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불량중국식품 추방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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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당국이 중국에서 생산된 일부 불량식료품(식품)을 판매금지하거나 수입금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북한이 마식령 스키장을 비롯해 전국의 건설장에서 사용되던 발파용 도화선을 긴급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 북, 불량중국식품 추방령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북한 당국이 장마당에서 중국산 불량식료품을 모두 회수하거나 아니면 애초에 북한으로 유입되지 못하도록 수입금지 품목으로 정했다, 이렇게 얼마 전 우리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이 소식을 전해왔죠?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박성우 : 중국산 불량식료품 때문에 한국에서도 말이 많은데 북한도 마찬가지인가 보죠?

문성휘 : 솔직히 북한이야 더 하죠. 불량식료품뿐이 아니라 중국산 불량의약품들까지 많이 들어와 주민들이 목숨을 잃는 사고도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박성우 : 식료품이나 의약품만은 정말 불량품이 없어야 될 텐데 말이죠.

문성휘 : 그렇죠. 그래서 북한 당국이 직접 나선 것으로 확인되고 있고요. 북한 당국이 이러한 조치에 나서게 된 것은 7월 27일, '전승절'과 관련돼 있다고 합니다. 당시 중국관광객들이 평양에 많이 몰리면서였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중국관광객들이 평양백화점과 보통강백화점에 들르면서 일이 터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외부세계에도 잘 알려진 것처럼 평양백화점과 보통강 백화점, 그리고 평양에 있는 대다수 상점들은 상품들이 모두 중국상품들을 판다고 합니다. 80% 이상이 중국산이라고 하고요. 그런데 이런 상품들 중에 중국정부도 판매를 금지한 불량식료품들이 적지 않게 섞여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때늦게 알아차린 중국관광객들이 노골적으로 항의하면서 '평양백화점들에 있는 상품들은 모두 가짜다' 이런 소문이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 확산되었다고 합니다. 이 같은 소문이 확산되면서 중국관광객들이 이미 샀던 물건들까지 모두 물리(반품)는 소동을 벌려 한때 백화점의 일부 매장들이 많이 시끄러웠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북한 당국이 백화점들에 있는 불량식료품들과 가짜 상품들을 가려내기 시작했고 결국은 평양을 비롯한 지방 장마당들까지도 중국산 불량식료품들을 퇴치하는데 동참하게 됐다고 합니다.

지방의 경우 8월 초부터 각 인민위원회 산하 '품질감독국', 이게 북한에서 식료품과 일체 생필품의 품질을 관리 감독하는 기관입니다. 이러한 '품질감독국'에서 중국산 식료품들을 회수해 일일이 검사를 했다고 하는데요.

양강도의 경우 식료품 검사 결과 연변조선족 자치주 '화룡식품유한공사'에서 생산된 까면, 그러니까 이 '까면'이라는 게 한국으로 말하면 쌀국수입니다. 이러한 '까면'과 과자, 빵을 모두 수입금지하고 이미 수입돼서 장마당에서 팔리고 있는 것도 모두 회수하도록 조치했다는 겁니다.

박성우 : '화룡식품유한공사'에서 생산된 식료품들만 수입 금지를 했다는 건가요?

문성휘 : 그런 건 아닙니다. 장마당에서 일체 '까면'류는 팔지 못하도록 했고요. 일부 중국산 과자류, 훈제계란, 진공포장이 된 닭과 오리고기, 그리고 중국산 돼지고기를 완전히 판매 금지했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러한 식료품들은 어떤 문제가 있어 판매를 금지했다는 거죠?

문성휘 : 일단 북한은 식료품이 불량판정을 받더라도 왜 불량인지는 일체 주민들에게 공개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강도 소식통들이 전해온데 따르면 화룡현에서 생산된 '까면'이나 과자류에는 쌀이나 밀가루 성분이 30% 정도밖에 들어있지 않았다는 겁니다.

박성우 : 좀 전에 '까면'이 '쌀국수'라고 했는데 '쌀국수'에 쌀이 30%정도밖에 안 들어 있었다면 나머진 무엇으로 채워졌다는 거죠?

문성휘 : 나머지는 흙이라는 거죠. '규조토'라고 바다의 미생물들이 죽어서 쌓인 백색이 나는 퇴적층인데요. 이러한 '규조토'에는 독성이 없기 때문에 식료품에 첨가돼도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국 상인들이 이러한 규조토를 톤당 60달러 정도씩 주고 북한에서 수입해 간다는 거죠. 이렇게 북한에서 사간 규조토를 가지고 '까면'이나 과자를 만들어 도로 북한에 판다는 겁니다.

박성우 : 참 웃기는 일이네요. 그러면 '까면'이나 과자가 말 그대로 흙덩이에 불과하다는 거잖아요?

문성휘 : 네, 흙덩이죠. 인체에는 전혀 무해하다고 하지만 그러한 규조토로 만든 '까면'이나 과자는 식료품이 될 수 없다는 거죠. 거기다 훈제계란이나 진공 포장된 닭고기, 오리고기들은 변질된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하고요. 중국산 돼지고기의 경우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들이 많이 함유돼 있어 사람이 먹으면 절대로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장사꾼들은 이미 받아놓은 불량식료품들을 처리하기 위해 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몰래 팔고 있다고 하고요. 다른 한편에서는 앞으로 불량식료품들뿐 아니라 불량의약품들도 모두 단속을 한다는 입소문이 퍼져 장사꾼들 속에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북한 당국이 스스로 인민들의 건강을 생각해 불량식료품들을 단속해야겠는데 인민들의 안전과는 관계없이 중국 관광객들의 항의를 받고나서야 단속에 나섰다니 참 씁쓸합니다.

2. 북, 지연도화선 긴급 회수조치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북한의 건설장들이 발파작업용 도화선이 없어 많은 애를 먹는다, 당장 도화선이 없어 건설장들에서 발파작업을 못하고 있다' 얼마 전 문 기자가 이런 얘기를 들려주었는데요. 잘 이해가 안 갑니다. 북한이 아직 도화선도 자체로 못 만든다는 건가요?

문성휘 : 그런건 아니고요. 북한도 도화선을 만들고 있습니다. 다만 기존에는 건설장들에서 화약에 면실을 섞어서 만든 도화선을 사용했습니다. 면실을 섞은 도화선은 길이에 따라 발파시간을 조절할 수 있거든요.

그러나 국제시장에서 면실가격이 계속 오르다나니 면실을 이용한 도화선 생산이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그런 관계로 하여 북한은 2000년 경부터 새롭게 만든 도화선을 많이 이용했다고 하는데요. 북한에서 이렇게 새로 만든 도화선을 '지연도화선'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지연도화선'은 기존의 면실을 섞어 만든 도화선처럼 길이로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 나올 때부터 수십 초부터 최고 수분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다 정해져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아, 그러니까 만드는 방법이 새롭게 개발이 된 거군요?

문성휘 : 네, 또 이러한 '지연도화선'은 길이가 모두 25cm로 일정하다고 합니다. 그러한 비닐관 속에 화약을 채워 넣은 것이라 하고요.

지금 건설 중에 있어 많은 발파작업을 하는 '세포등판'이나 '마식령 스키장'도 이런 '지연도화선'을 이용해 발파작업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지난달 하순에 북한당국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모든 건설장들에서 '지연도화선'들을 긴급히 회수했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서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지연도화선'에 쓰이는 화약이 미사일 추진제로 쓰이는 화약과 같은 성분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사일 추진제나 '지연도화선'은 북한이 개발한 화약에 일정한 알루미늄 분말을 섞은 것이라고 합니다.

화약에 섞인 알루미늄 분말의 량에 따라 연소되는 힘과 시간이 조절된다는 건데요. 그동안 북한이 '지연도화선'에 쓰이는 화약을 미사일 추진제로 이용하다가 급기야 그 비밀이 샐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지연도화선'들을 모두 회수했다는 것이 소식통들이 전한 내용입니다.

박성우 : 아, 그러니까 북한이 미사일 추진제로 개발된 화약을 '지연도화선'으로 쓴 것이 아니라 이미 '지연도화선'으로 개발한 화약을 미사일 추진제로 이용하고 있다. '지연도화선'에 쓰이는 화약을 미사일 추진제로 이용하면서 미사일의 비밀이 샐 것이 두려워 '지연도화선'을 모두 회수한 거다, 이 말이군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박성우 : 네,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갑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