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애인이었던 현송월에 대한 공개처형설이 북한 내부에서 크게 확산되면서 온갖 억측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 주민들속에 현송월 처형설 확산
박성우 : 9월 1일, 한국의 조선일보가 보도한 내용입니다. "김정은 옛 애인으로 알려진 가수 현송월이 음란물 취급 혐의로 총살당했다"라고 보도였는데요. 조선일보는 중국에 있는 대북소식통을 이용해 이와 같은 내용을 보도를 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이 궁금합니다. 알려진 게 좀 있는지요?
문성휘 : 네, 지금 북한 주민들속에서도 "은하수관현악단 가수 현송월이 나체촬영을 한 죄로 공개 처형됐다, 은하수 관현악단이 해산됐다" 이런 소식들이 상당히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일반 주민들에게 알려진 내용들과 고위간부들 속에서 은밀하게 전해지는 내용들에는 상당히 차이가 있습니다.
박성우 : 그러니까 김정은의 옛 애인 현송월이 음란 영상물을 찍은 죄로 처형됐다, 그런데 처형까지 이르게 된 범죄내용은 일반주민들과 간부들속에서 좀 서로 다르게 이야기되고 있다, 이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단 눈여겨 볼 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북한 당국은 저들에게 불리한 내용이 확산될 경우 '유언비어'로 몰아가면서 소문의 출처를 찾아 대대적인 수사에 나서곤 했습니다.
하지만 현송월의 처형사건이 주민들속에 무차별 확산되고 있는데 대해서는 당국이 전혀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는 건데요. 대신 이를 계기로 전국적인 범위에서 불법매음행위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이게 이해가 잘 안되는데요. 전례를 보자면 북한은 항상 지도자의 체면을 첫 자리에 놓는 게 아닌가요? 김정은의 옛 애인이라고 알려진 현송월이 음란물 촬영혐의로 처형된 것이 사실이라면 현송월의 애인이었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도 상당히 체면을 구기는 것 아닌가요?
문성휘 : 북한 주민들이 알고 있다면 그렇게 되겠죠. 하지만 현송월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옛 애인이었다는 사실에 대해 북한주민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초창기 보천보전자악단이나 왕재산경음악단 배우들에 비하면 뒤늦게 보천보전자악단 배우로 입성한 현송월은 주민들속에서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박성우 : 현송월이 김정은의 옛 애인이었다는 내용을 북한 주민들은 모르고 있다, 그렇다 해도 현송월이 처형된 게 사실이라면 김정은이 몰랐을 리는 없지 않습니까?
문성휘 : 네, 단정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김정은이 자신의 옛 애인 현송월의 죄행에 대해 보고를 받았고 공개처형하는데 동의했다고 봐야 됩니다.
박성우 : 그렇죠. 그래야 북한체제상 말이 되는 거죠. 자, 그렇다면 현송월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에서 처형됐다는 거죠?
문성휘 : 일단 현송월이 구체적으로 언제 북한국가안전보위부에 구속되었는지 하는 날짜까지는 북한 내부 소식통들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다만 구속된 지 불과 며칠 만에 처형됐다고 그들 모두가 일치하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또 처형된 장소는 평양시 순안구역 강건종합군관학교 전술훈련장이라고 전해왔습니다.
박성우 : 예전에 박남기 노동당 재정경리부장도 강건종합군사학교 마당에서 처형됐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문성휘 : 네, 강건종합군사학교 전술훈련장은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야산에 위치해 있다고 하고요. 이곳은 과거 북한의 영화배우 우인희가 총살되었고, 또 지난 1997년 김일성 사회주의청년동맹 대학생 부위원장과 은별무역회사 사장이 '청년동맹사건'으로 공개 처형된 장소이기도 합니다.
소식통들의 이야기로는 현송월도 영화배우였던 우인희나 '청년동맹사건' 관계자들과 꼭 같은 방법으로 처형되었다고 합니다. 이들 모두가 각각 30발씩 장탄된 기관총 3정의 일제사격으로 처참히 처형됐다는 거고요.
이와 관련해 한국의 언론들에는 현송월을 포함해 예술인 10여명이 함께 처형됐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은 조금은 다르게 얘기했습니다.
박성우 : 어떤게 다릅니까?
현송월과 함께 은하수 관현악단 단장과 사진작가를 포함해 모두 4명이 처형됐다는 거고요.
박성우 : 숫자가 좀 차이가 나는군요.
박성우 : 그밖에 공개처형에 이르게 된 범죄내용은 부화방탕한 생활과 나체촬영이라고 해 한국 언론들의 보도내용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송월의 처형 내용을 두고 전혀 다른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 간부들속에서 은밀히 전해지는 이야기라고 하고요. 북한 간부들 역시 이번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현송월이 김정은의 옛 애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 북한 간부들이 전한 내용이 좀 충격적인데요. 한마디로 현송월이 직접 음란 영상물을 촬영하거나 김정은의 지시를 어기고 음란영상물을 본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현송월이 처형된 원인은 전적으로 김정은과의 과거사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러니까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정되기 이전, 다시 말해 현송월과 김정은이 한창 연인관계에 있을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현송월은 연예계에서 인기를 얻고 입지를 다지기 위해 자신이 최고지도부의 자식과 연인관계라는 사실을 주변인들에게 은근히 털어 놓았다고 합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현송월은 김정은과 자신이 만나는 비밀장소가 '고려호텔'이라고 공개했다고 하고요.
또 자신이 알고 있는 사진작가에게 부탁해 '고려호텔'에서 김정은과 은밀히 만나는 장면을 몰래 촬영해 자신의 말이 전부 사실임을 주변인들에게 증명했다는 것이 간부소식통들의 얘기입니다.
박성우 : 후계자가 될 사람의 사진을 몰래 촬영을 했다, 도대체 어떤 사진을 촬영했다는 것입니까?
문성휘 : 사진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에 대해서는 소식통들도 알지 못했습니다. 다만 총살된 4명이 당시 사진촬영에 관계했던 사람들일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추측했고요. 북한이 이 같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현송월과 당시의 사건관계자들을 긴급체포하고 또 체포된 지 불과 며칠 만에 즉결 처형했을 것이라는 게 그들의 판단입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이게 뭐 당국자가 나서서 확인해 줄수 있는 성격의 사안은 아닌 것 같고요. 현재로서는 그저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는 점을 알려드리는 겁니다. 자, 하나 더 짚어보죠. 현송월은 지난해 2월, 김정은이 직접 봤던 어느 무대에서 임신한 몸으로 출현해 노래를 불렀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그때 임신한 몸이었다면 지금은 갓난아이의 엄마여야 되는 게 아닙니까?
문성휘 : 네, 아마도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체포되기 직전까지 현송월은 중앙당 영화예술부에서 과장의 직급으로 일을 해왔다고 하고요. 가장 놀라운 것은 이번 사건을 들추어 낸 것이 바로 현송월 자신이라는 얘기입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 7월 초에 시작됐다고 하고요. 당시 문화예술계의 문란한 사생활문제에 대해 보고받은 현송월이 몇 명의 의심 가는 관계자들을 조사하도록 국가보위부에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들이 체포되면서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문란한 사생활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었고 음란 영상물을 찍은 수십 명의 예술인들이 긴급 체포되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이야기이고요.
그들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뜻밖에도 과거 현송월이 김정은과의 연인관계 시절 몰래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현송월 자신도 긴급 체포되었다고 합니다.
박성우 : 현송월과 김정은의 관계를 찍은 사진이 지금까지 보관돼 있었다는 얘기인가요?
문성휘 : 거기에 대해서도 소식통들도 알지 못했습니다. 다만 그러한 사건조사결과가 김정은에게 직접 보고됐고 보고를 받은 김정은이 현송월을 체포하도록 지시했다는 얘기입니다. 또 현송월은 자신이 무엇 때문에 잡혀가는지도 모르고 보위부에 끌려갔다는 거고요. 끌려간지 불과 며칠 만에 죽음을 맞았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박성우 : 그럼 이젠 북한의 간부들속에 현송월과 김정은의 과거관계가 좀 알려졌겠군요?
문성휘 : 그런 건 아닙니다. 북한 간부들의 대부분도 현송월 사건에 대해 단순한 음란물 촬영 사건으로 알고 있다고 하고요. 다만 이런 소식을 제보한 소식통들은 사건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내막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 줄 수 있었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박성우 : 알겠습니다. 현송월 처형사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과거 연애사와 연관이 있다, 이런 이야기인데요. 북한 간부들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아직 확실히 단정하기엔 좀 이르다는 생각도 듭니다. 시간이 좀 지나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고요.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 시간 또 기다리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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