근로단체 대표자회가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원인도 아마 은둔해 있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행보와 연관이 있다는 판단이 드는데 지금까지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박성우 : 네, 20여일 동안이나 알려지지 않고 있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행방, 요즘에 참 큰 관심사 중의 하나가 돼버렸는데요. 국가지도자가 이렇게 오래동안 은둔해 있어도 인민들이 전혀 알 수 없는 상황, 이런 상황은 오직 북한에서만 있을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자, 그럼 오늘 준비해 오신 소식들 좀 들어보겠습니다.

양강도당 책임비서 김히택 해임

박성우 : 양강도당 책임비서 김히택이 최근 해임되었다. 이런 소식이 최근에 북한 내부 소식통들로 부터 전해지지 않았습니까? 해임이유에 대해 좀 알려진 게 있는지요?

최근 해임된 양강도당 책임비서 김히택.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해임된 양강도당 책임비서 김히택.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성휘 : 네, 특별한 과오는 없고 일단은 연로한 몸에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병세가 악화돼 해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또 치매증상도 심하게 나타나 더는 일을 할 수가 없는 형편이었다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김히택의 경력을 보면은요. 양강도당 책임비서로 오기 전에 노동당 경공업부에서 1부부장 직을 지냈던데요. 노동당 경공업부 비서직은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이죠. 김경희가 지금까지 맡고 있는 그 자리죠?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김히택 양강도당 책임비서는 노동당 경공업담당비서 김경희의 밑에서 2001년 10월부터 2009년 2월까지 7년동안 제1 부부장으로 사업했는데요. 그래서 2009년 3월, 김히택 책임비서가 양강도로 발령됐을 때 주민들의 기대가 대단했다고 합니다.

박성우 : 기대가 컸다. 왜 그런가요? 김경희의 밑에서 일했다고 그런건 가요?

문성휘 : 네, 일단 북한 당국은 양강도 주민들에게 김경희 비서가 직접 키운 유능한 간부가 도당책임비서로 온다고 선전을 했습니다. 양강도 주민들도 경공업부문을 맡아 온 전문가인데다 김정일의 여동생 밑에서 오래동안 사업해 온 일꾼이니 김정일이나 김경희가 못 본척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래서 좀 덕을 봤습니까? 어떻습니까?

문성휘 :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양강도 주민들은 물론이고 간부들조차도 김히택을 가리켜 물히택이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그만큼 사업적 수완이라던가, 능력이 없었다고 합니다. 올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70돌 생일이나 김일성 주석 100돌 생일을 맞으며 다른 지방들에서는 식용기름 한 병이라도 선물로 주었고 여러가지로 좀 챙겨주느라 했는데 양강도는 술과 강냉이 가루로 만든 과자 500그램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박성우 : 오, 그렇군요. 그러면 김히택 책임비서를 대신해서 오는 신임 책임비서, 그 사람은 누굽니까?

문성휘 : 아직 정확히 발령이 나지 않았다고 하는데 간부들 속에서는 자강도당 조직비서가 양강도당 책임비서로 임명됐다. 이런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아, 그러니깐 발령이 될 것이다, 하는 것이지 정확히 발령된 건 아니라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런데 뭐, 간부들 속에서 그 정도로 짚는 걸 보면 대체로 정확하다고 봐야 합니다. 아직 이름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과 매우 가까운 사이다. 벌써부터 이런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양강도 주민들은 내심 기대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박성우 : 김정은 제1위원장과 매우 가까운 사이다. 얼마나 가까운 사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문성휘 : 네, 일단 간부들이나 주민들 속에서 떠도는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새로 오는 책임비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이후 첫 접견자라고 합니다. 2008년 12월 중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자강도 현지시찰을 할 당시 김정은 제1위원장이 후계자의 신분으로 처음 동행했다고 하는데요.

그때 자강도당 책임비서였던 박도춘이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동행한 반면 조직비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을 돌보면서 정치문제나 경제, 군사를 비롯해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고 합니다. 그런 인연으로 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따라 자강도를 방문할 때마다 조직비서와 따로 담소하는 시간을 가졌고 적지 않은 조언도 받았다는 후문입니다.

박성우 : 그런데 그 사람의 이름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는 거죠?

문성휘 : 네, 통일부 북한 인명사전에 나온 인물로 김영숙 자강도당 비서가 아닌가하는 판단이 드는데 그 내용은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해 보아야 알 것 같습니다.

박성우 : 알겠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측근이다, 그래서 양강도 주민들이 기대하는 바가 클 거다. 이런 말씀 하셨는데 단순히 측근이라는 점만으로 기대를 하기엔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문성휘 : 네, 그렇죠. 그런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새로 부임될 것으로 판단되는 자강도당 조직비서는 북한 당국이 국경도시의 본보기라고 자랑하고 있고 또 자강도 무역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만포시를 현대화하는 사업을 주도한 인물이라는 평도 있습니다. 무역부문과 경제부문에 아주 밝은 일꾼이다. 이런 평가가 있다고 하는데요.

더욱이 양강도의 경우 북한에서 중국과 가장 가까운 국경도시인 혜산시를 끼고 있으면서도 그 덕을 못 본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이 양강도 노동자들을 고용해 장백 탄광을 살리는 문제, 그리고 혜산맥주공장과 혜산둘쭉가공주 공장을 합영하는 문제를 비롯해 경제적 이득을 공유하려는 움직임을 많이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김히택 책임비서가 이를 적절히 처리하지 못했다는 건데요.

그러다나니 무역에도 밝고 경제적인 능력도 있는 자강도당 조직비서가 양강도 당 책임비서로 온다면 무역을 비롯한 경제가 활성화되고 주민들의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라는 것입니다.

박성우 : 네, 무슨 말인지 알만합니다. 누가 새로운 책임비서로 발령되든 주변 환경을 적절히 활용해 양강도 주민들의 생활을 보다 좀 알차게 꾸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