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이 각 지역 군부대들의 정치사상학습 검열을 강력히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민군부대의 전투방식도 달라졌다는데 중거리 전투용 타격수단을 보강하고 있다고 북한 군 관련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오중석: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얼마 전 문 기자가 목함지뢰 도발로 시작된 북한인민군 내부의 혼란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지뢰를 매설해 먼저 도발을 일으킨 북한군이 지금 어떤 혼란을 겪고 있는지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좀 해주시죠.
문성휘: 네, 이야기에 앞서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군사분계선 주변 군인들에게 완전전투태세를 지시하고 민간인들에게는 준전시상태를 선포했던 8월 21일 이후부터의 북한상황을 좀 되짚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중석: 네,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이후 북한군의 전투대비 상황이 몹시 불안했다면서요?
문성휘: 네, 현재 북한 인민군은 준전시 선포이후 벌어진 사건들을 놓고 당중앙군사위원회와 인민군총정치국, 인민군총참모부의 검열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벌써 일부 군 지휘관들과 간부들이 해임 철직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준전시상태 선포 이후 북한군 내부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기에 그렇게 요란하게 검열을 벌이고 있는 건가요?
문성휘: 아직 다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준전시 상태가 선포 된 8월 22일 이후 북한에서 상당한 사건들이 벌여졌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인민군의 싸움준비 태세가 형편없었고 전쟁에 임하는 병사들도 전쟁공포심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게 소식통들의 평가입니다.
오중석: 북한군의 전투준비 태세가 한심했다는 얘기는 우리 자유아시아방송을 비롯해 많은 언론들에서 언급되었던 부분입니다. 군사분계선 일대에서는 포를 견인할 차량들이 움직이지 못해 농업용 뜨락또르(트랙터)와 민간인 차량들까지 모조리 동원했다면서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8월 21일 오후 3시까지 군사분계선 인근에 포를 이동시키라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는 하루를 훌쩍 넘긴 8월 22일에야 겨우 집행됐다는 겁니다. 그만큼 북한군이 보유한 견인용 차량들이 부실하다는 얘기죠.
전시상태가 한창 급박했던 22일에는 황해북도 황주비행장에서 정비성원 3명이 실종됐고 이들을 찾아 나섰던 경비중대와 정비대대 40명의 병사들 가운데서 또 8명이 실종됐는데 모두 전쟁에 겁을 먹고 탈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중석: 네,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완전전투태세 명령에 오히려 상당수의 북한군 병사들이 겁을 먹고 탈영까지 했다는 얘기이군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완전전투태세 명령이 떨어지자 북한의 전연(휴전선) 군부대들에서 신입병사들과 제대를 앞둔 병사들이 많이 탈영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전연 군부대들에서 병사들이 무더기로 탈영한 사건이 김정은 정권의 탓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북한군 당국은 인민군의 완전전투태세를 선포해 놓고도 전연군부대 병사들에게 전투장비들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오중석: 북한군의 전투장비라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문성휘: 북한군은 이번 완전전투태세를 선포한 후 군사분계선 지역에 상당수의 저격병들을 배치했다고 합니다. 조준사격으로 한국군의 인명을 많이 살상하겠다는 의도였을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짐작하고 있는데요.
반면 전투현장에서 뛰어야 할 군인들과 포병들에게는 한 탄창분, 그러니까 20발의 총탄밖에 지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전쟁을 한다고 하면서 개인당 2개씩 지급하게 된 수류탄은 전혀 주지 않았다고 하고요.
이렇게 전투현장에서 뛰어야 할 군인들에게 전 장비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으니 병사들속에서는 "우린 총알받이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비난이 들끓었고 군인들의 무더기 탈영을 부추겼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입니다.
오중석: 네, 그런 사태를 겪고 나서 지금 북한 당국이 당중앙군사위와 인민군총정치국을 내세워 군부대에 대한 검열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런 얘기인가요?
문성휘: 네, 그렇게 추측이 됩니다. 북한 당중앙군사위원회와 인민군총정치국, 인민군총참모부의 검열대상이 그런 추론을 가능케 하는데요. 이번 검열의 주요 대상이 공장기업소들의 초급당비서, 각 군부대들의 정치위원들이라고 합니다.
오중석: 준전시상태 선포와 관련해 정치간부들이 뭘 잘못했다는 건가요?
문성휘: 네, 북한 당국은 이번 준전시 선포기간에 나타난 결함을 평소 군인들과 주민들의 사상적 준비가 부족했던 탓으로 분석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당중앙군사위원회회는 각 도, 시, 군 당위원회들의 사상학습 정형을 요해하고 있다고 하고요.
노동당 선전선동부는 각 공장기업소들의 사상학습, 노작학습, 강연회와 특히 생활총화 정형을 현장에서 검열하고 있다고 합니다. 양강도만 해도 사상학습과 생활총화를 형식적으로 했다는 이유로 수십 명의 간부들이 해임 철직되고 그들 중 일부는 사상검토와 함께 국가보위부에 구속됐다는 게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 주둔 제25국경경비여단의 정치위원과 여러 대대 정치지도원들도 인민군 보위사령부에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고요. 양강도 주둔 10군단 각 사단 정치위원들과 청년동맹 비서들도 군인들의 생활총화를 형식적으로 했다는 죄로 구속 또는 보위사령부의 검토를 받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오중석: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시피 병사의 수적 우세와 사상적 준비만으로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는 게 현대전의 기본 상식이지 않습니까? 북한의 사상학습이 온갖 거짓으로 일관되었다는 사실도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고요. 사상적 준비부족을 운운하는 데는 또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요?
문성휘: 네, 그럴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북한은 목함지뢰 사건 후 남북 간의 합의에 대해 "장군님의 담력 앞에서 적들이 혼비백산 해 무릎을 끓었다" 이런 내용으로 주민강연회에서 요란하게 선전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그러나 목함지뢰 사건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막, 한국군의 대북확성기방송 재개에 대해서는 강연회에서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오중석: 김정은 정권의 무모한 도발로 이번 위기가 시작되었는데요. 이런 책임문제는 교묘하게 감추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들로만 거짓 사상 선전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요?
문성휘: 네, 지어 북한은 "최고사령관 동지의 명령에 따라 인민군대가 완전전투태세로 넘어가자 급해 맞은 적들이 대화로 해결하자며 애걸했다"는 내용으로 주민들에게 사상 선전을 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오중석: 지뢰도발을 일으킨 북한은 회담장에 나와 며칠 밤을 새워 가면서 한국 측과 끈질기게 협상을 하고 유감이라는 표현으로 지뢰도발에 대해 사과를 했지 않습니까? 급하니까 그렇게 해놓고 내부적으로는 딴 소리를 하고 있다는 말이군요.
문성휘: 네, 사실 이번 지뢰도발 사건에 대한 한국 측의 대응으로 북한 지도부는 위신이 땅바닥에 짓뭉개 진 격인데요. 이런 쓰라린 경험을 체험한 북한은 인민군총참모부를 동원해 우선 기동수단들을 임의의 시각에 신속히 움직일 수 있도록 점검체계를 수립했고요.
현역 군부대들에는 근거리용 60미리 박격포와 모든 대원들에게 수류탄 투척기를 다루는 방법을 현재 교육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이는 근거리 전투에 대한 북한군의 공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게 소식통들이 전한 내용입니다.
오중석: 네, 김정은 정권이 남한에 대해 도발하는 방법으로 주민들을 긴장시키려 했다가 오히려 주민 불신만 키운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가는데요. 해외투자유치가 시급한 북한이 이번처럼 도발과 위협을 되풀이한다면 경제난국 타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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