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북, 전국 규모의 첫 국토관리 판정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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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국토관리판정을 위해 북한의 모든 장마당들이 운영을 중단하면서 큰 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완공 된지 3년이 지난 김일성종합대학 수영관과 전자도서관이 전력난으로 인해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먼저 식량사정 좀 이야기 해봤으면 합니다. 북한에서 두벌농사 자랑 많이 하죠? 지금쯤이면 어떻습니까? 올감자나 햇보리, 이런 곡식들 수확할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문성휘 : 네, 날씨관계가 많이 있긴 하지만 시기적으로 보면 6월말까지 올감자나 햇보리를 수확하고 거기에 벼를 심게 되어있습니다.

박성우 : 네, 그러니까 햇곡식을 수확하면 식량사정이 좀 나아져야 되는거지 않아요? 그런데 최근 장마당들에서 중국산 입쌀가격이 북한 돈으로 4천 원대를 넘어섰다. 이런 소식들이 많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무슨 사정이 있는지요?

문성휘 : 네, 북한에서 두벌농사는 김일성 시대부터 많이 강조해왔습니다. 또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두벌농사를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했고요. 하지만 두벌농사를 지으려면 비료나 거름이 애벌(초벌) 농사짓기보다 배가 더 필요합니다.

박성우 : 아무래도 두벌농사이니 비료나 거름이 더 많이 든다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죠. 그런데 북한이 자체로 비료생산을 못하다 나니 두벌농사는 말뿐이지 해마다 6월 말쯤이면 애벌농사 수확을 한다고 하는데 실제 식량가격엔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박성우 : 아, 그러니까 식량가격에 영향을 줄만한 정도도 못된다. 그렇게 극히 제한적이고 임시적이다. 이 말이군요?

문성휘 : 네, 당장 먹을 것이 없어 일하려 못 나오는 농장원들 세대들만 특별히 5~6kg씩 나눠줄 정도니깐요. 두벌농사라는 게 순 형식일 따름이죠.

최근 식량가격이 갑자기 오른 것은 함경북도 청진시와 함경남도 함흥시, 그리고 양강도 혜산시를 비롯한 각 도 외화벌이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던 북한 돈을 마구 풀어서 장사꾼들로부터 중국 인민폐를 거두어들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게 지금 고사리가 막 시작되는 때여서 외화벌이 기관들마다 고사리와 맞바꿀 식량이 필요했는데 이런 식량을 중국에서 사와야 하니까 당장 많은 중국 인민폐가 요구됐다는 것이 현지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양강도 혜산시나 함경북도 회령시의 경우 7월 3일 경까지 중국 인민폐 1위안 대 북한 돈 730원이던 환율이 7월 6일 경에는 한시적으로 1위안 대 북한 돈 900원을 넘어서면서 주민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점차 내리기 시작한 환율이 7월 9일에는 중국인민폐 1위안 대 북한 돈 800~830원 선에서 오르내리고 있거든요.

박성우 : 환율이 상당히 올랐군요. 7월 3일까지 중국 인민폐 1위안에 대 북한 돈 730원이었는데 지금은 1위안 대 830원이다. 한 주 사이에 평균 100원 정도는 더 올랐다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이렇게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식량가격도 함께 올라 보통 중국산 쌀 1kg에 북한 돈 3천3백원 정도였는데 최근엔 최고 4천7백원까지 올랐다가 조금 내린 것이 4천원 정도에 머물고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3천 3백원에서 4천원 정도다. 이것도 쌀 1kg에 700원 이상 갑자기 올랐다는 건데요. 현지 주민들의 충격이 얼마나 컸겠는지 짐작이 갑니다.

1. 북, 전국 규모의 첫 국토관리 판정 실시

박성우 : 자, 그런데 문 기자, '국토관리판정'이라는 거하고 쌀값이 올라가는 거하고 관련성이 있다면서요?

문성휘 : 네,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환율폭등으로 인해 북한의 식량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이런 얘길 했는데요. 이렇게 쌀값이 오른 이면엔 북한이 7월 4일부터 7일 사이에 전국적 규모로 실시한 '국토관리 판정'이라는 게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올해 4월 27일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의 요구에 맞게 국토관리 사업에서 혁명적 전환을 가져올 데 대하여'라는 노작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5월 8일에는 평양에서 '국토관리총동원운동 열성자 대회'라는 걸 조직했고요. 그 연쇄적인 사업으로 올해 처음 전국적 규모의 '국토관리 판정'이라는 것이 실시됐다는 겁니다.

박성우 : 네, 들었습니다. 그런데 '국토관리 판정'이라는 거 하고 쌀값은 어떤 연관이 있습니까?

문성휘 : 네, 이게 상당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이번 '국토관리 판정'을 계기로 북한은 해마다 봄철과 여름, 가을철에 '국토관리 판정'을 실시하고 가까운 앞날에 산림자원과 도로, 강하천을 비롯한 국토관리에서 획기적인 전환을 일으킨다. 이런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데요.

그런 의미에서 올해 처음 실시된 '국토관리 판정'은 각 도 소재지들로 통하는 기본 도로와 강하천 검열을 진행했다는데요. 장마철에 산사태가 나지 않도록 도로 주변에 석축을 든든히 쌓고 도로주변으로 흐르는 강하천이 범람하지 않도록 물길정리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이런 관리 정형을 각 도 검열성원들이 호상(상호) 검열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는데요. 함경남도를 비롯해 일부는 판정검열에서 합격을 받았지만 양강도와 자강도를 비롯한 일부 도들은 불합격을 받아 다시 판정을 받아야 할 처지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판정검열이 진행되는 5일 동안 전국적으로 장마당 운영을 완전히 중단하고 주민들을 모두 도로 닦기와 강하천 정리에 동원시켰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 혼란이라는 거 대단하죠. 가뜩이나 비싼 쌀값이 더 오르게 되고.

박성우 : 그렇군요. 그런 부작용이 있었군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국토관리'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니 때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은 들고요. 하지만 장마당 운영까지 중단하면서 이렇게 주민들을 동원시켜 식량가격이 오르게 했다는 점은 참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2. 종합대학 수영관, 전자도서관 운영 제대로 못해


자, 문 기자. 다음엔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문성휘 : 네, 북한이 2009년 9월 30일에 김일성종합대학 수영관을 준공했고 이듬해인 2010년 4월 14일에는 김일성종합대학 전자도서관 준공식을 크게 가졌습니다.

수영관은 연 건축면적이 1만4370평방이고 전자도서관은 1만5천 평방인 대규모로 꾸려졌다고 하는데요.

수영관의 경우 군인건설자들이 동원돼 불과 8개월 만에, 전자도서관은 9개월 만에 완공됐고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두 차례씩 현지시찰을 하면서 세계 최첨단 수준으로 지을 데 대해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북한 언론들이 이구동성으로 자랑했듯이 규모나 면적, 그리고 설비들은 모두 외국에서 사들여 세계적 수준으로 꾸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운영수준은 세계 최하위라는 것이 최근 북한 대학생들의 주장입니다.

박성우 : 왜 그렇습니까?

문성휘 : 이게 수영관의 경우 정수시설과 냉온시설을 갖추었다지만 전기가 없다나니 겨울철엔 아예 가동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요. 그나마 여름철도 수요일과 토요일에만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제한적인 가동을 하는데 이마저도 학부별로 순위를 정해 미리 예약을 해야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자도서관의 경우는 더 한심하다고 하는데 도서관 자료 열람권은 학생들과 교원들이 다르다는 겁니다. 또 교원들이라고 해도 일반 교원들과 교수, 박사들이 보는 자료가 다르고 자기 전공분야에 따라 열람규정이 아주 엄격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학생들이 볼 수 있는 자료들은 일부 기술서적들 외엔 북한 당국이 출간한 도서밖에 볼 수 없다는 거죠. 그러다나니 전자도서관이 도서관으로 이용된다기보다 대학생들이 컴퓨터를 배우기 위해 드나드는 장소로 이용하는 게 대부분이라는 겁니다.

이러한 전자도서관도 겨울철에는 예고 없는 정전으로 자료유실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운영되지 못하고 여름철이라고 해도 오후 2시부터 저녁 6시까지로 시간이 제한된다는 겁니다.

박성우 : 이게 근본적으로 전기가 부족해 정전도 자주 되고 이게 원인중의 하나가 되고 있는 거군요? 참 답답한 일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었다고 해도 이렇게 운영을 제대로 못하면 있으나 마나 한 거 잖아요?

문성휘 : 네, 그렇죠. 북한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최근에는 전력사정으로 인해 군수공장들조차도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자주 정전되고 있다고 합니다. 사태가 그 정도니까 김일성종합대학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거죠.

박성우 : 네, 최근 북한 언론들을 보면 '세계적인 추세'라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발언을 강조하면서 뭔가 개혁에 나설 것 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죠. 개혁개방만 되면 김일성종합대학 수영관이나 전자도서관도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운영을 정상화 할 수 있지 않겠나, 이런 기대를 가져봅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