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북, ‘새 경제관리 체계’ 치열한 논쟁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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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6.28 새 경제관리 조치'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북한 주민들 속에서 치열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먼저 현안부터 좀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이 소위 '김일성의 동상을 까부수기 위한 모임', 그러니까 '동까모'의 조직원이라고 알려진 전영철이라는 인물을 조선중앙텔레비전에 출연시켰죠. 그리고 '동까모'의 조직에 미국과 한국의 정보기관이 개입돼 있다. 이런 주장을 펼치고 있지 않습니까? 또 '동까모'를 구실로 "핵문제를 전면 재검토 하겠다" 이런 외교부 성명까지 발표했습니다. 자, 어떻습니까? '동까모'의 조직원 전영철이라는 인물의 활동에 대해서 좀 알려진 것이 있는지요?

문성휘 : 네, 일단 한국 언론들을 종합해 보면 은요. 전영철이란 인물은 1960년 생으로 지난 2010년에 탈북해 강원도 춘천시에 집을 받고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시 출신인 전영철은 탈북하기 전 '평양영금봉회사' 지도원으로 마약밀매 등 북한 당국의 조직화된 범죄행위에 개입해 왔고요. 2010년 8월 말에 북한사회에 대한 불만을 품고 회령시에서 김정일 정권을 비난하는 삐라를 뿌리고 중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조선중앙텔레비전'의 기자회견을 통해 전영철이 6월 18일 김일성의 동상을 파괴할 목적으로 몰래 두만강을 건너 국경도시에 침투해 주변을 탐색한 뒤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려다 체포됐다.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언론들에 따르면 전영철은 지난 5월 5일, 한국의 한 언론사 취재팀과 함께 북한 내부에 있는 지하교회를 취재하기 위해 중국 길림성 용정시에 갔다고 하고요. 이후 5월 23일 새벽 2시에 중국 룡정시 삼합이라는 마을에서 몰래 두만강을 건너온 북한 주민 김 모씨와 만나 북한 내부를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전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 씨와 함께 두만강을 건넌 북한 국경경비대원에게 중국 인민폐 3천 위안을 뇌물로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 과정을 함께 동행한 기자들이 모두 촬영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것은 그가 미국이나 한국 정보기관의 임무를 받고 갔다는 북한의 주장과는 달리 한국의 언론사를 돕기 위해 갔다는 그런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전영철이 중국 용정으로 간 또 다른 목적도 있습니다. 그가 사라진 것이 5월23일 오후 4시 경이라고 하는데 용정에 거주하는 한 조선족 여성으로부터 북한산 마약을 넘겨받다가 현장에서 중국공안에 체포됐다는 것이 소식통들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그 과정에 중국공안에 체포돼 북한 보위부로 이송되었다는 점도 한국의 수사기관을 통해 확인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북한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그 무슨 증거라며 내 밀었던 게 있었죠? 전영철의 여권과 그가 가지고 있던 '조선일보'기자의 명함장이었습니다. 자, 그런데 이것 자체가 참 이상하죠. 몰래 북한에 침투했다면 어떻게 대한민국 여권에 한국에 있는 어느 신문사 기자의 명함장까지 가지고 있었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고요. 이건 정말 누가 봐도 좀 어설퍼 보인다. 이런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 그럼 오늘 준비해 오신 소식 한번 들어보기로 하겠습니다.

북, '새 경제관리 체계' 치열한 논쟁 불러


문성휘 : 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북한식 개혁이 오는 8월부터 부분적인 시범 도입에 들어 갈 것으로 파악이 됐습니다.

간단한 내용들을 보면 우선 교육부분과 보건부분에서 먼저 시작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고요. 또 내각의 각 성, 위원회들에서 산하 기관들 중 시범단위를 정해 올해 말까지 운영하고 이와는 별도로 각 도마다 지방공업공장들 중에서 시범공장들을 3~5개 정도로 운영해 보면서 점차 형식과 방법을 조정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농촌의 경우는 각 도마다 3~4개의 협동농장들을 분조도급제 형식으로 내년 농사가 시작되기 전인 3월 말까지 운영한다는 내용입니다.

운영방식은 일단 북한 당국이나 지방당국이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현금을 이자 돈의 형식으로 빌려준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한국식으로 말하면 대출이라는 거죠?

문성휘 : 네, 대출이죠. 공장 기업소들은 그 돈을 가지고 일체 자재부터 전기에 이르기까지 북한 당국을 통해서든, 아니면 중국과 무역을 해서든 구입을 해가지고 생산을 한다는 것이고요. 생산품도 공장, 기업소들이 자신들의 결정에 따라 처분한다는 겁니다. 일단 중국에다 수출을 하든, 국내 시장에 팔든 국가가 간섭하지 않는다는 거죠.

다만 조건은 '신발 공장'이다 하면 '신발'이나 그와 연관된 상품밖에 생산을 못한다는 겁니다.

박성우 : 아, 그렇군요. 그러니까 생산품을 마음대로 선정하지 못하게 되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농촌은 2002년 '7월 1일 새 경제관리 조치' 때에 제정한 분조관리제 방식을 그대로 운영한다는 것인데 내용을 보면 초기에 북한 당국이 생산물의 70%, 농민들이 30%의 비율로 나누고 점차 농업생산이 증가함에 따라 북한당국이 50%, 농민들이 50%로 나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개혁조치'가 성공을 거둘 수 있겠는 가인데 주민들은 크게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론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렇죠. 이게 성공할지 말지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자, 그런데 논쟁이 치열하다면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 이런 얘기지 않아요?

문성휘 : 네, 그렇죠. 우선 조금 전에도 말한 것처럼 신발공장에서는 신발과 그와 연관된 상품들만 생산한다. 이렇게 정해져 있으니 주변의 수효에 따라 생산을 결정하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고요. 또 공장의 확대나 이전과 같은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현재 북한에 당장 생산을 할 정도의 공장기업소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겁니다. 또 전기나 연료문제도 마찬가지죠? 공장기업소들을 돌리려면 우선 전기 문제부터 풀어야 하는데 현재 북한의 전력생산량을 가지고는 공장기업소들을 돌리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거죠.

협동농장들의 경우도 비료나 비닐박막을 비롯해 영농자재들을 구입한 비용을 어떻게 처리해야 되는지, 이런 문제가 제대로 정해지지 않아서 농민들 속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시범적으로 운영될 교육, 보건부문 노동자, 사무원(공무원)들의 월급이 현재 받는 월급의 100배인 15만 원 정도로 오를 것으로 예견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국정가격을 아예 없애고 모든 가격을 시장에 맞춘다는 건데요.

북한주민들은 이 부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북한이라는 사회가 자체로 생산을 못해 생필품이 모자라서 생활이 어려운 사회인데 갑자기 월급을 장마당 물가에 맞추면 장마당 물가가 그대로 유지되겠냐 하는 것이죠.

박성우 : 그렇습니다. 월급이 백배만 오르면 좋은데 물가도 덩달아 오르니 문제인 거잖아요.

문성휘 : 네, 자칫 굉장한 인플레를 초래해 지금도 신용이 없는 북한 화폐가 그 가치를 완전히 상실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북한 당국은 쌀 1kg에 천원 정도로 가격통제를 시행한다는 건데 앞서 '화폐개혁'에서 실패한 것처럼 장마당 가격을 통제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시범운영 기간을 너무 짧게 정한 것도 사회적인 혼란을 조성할 가능성이 높고요. 아직까지 개인들이 마음대로 공장이나 기업소들을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주지 않았다는 점도 개혁개방과 거리가 멀고,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주민들의 판단입니다.

주민들은 일단 중국식 개혁개방, 다시 말해서 개인이 마음대로 사업권과 생산권을 가지고 토지도 개인들에게 완전히 분배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 그런데 지금은 이제 시작이고요. 점차적으로 그런 부분들을 개혁해 나가지 않을까. 이런 희망도 가져봄직 한데 어떻습니까?

문성휘 : 네, 북한 당국 역시 먼저 '새 경제관리 체계'를 도입하는 부분들에 대해 시범적인 조치라는 것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시범적인 조치를 통해 보다 완벽하게 고쳐나간다. 이런 건데요.

문제는 그 사이 주민들의 혼란이 일 경우, 또 그 혼란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김정은 정권이 과연 버텨 내겠냐 하는 거죠. 또 완전한 개혁이 아니라 모든 생산 분야를 북한 당국이 틀어쥐고 그 틀 안에서 생산량과 판매의 자유만 주겠다는 건데 이게 과연 성공할 수 있는지는 북한 주민들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그러니까 북한당국이 계획경제라는 큰 틀은 손대지 않는다. 라는 뜻이지 않아요? 이게 성공할 건지 아니면 실패로 끝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시작하려면 좀 제대로 된 개혁개방을 해 북한 주민들에게도 문명한 생활혜택이 차례졌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자,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