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이 함경북도 청진시를 3년 안에 국제개방도시로 꾸린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소년단창립일 기념행사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함경북도 회령시 오산덕 고등중학교의 한 학생이 동급생들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먼저 현안부터 좀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이 최근 들어 현역 군 장령(장성)들을 내세워서 정세 강연이라는 것을 벌이고 있다. 이런 소식을 북한내부 소식통들이 전해왔다고 하는데요. 구체적인 내용은 어떤 겁니까?
문성휘 : 네, 우선 이런 강연이 시작된 것은 이달 초부터라고 합니다. 주로 1급 기업소들, 그러니까 노동자들이 천명 이상 되는 기업소들을 대상으로 정세 강연이라는 걸 진행해 오다가 8월 28일, 청년절을 맞으며 각 대학들, 청년동맹을 중심으로 강연을 확대하고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네, 정세 강연이라는 걸 확대하고 있다?
문성휘 : 과거부터 북한에서 정세 강연이라고 하면 남북 간의 긴장상태에 대한 해설 강연이라고 보면 됩니다.
박성우 : 아, 그니까 한반도의 정세에 대해 알려준다. 이거군요?
문성휘 : 네, 자체 내부정세나 이런 건 포함되지 않고요. 이번 강연은 인민무력부 총정치국에서 파견된 장령들이 내려와 진행한다고 하는데요. 과거에는 이렇게 현역 장령들이 군인들이 아닌 일반주민들이나 대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진행한 적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현 남북 간의 정세를 요란하게 부풀리면서 거기에 신빙성을 더하기 위해 현역 장령들까지 끌어내 이런 강연소동을 벌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얼마 전에는 양강도 혜산시에 소재하는 '김정숙 사범대학', '혜산의학대학' 학생들을 놓고 이런 강연을 했다는데요. 대학생 소식통들이 전한 강연 내용들을 보면 별로 새로운 내용은 없습니다.
올해 초 인천의 모 부대에서 있었던 김부자 비난 구호 사건과 같은 것을 부풀린다든지, 또 미국과 한국의 당국자들이 탈북자들을 부추겨 그 무슨 '김일성의 동상을 까부수는 모임', '동까모'라는 것을 만들었다며 그런 조직이 실제 행동에 들어갔다. 이런 식으로 선전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아, 그러니까 정리를 해보자면 미국과 한국의 당국자들이 북한을 내부로부터 파괴하기 위한 모략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식의 선전을 하고 있다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이제 3년 남았다. 우리 혁명무력을 내세워 3년 내로 반드시 조국통일을 이룬다는 것이 김정은 동지의 확고한 결심이다' 이렇게 떠들고 있대요.
박성우 : 그러니까 3년 안에 남한에 대한 무력침공을 한다. 그렇게 해서 조국통일을 이루겠다. 이 말이군요? 글쎄요. 뭐 실제 그렇게 행동하겠다는 뜻은 아니겠죠? 남북한의 정세를 구실로 내부결속을 다지고 체제 안정을 꾀하려는 얕은 수를 쓰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자, 그럼 오늘 준비해 온 소식 들어보죠. 어떤 소식부터 전해주시겠습니까?
1. 북, 청진시를 ‘국제개방도시’로 꾸릴 것
문성휘 : 네, 우선은 북한이 최근 함경북도 청진시를 국제개방도시로 꾸리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는 소식입니다.
박성우 : 청진시를 국제개방도시로 꾸린다고요?
문성휘 : 네, 복수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재 청진시를 국제개방도시로 꾸리기 위한 기초 작업이 한창이라고 합니다.
먼저 김일성 주석의 동상주변정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가하면 청진청년공원을 새롭게 꾸리고 해수욕장과 물 놀이터를 만드는 사업도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도로확장 공사도 동시에 내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청진-라진 사이 도로확장공사에 주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함경북도 자체로 건설하기로 한 청진시 1만 세대 살림집공사도 북한당국이 직접 자금을 투입해 3년 이내로 완공한다는 거고요. 그런가하면 러시아의 투자로 새로운 부두를 건설하고 대신 러시아가 부두시설을 50년 동안 무료로 이용한다는 계약도 준비 중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현재 라진시에서 러시아와 통하는 두만강 철다리 옆에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다리를 새로 건설하고 지금의 청진역을 국제열차 역으로 꾸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반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청진역은 강덕동에 옮겨서 건설하기로 계획을 세웠다고 합니다.
박성우 : 네, 그런데 문 기자. 북한은 라진시를 국제자유무역 도시로 조성한다고 하지 않아요? 그런데 라진하고 청진은 별로 거리도 멀지 않은데 청진시를 또 새로운 국제개방도시로 꾸린다는 거 이게 의미가 있을까요?
문성휘 : 네, 거기에 대해 소식통들은 라진시는 중국에 완전히 내어주어 중국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은 물론 공장들도 마음대로 건설하도록 개방한다는 겁니다. 대신 청진시는 러시아와 유럽을 상대로 한다는 거죠. 이를 위해 국제공항을 짓는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지만 그 위치를 청진시에 잡겠냐, 아니면 지금의 라진시에 잡겠냐? 이게 결정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러니까 라진은 중국이, 청진은 러시아와 유럽이 차지한다는 거군요. 그런데 청진시가 러시아나 유럽을 상대할 만한 어떤 유리한 조건 같은 게 있나 보죠?
문성휘 : 네, 일단은 유럽과 러시아가 중국 동북으로 수송하는 물류들을 처리한다는 건데요. 청진시 항구를 통해 라진시를 거쳐 자동차로 옮긴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변 바다가 있죠? 또 청진 주변에 북한에서도 이름난 칠보산이 있습니다. 이를 연계해 이름난 유흥도시로 꾸린다는 계획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박성우 : 네, 청진시를 국제개방도시로 꾸린다. 북한이 경제개혁과 함께 외자유치를 위한 야심찬 계획을 구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무튼 이번엔 좀 탁상공론에 그치지 말고 제대로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음 소식 어떤 것입니까?
2. 집단구타 지시한 교원 무죄로 석방
문성휘 : 네, 이번엔 좀 안타까운 소식인데요. 지난 6월 6일, 북한이 소년단창립일 기념행사를 요란하게 준비하지 않았습니까?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도 다양한 행사들이 벌어졌다고 하는데 그날 행사에 참가하지 않은 학생이 한 학급 학생들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박성우 : 집단구타로 사망했다는 거죠? 그런데 소년단창립일 행사면 정치행사지 않아요? 이런 행사에 빠진다는 게 가능한가요?
문성휘 : 그런 건 아니고요. 피해학생은 회령시 오산덕고등중학교 3학년에 다니는 강씨 성을 가진 학생이라고 하는데요. 아버지도 회령화학공장에서 세포비서로 일한다고 합니다. 가정이 그리 어려운 집은 아닙니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체력이 몹시 약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무리하게 행사연습에 동원되다나니 건강에 이상이 생긴 거죠.
행사가 진행되는 날에 몹시 아파서 학생이 학교에 갈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담임교원에게 직접 편지까지 써서 한 학급에 다니는 여학생에게 보냈대요. 그런데 그 담임교원이 중요한 정치행사에 아프다는 구실로 빠졌다며 몹시 화를 냈다는 거죠.
박성우 : 융통성이 부족했군요.
문성휘 : 네, 저녁에 학급 열성자(간부)학생들을 모아 놓고 해당학생의 집을 찾아가 보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너희들을 너무 얕보았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다’고 가해학생들을 부추겼다는 거죠.
때마침 학급 열성자 학생들이 찾아갔을 때 피해학생의 학부모들이 밭에 가고 없었다는 겁니다. 그런 틈을 타서 열성자라는 학생들이 앓는 학생을 집단으로 구타하고 쓰러진 학생을 그대로 버려둔 채 나왔다는 거예요. 설마 죽었으랴 그렇게 생각했겠어요?
박성우 : 그렇겠죠.
문성휘 : 그런데 부모들이 밭에서 돌아왔을 땐 구타당한 학생이 이미 숨져 있었다고 합니다.
이 사건으로 하여 회령시가 떠들썩했고 올해 24살이라는 담임교원은 회령시 보안부에 구속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해당 교원이 무죄로 석방되는 일이 벌어졌는데 회령시 주민들은 그의 삼촌이 도 보위부에 있기 때문에 삼촌이 힘을 써 무죄로 풀려났다고 몹시 분노하고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화낼만 하군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있는데 지금의 북한사회에 딱 들어맞는 말이 아닐까합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