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군부가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을 숙청한 직후에 평양방어사령부 간부들을 대폭 물갈이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김정은 제1비서의 중국방문설이 내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공식방문은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의견이 북한주민들로부터 나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박성우 : 자,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자, 먼저 재미있는 뉴스 하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미국에 '애슐리 매디슨'이라는 결혼정보업체가 있는데요. 이 결혼정보업체는 인터넷을 통해서 결혼상대를 찾아 서로 인연을 맺어주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라고 합니다. 자, 그런데 이 '애슐리 매디슨'이 로스안젤스(로스앤젤레스) 공항의 대형 광고판에 김정은 제1위원장의 사진을 내걸었다고 합니다.
문 기자도 이미 보셨죠?
문성휘 : 네, 봤습니다. 그게 7월 28일 '비즈니스 인사이더'라는 미국의 경제신문이 이런 소식을 처음 보도했는데요. 저도 그 기사를 보고 한참 웃었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인민복 차림의 김정은 제1위원장 사진 옆에 쓰인 광고문구인데요.
박성우 : 네 그렇죠.
문성휘 : '당신이 이 사람처럼 생겼다 해도 반드시 연애 상대를 구해드립니다' 이런 글이 적혀있다네요. 서구사람들의 눈에는 김정은 1위원장이 아주 못 생긴 얼굴인가 보죠?
박성우 : 아, 글쎄 못 생겼다기보다는 좀 뚱뚱한 편이죠. 한국이나 다른 아시아 나라들이나 서구사람들도 마찬가진데요. 뚱뚱한 사람은 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죠. 그래서 고생해가면서 살을 빼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까.
문성휘 : 아, 뚱뚱하다는 걸 표현한 말이었네요. 그러니까 그렇게 뚱뚱한 사람이라고 해도 반드시 연애 대상자를 찾아 드린다, 이런 얘기였네요?
박성우 : 그렇습니다. 북한에선 뚱뚱하고 배나온 사람이 돈 많고 권세 있는 사람이다. 이렇게 평가를 받는다면서요? 이해는 됩니다. 하도 가난하니까 그런 것 같은데 뚱뚱한 사람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북한사회, 이게 서구인들의 시각에선 굉장히 이상하게 보이는 거죠. 김정은 제1위원장도 그러한 북한 사회가 만들어 낸 인물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자, 문 기자 오늘 준비해 오신 소식, 한번 들어보도록 하죠.
1. 북, 평양방어사령부 군관들 대폭 교체
문성휘 : 우선 북한이 리영호 인민무력부 총참모장을 숙청한 후 신속하게 평양방어사령부 고위 군관(장교)들을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장은 숙청이나 해임은 없었고 인민무력부 산하 지방군 부대들에 분산 배치했다고 하는데요. 일각에서는 '반당 반혁명 분자 리영호 놈의 죄행'이라는 폭로문서를 인민군 총정치국이 작성해 중대장 이상 군 간부들에게 열람하도록 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박성우 : '폭로문서'라고 하셨는데 이게 어떤 겁니까? 과거에도 그런 문서가 있었던가요?
문성휘 : 네, 북한은 과거에 공개처형 당한 서관히 농업담당비서와 '심화조' 사건의 주동인물로 알려진 사회안전부(전 인민보안부) 정치국장 채문덕을 숙청한 후에 간부들을 상대로 이런 비공개 문건을 돌린 적이 있긴 있습니다.
박성우 : 그때도 폭로문서 형식으로 돌렸었군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이번에도 실제 그러한 '폭로문서'가 배포됐는지, 아니면 그런 문서가 배포될 것으로 지레 짐작한 얘기가 부풀려 진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리영호는 후계자 시절 김정은과 노동당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승진하면서 알려진 인물입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에는 잘 알려진 인물이지만 북한 주민들 속에는 별로 알려진 게 없는 인물이고 북한주민들이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습니다. 거기다 리영호 문제가 널리 알려지기 전에 북한이 김정은의 원수칭호를 요란하게 발표하면서 주민들의 기억에서는 리영호라는 이름이 거의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평양시 방어사령부의 지휘관들을 대폭 물갈이 했다는 사실은 여러 소식통들이 공통적으로 전하고 있는데요. 한두 명도 아니고 평양시에 거주하던 적지 않은 군 지휘관들을 지방 군부대들에 재배치했다니 소문이 날 만하다. 이렇게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소식을 전한 소식통들도 왜 그들이 물갈이 됐는지 이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리영호 사건과는 전혀 결부할 생각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요.
다만 리영호가 과거 오랫동안 호위총국 산하 평양방어사령부 사령관으로 있었고 지금도 그쪽에 인맥이 강하다는 점 때문에 이번 지휘관들 물갈이가 리영호 숙청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해 보는 것입니다. 김정은 정권이 그들을 숙청한 것이 아니라 지방에 분산 배치했다는 것은 먼저 리영호의 세력들이 결집하지 못하게 분산해 놓고 나중에 하나하나 제거하려는 것 아니겠는가 이렇게 보는 거죠. 그렇게 해서 리영호 숙청으로 인한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분석해 볼만합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분산시켜 놓고 하나하나 제거한다. 그렇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그럼 리영호 숙청사건으로 또 다른 희생자들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인데요. 앞으로 어떻게 이 사건이 전개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 다음 소식 또 전해주시죠.
2. 북 주민들, '김정은 중국방문은 아니야'
문성휘 : 네, 최근에 인민보안부장 리명수가 보안부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습니까? 대표단이 김일성의 유적지까지 돌아본 것으로 알려져 김정은이 곧 중국을 방문하는 것 아니냐? 이런 추측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런데 7월 10일 이후 북한에서도 국경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비사회주의 검열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이 비사회주의 검열이 더욱 강화되고 있고 국경지역을 아예 철통으로 봉쇄했거든요.
그래서 그쪽에서도 '이거 김정은의 중국방문이 아니냐?' 이런 말들이 일부 돌고 있긴 합니다.
박성우 : 아직은 추정이지만 그런 소문이 돌긴 한다는 거죠?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소식통들은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한다면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고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처럼 열차로 갈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주장입니다.
박성우 : 오, 또 열차로 간다고요?
문성휘 : 네, 비행기로 중국을 방문하자면 중국 영공이 아니라 북한 영공이 더 우려스럽다는 거죠.
박성우 : 무슨 말입니까?
문성휘 : 이게 과거 1956년 김일성 주석이 소련을 방문하고 돌아 올 때에도 반대파들이 평양 순안공항에 고사포를 대기시켜 놓았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 경험 때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외국방문 시 비행기를 이용하지 못했다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판단이고요. 솔직히 북한이 아직 한국이나 다른 나라들과 같이 현대적인 대통령 전용기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열차이용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에 큰물피해가 있지 않았습니까? 이 큰물 피해로 지금 열차들이 움직일 상황이 아닙니다. 평양과 그 주변도시들의 철길들이 유실되어서 평양-신의주행이나 평양-두만강행도 기약 없이 운행이 중단됐고요. 이런 상황에서 당장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들고요.
박성우 : 일단 철도사정이 좋지 않다는 거군요? 이번에 태풍하고 큰물로 많이 부상당하고 죽고 그랬더군요. "88명이 숨지고 134명이 부상했다" 이런 보도를 조선중앙통신이 7월 28일인가 내보내지 않았습니까?
문성휘 : 네, 네 그랬죠. 당장은 방문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그런 거죠.
그리고 두 번째로는 북한내부 사정이 아직도 좋지 않다는 겁니다. 북한 내부소식통들의 말에 의하면 리영호 총참모장 숙청사건도 있었고 또 지금 지속적으로 소식통들이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김정은이 아직까지 지방시찰을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평양시 주변만 계속 맴돌고 있다는 점도 북한 내부사정이 좋지 않다는 반증이라는 거죠.
또 소식통들은 리명수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인민보안상의 중국방문과 같이 드러내 놓은 인물을 통해서 김정은의 중국방문을 논하지는 않을 거라고 주장이죠. 그래서 인민보안부장 리명수의 중국방문은 김정은의 중국방문 문제를 토의했다기보다 지금 북한이 강력하게 추진 중인 인민보안부 장비 현대화, 또 인민보안부 산하 기동타격대의 무장장비 현대화에 초점을 두었을 개연성이 높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정리를 해보자면 이번에 인민보안부 대표단이 중국을 찾아 갔는데 이게 김정은의 중국방문 문제를 토의하기 위해서 간 건 아니였던 것 같다. 그런 얘기죠?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어쨌든 올해 안에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할 것 같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측인데요. 최근 북한의 개혁움직임과 더불어 김정은의 중국방문이 언제 이루어지고 또 무엇을 토의하게 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자,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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