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원산관광 지구를 비롯한 관광특구 개발에 총력을 쏟고 있는 것은 '새경제관리체계'의 기초적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김정은, 왜 관광지 개발에 힘쓰나?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김정은 정권이 경제난 해결의 최우선 목표로 관광산업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게 최근 북한 전문가들 속에서 나오는 평가인데요.
북한을 다녀온 남한의 인사들도 이런 전문가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평양의 호텔들에는 예년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눈에 띠었고, 원산을 비롯한 지방들에서도 관광지들을 대대적으로 조성하고 있다는게 최근 북한을 다녀 온 사람들의 얘기인데요. 이와 관련해 북한 현지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최근에 들어 온 소식이 있는지요?
문성휘 : 네, 그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우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해 6월 28일에 내놓은 '새경제관리체계'에 대해 잠깐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내놓은 '새경제관리체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선전한데 이어 12월 1일부터는 경공업부문과 광업부문, 농업부문을 비롯한 일부 생산단위들에 '새경제관리체계'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새경제관리체계'를 도입한 단위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걸로 전해졌는데요. 일부 협동농장들에서는 '새경제관리체계'에 따른 '분조관리제'를 도입했다가 여러 가지 혼란을 겪으며 결국에는 '새경제관리체계'를 포기하는 현상도 속속 나타났다, 이게 북한 내부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면서 소식통들은 올해 북한이 '새경제관리체계'에 대해 많이 강조하지 않는 것도 이렇게 경제부문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새경제관리체계'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소식통들은 무엇보다 먼저 경제를 단기간 내에 개선할 만한 자금이 없다고 진단을 했고요. 다음으로는 김정은 정권이 '새경제관리체계'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면서 공업부문이나 농업부문에서 혁신이 일어날만한 조치들을 선뜻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북한이 올해 마식령스키장 건설을 비롯해 관광사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렇게 '새경제관리체계'가 공업과 농업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는데요.
한마디로 북한이 '새경제관리체계'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한 속도조절을 하고있다, 당분간은 '새경제관리체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자금문제부터 해결하기 위해 관광 사업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박성우 : 그렇다면 관광사업을 통해 '새경제관리체계'를 본격적으로 도입할 만한 자금을 마련하겠다, 이 뜻이 되는 거군요?
문성휘 : 네,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어도 많은 자금을 끌어 모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는 겁니다. 또 관광산업은 있는 걸 그냥 보여주고 돈을 버는 것이기 때문에 광물자원이나 임업자원을 싼 값에 중국에 팔아 돈을 버는 것보다 낫다고 북한주민들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내부 소식통들을 통해 알아 본 바로는 북한의 간부들이나 지식인들은 '새경제관리체계'의 긍극적 목적이 경제개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경제개방을 위한 선차적 준비로 관광산업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얘기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관광 사업이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박성우 : 구체적으로 어떤 면에서 어떻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문성휘 : 우선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관광지구를 살펴보면 대략 짐작할 수가 있는데요. 제일 먼저 백두산 관광지구를 들 수 있습니다. 북한은 올해 '양강도 경제개발구'를 선포하고 중국 길림성 백산시와 장백현 당국에 투자를 요청했습니다.
'양강도 경제개발구'라고 하면 겉으로 보기엔 산업개발지구로 생각할 수 있는데 실상은 그런 게 아니라 '양강도 경제개발구'는 곧 '백두산관광지구'를 의미한다는 것이 현지 소식통들의 일치된 증언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삼지연비행장과 혜산시 '압록강친선다리'를 통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대홍단 감자농장에서 백두산 천지, 삼지연 못가, 그리고 리명수 폭포, 내곡 온천에 이르는 관광코스를 개발한다는 게 '양강도 경제개발구'의 숨겨진 그림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백두산 관광을 이미 중국쪽에서 다 개발해 놓았기 때문에 중국측 관광객들을 많이 끌어 들이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하고요. 대신 중국의 투자를 끌어들여 백두산 관광지구를 개발함으로써 일본과 한국, 기타 동남아 나라들과 유럽인들에게 관광지를 제공한다는 게 목적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이야기 하는 걸 들어보니까 중국측에서 '백두산 광광지구'에 대한 투자를 별로 안하고 있는 모양이죠?
문성휘 : 네, 북한 당국은 중국 백산시와 장백현 당국에 직접 투자를 요청했지만 백산시와 장백현 당국은 자신들도 지방행정을 유지할 자금이 부족하다는 구실로 개인들의 투자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결국 백산시와 장백현 당국이 투자를 못하겠다고 하면서 개별적인 기업인들과 돈있는 중국인들도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게 양강도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박성우 : '백두산 관광지구'는 그런 어려움이 있다는 건데요. 대신 원산관광지구는 본격적으로 개발이 되고 있다면서요? 그리고 '칠보산관광지구'를 꾸리는 사업도 활발하다고 들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들립니까?
문성휘 : 어찌 보면 북한당국이 원산 관광지구 개발을 우선적으로 내밀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습니다. 북한은 '백두산 관광지구' 코스 개발을 하면서 관광객들이 현지 주민들과 접촉이 어렵도록 분리시고 있다고 하고요.
'칠보산관광지구' 역시 단순히 칠보산만 보는 게 아니라 관모봉과 경성(주을)온천을 한바퀴 도는 관광코스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관광코스에 있는 현지주민들을 관광객들과의 접촉이 어려울 만큼 이주시키려면 당장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러한 '칠보산관광지구' 개발도 외부의 투자가 없이는 한 걸음도 전진을 못한다는 건데요. 때문에 북한이 원산광광지구 개발에 특별히 관심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그건 왜 그렇습니까? 원산관광지구가 백두산이나 칠보산보다는 조성환경이 좀 좋은가보죠?
문성휘 : 그렇습니다. 북한 현지 소식통들은 원산관광지구는 백두산이나 칠보산관광 지구처럼 순환식 관광코스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원산관광지구는 일단 갈마비행장과 원산항을 통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갈마반도에 있는 '명사십리'를 중심으로 단일 관광코스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일단 '명사십리-마식령스키장', 또 '명사십리-세포등판', 그리고 '명사십리-금강산' 이렇게 명사십리를 중심으로 관광코스들이 개별적으로 이루어 졌다는 게 이 부분을 요해한 소식통들의 설명이고요. 이렇게 건설되다나니 애초에 북한 주민들과 접촉이 어렵도록 설계되었다는 겁니다.
이렇게 원산광광지구는 북한전문가들도 평가하는 것처럼 한국과 일본관광객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하고요. 한국이나 일본인 관광객들이 몰리기 시작하면 백두산이나 칠보산 관광지구에 투자하겠다는 외국인들도 많아질 것이라는 게 북한 당국의 생각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박성우 :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갑니다. 관광산업을 육성해 '새경제관리체계'의 기초로 되는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건데요. 하지만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핵문제를 뒤로하고 북한이 과연 관광산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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