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의 보위부가 마약, 매음(매춘), 도박을 '3대 악'으로 규정하고 이를 뿌리 뽑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김정은 체제 선전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탈북자 박정숙의 재 월북 소식이 북한 주민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박성우 : 자,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먼저 현안들 몇 가지 이야기 해 보지요. 최근 최영림 내각총리와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이 두 사람이 독립적인 현지시찰을 하면서 언론에 자주 얼굴을 드러내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현상을 두고 북한이 김정은을 내세운 집단지도체제를 흉내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북한 내부에서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습니까?
문성휘 : 네, 북한의 간부들이나 지식인들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북한의 통치체제를 들여다보면 경제는 내각, 그러니까 최영림 총리가 지도하고, 군은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오른 최룡해가 지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박성우 : 네, 그렇죠. 경제는 최영림, 군은 최룡해, 이렇게 하고 있는 거죠.
문성휘 : 네, 그런가 하면 또 북한 언론들이 보도하는 바와 같이 이모부인 장성택의 이름을 항상 김정은 다음으로 불러 그가 김정은을 대리하는 실제적 권력자임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장성택이 김정은을 보좌하면서 최영림이나 최룡해와 같이 실권을 쥔 사람들이 공동으로 북한이라는 나라를 관리하는 체계로 나가고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그래서 집단지도체제 같다는 말을 하는 거죠.
문성휘 : 네, 이러한 사실은 최근 나온 김정은 찬양 노래만 보아도 잘 알 수 있습니다. 후계자로 등장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김정은 찬양가요는 '발걸음'이 유일하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최근에야 또 다른 찬양가요 '최후 승리를 위하여'라는 노래가 나왔는데 가사를 읽어 보았겠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비해 찬양의 강도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예전의 북한 같으면 지금쯤은 김정은 찬양 가요 수십 곡 정도는 나와야 정상이겠는데 말이죠. 이러한 사실은 현재 김정은의 권한이 많이 축소되고 장성택이나 최룡해와 같은 실권자들이 공동으로 북한을 관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겁니다.
박성우 : 그러니까 1인지도체제가 아니고 집단지도체제니까 그만큼 김정은을 찬양하는 노래 숫자도 줄어든 걸로 보인다. 이런 말이군요?
문성휘 : 네, 문제는 북한의 현 상황에서 집단지도체제가 성공할 수 있겠느냐 하는 거죠. 김정은이 빨리 독립적인 지도자로 부상하지 못하고 지금과 같은 집단지도체제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생전에 김일성이 늘 경계했던 종파, 그러니까 노동당이나 군부 내부에 여러 갈래의 계파가 생겨나며 수습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도 이러한 사실을 크게 주목하고 있는데요. 최근엔 김정은의 직접적인 지시보다 대부분 노동당이라든지 국방위원회, 노동당 군사위원회, 내각 등의 이름으로 된 지시문들이 내려오고 있다며 달라진 현실을 전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 네, 그렇군요. 집단지도체제로 나가는 북한의 앞날, 한 치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이 우연히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 그럼 오늘 준비해 오신 소식을 살펴보겠습니다.
1. 북, '3대 악' 뿌리 뽑기에 총력
최근에 말이죠. 북한 보위부와 보안부가 마약과 매음행위를 뿌리 뽑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소식 있었잖아요? 그런데 해마다 뿌리 뽑는다는 마약과 매음행위, 아직도 성행하나 보죠?
문성휘 : 네, 북한 당국이 국경을 통해 유입되는 자본주의 문화를 차단하고 탈북자들과 중국불법 휴대전화 통화자들을 단속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사이에 한동안 주춤하던 마약과 매음행위가 다시 성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급기야 북한 당국은 마약과 매음행위, 그리고 도박을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를 파괴하는 '3대 악'으로 규정하고 거기에 또 '밀주행위'를 식량난을 악화시키는 근본 요인이라고 몰아가면서 철저히 뿌리 뽑겠다고 팔을 걷고 나섰다고 합니다.
당국은 국가안전보위부 산하 1118상무와 인민보안부 산하 109상무, 여기에 기동타격대까지 동원해 6월 25일 경부터 삼엄한 단속을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이와 관련한 당국의 어떤 지시가 내렸는지는 정확히 아직 확인된 것이 없습니다. 다만 함흥시와 혜산시, 함경북도 청진시를 비롯한 큰 도시들에서 역전주변과 장마당 주변 인민반들에 대한 기습적인 숙박검열을 강행했다는 건 확인됐습니다.
최근 청진시를 다녀 온 함경북도 국경연선의 한 주민에 따르면 '1118상무'와 청진시 '기동타격대' 대원들이 한 밤중에 수남장마당 주변 인민반들을 기습적으로 검열하고 백여 명이 넘는 주민들을 소환조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숙박등록을 하지 않고 밤중에 남의 집에 함께 있던 남녀는 무조건 매음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구속했다고 하는데 이렇게 단속된 사람들 속엔 현역 군관(장교)들이 많아 상당히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 한 집에 7~8명의 주민들이 모여 도박을 하다가 많이 단속되었는데 도박을 하는 사람들 치고 필로폰, 북한 말로 얼음이라고 하죠. 이러한 얼음을 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아, 도박을 하면 얼음도 같이 한다.
문성휘 : 네, 최근에는 청진시 의학대학병원에서 얼음을 한 상태의 의사가 수술을 하다가 환자를 사망케 한 사건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박성우 : 의사가 얼음을 한 상태로 수술을 했다.
문성휘 : 네, 그런 일이 다반사라고 합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도 혜산시에서 대대적인 숙박검열과 밀주 단속이 시작됐다고 전하면서 혜산시의 경우 "고등중학교 4~5학년 학생들도 '얼음'을 하는 한심한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혜산시에서 밀주행위로 소문이 높은 마산동에 대한 가택수색을 벌리고 술을 뽑는 주민들을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벌리고 있다는데 이들에게 상당한 벌금이 떨어질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인민반 회의를 통해 "해마다 밀주행위로 소비되는 식량이 60만톤 이상"이라고 선전하고 있다는데요. "밀주행위로 하여 가뜩이나 어려운 나라의 식량사정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렇게 강조하고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글쎄요? 밀주행위로 식량사정이 더 안 좋아졌다, 설마 그렇기야 하겠습니까? 구실이 없으니 지어낸 말이겠죠.
2. 김정은 위대성 선전이 오리혀 주민들의 조롱거리
박성우 : 자, 이번엔 다른 소식입니다.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박정숙이라는 여성이있죠. 이 여성이 북한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얼마 전에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이 기자회견을 열고 박정숙 여성의 월북사건을 김정은 위대성에 비겨 크게 선전하지 않았습니까? 이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 어떻습니까? 좀 알려진 것이 있는지요.
문성휘 : 네, 이게 북한 주민들 속에서도 상당히 충격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박정숙이 한국에 입국할 때 등록한 이름은 박인숙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북한에서도 박정숙 여성의 월북사건이 큰 화제로 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북한이 원하는 쪽으로 화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와 정 반대라는 겁니다.
박성우 : 그러니까 원하는 것은 김정은의 위대성을 선전하자고 했던 건데 정 반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어떤 말입니까? 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문성휘 : 네, 조선중앙텔레비전이 박정숙의 월북 기자회견을 중계한 바로 다음 날, 그러니까 그게 6월 28일인 것 같은데요. 양강도 혜산 장마당에 소식이 일파만파로 번졌다는 겁니다.
그런데 박정숙 여성의 월북 기자회견 소식을 들은 주민들의 반응이 가관인데요. 장사꾼들이나 물건을 사러 온 주민들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정신이 좀 이상하지 않냐? 그 여성이" 또 그러며 한다는 말이 "김정은 대장이 우리의 탈북 길을 활짝 열어주셨다, 이젠 마음 놓고 압록강을 건너도 되겠다"고 웃고 떠들었다는 겁니다.
박성우 : 그게 무슨 말입니까? 김정은 제1위원장이 주민들의 탈북 길을 활짝 열어주었다, 무슨 말입니까?
문성휘 : 네, 한마디로 이젠 너도 나도 남조선으로 탈북 해 한 몇 년 동안 돈을 벌다가 돌아온다는 겁니다. 남조선에서 돈을 벌어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먹여 살리고 돌아오면 된다는 거죠. 그러면 김정은 대장이 온 가족들과 함께 평양에 불러주고 큰 집까지 선사해 준다니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어데 있겠냐? 그러니까 너도나도 이젠 다 같이 강을 건너 탈북했다 돌아오자. 이렇게 조롱한다는 거죠.
박성우 : 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박정숙 여성에게 베풀었다는 김정은의 배려를 비꼬는 말로 들립니다. 자,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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