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이 전력난 극복을 위해 영변에 자체로 건설 중인 경수로를 시범운영하면서 3년 안에 새로운 원자로들을 건설할 준비를 다그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북, 경수로 건설 준비에 박차
박성우 :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먼저 이 이야기부터 하죠. 9월 3일이었습니다.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 위원회 위원이 2018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결정된 동계올림픽에 '마식령 스키장'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런 내용의 발언을 해 한국 언론들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었는데요.
그런데 문 기자는 장웅 위원의 발언과 관련해 설령 '마식령 스키장'이 건설이 된다고 해도 가까운 몇 년 안에 정상 운영이 되기는 어려울 거다,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마식령 스키장'의 정상 운영에 어떤 어려운 문제가 있다는 건지 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주시죠.
문성휘 : 네, '이불깃을 보고 발을 펴라' 이런 농담 한국에서도 많이 하지 않습니까?
박성우 : 네,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펴라' 이런 말을 하죠.
문성휘 : 현재 북한의 간부들과 지식인들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주도하는 여러 가지 건설 사업들을 놓고 '이불깃을 보고 발을 펴라' 이런 농담을 자주 주고받는다고 합니다.
이게 가는 곳마다에 세계적인 규모, 세계 최고의 시설을 만든다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과도한 건설 욕심을 빗대놓고 하는 말이라는데요. 바로 '마식령 스키장' 건설이 그러한 비난을 듣는 건설들 중에 첫 손가락에 꼽힌다는 겁니다.
박성우 : 그 이유가 도대체 뭡니까?
문성휘 : 한마디로 지금 김정은 제1비서의 주도로 건설되고 있는 수많은 건설들이 북한의 전력난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지어진다는 지적인데요.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보내 온 소식에 따르면 겨울철 '마식령 스키장'을 정상 가동되는데 필요한 전력은 12만kw라고 합니다.
저도 북한의 전력산출 법을 잘 몰라서 이러한 12만kw가 시간당 소비되는 전력인지, 아니면 하루 동안 소비되는 전력인지에 대해서는 파악을 못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 어쨌거나 전력이 많이 드는 건 사실이겠죠. 삭도도 움직여야 하고, 전등도 밝혀야 되고, 난방도 해야 되니까 말이죠.
문성휘 : 그렇죠. 소식통들이 '마식령 스키장'을 정상가동하는데 필요한 전력은 현재 '2.8비날론 연합기업소'나 '혜산청년광산'을 정상가동하는데 필요한 전력과 맞먹는 량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것에 비추어 볼 때 과연 북한이 그렇게 많은 전기를 '마식령 스키장'에 정상 공급할 수 있겠는지 의문이 들었고요.
현재 북한은 전력문제로 하여 '2.8 비날론공장'이나 '혜산청년광산'도 생산 공정의 절반밖에 가동을 못한다고 소식통들이 말했습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그러니까 북한의 목표대로 '마식령 스키장'을 올해 안에 건설한다고 해도 전력문제 때문에 정상운영하는 건 어렵다, 이 말이죠?
문성휘 : 네, 한마디로 그렇습니다.
박성우 : 그런데 말이죠. 북한이 2012년에 준공한 '희천발전소'가 있지 않습니까? 이미 건설된 '희천발전소'의 발전능력만 해도 30만kw라는 북한의 언론보도가 있는데요. 여기에 지금 건설 중에 있는 발전소들까지 다 완공이 되면 전력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 되는 것 아닌가요?
문성휘 : 북한 내부 전력분야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그러한 전력만 가지고는 '마식령 스키장'을 비롯해 각종 문화오락시설들과 체육시설들의 전기 문제를 절대로 해결 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우선 '희천 2호발전소'만 해도 설계상으로는 15만kw의 전기를 생산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희천 2호발전소'의 실제 발전량은 2012년 4월 5일 개통 당시에 9만kw를 생산한 것이 최고 기록이라고 하고요. 올해에는 언제(댐)와 수력터빈에서 연이어 문제가 제기돼 대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라는 겁니다.
그 외 지금 건설되고 있는 '어랑천발전소'나 '백두선군청년발전소'는 5만kw 이하 급인데 이것 역시 완성된다 해도 북한의 기술수준으로는 3만kw 이상의 전력이 나올 수가 없다는 것이 북한 내부 소식통들의 판단입니다.
박성우 :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 당국도 어떤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을 것 아닙니까? 북한이 아무런 대책도 없이 무턱대고 온갖 건설을 늘여 놓지는 않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여기에 대해선 어떻습니까?
문성휘 : 네, 북한도 이러한 전력문제를 빠른 최대한으로 빨리 해결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 영변에 10만kw급의 경수로를 새로 짓고 2008년에 폐기한 원자로를 다시 살린다는 계획이라는데요.
영변에 건설하는 10만kw급 경수로를 시험가동을 하면서 보다 규모가 큰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앞으로 3년 이내에 시작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군요.
문성휘 : 네, 소식통들의 말로는 북한이 2008년 영변지구에서 폐쇄한 원자로 말고도 함경남도 신포시에 '케도', 그러니까 '한반도 에너지 개발기구'가 건설을 하다가 중단한 한국형 원자로의 설계를 가지고 있다고 하고요.
영변에 건설되고 있는 경수로에 기초해 앞으로 함경북도와 함경남도, 강원도를 비롯한 동해지구에 50만kw급부터 100만kw급에 이르기까지 경수로 건설을 한다는 계획이라고 합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정리를 해보자면 이걸 문건으로 확인 한 것은 아니지만 전력계통에서 일하고 있는 관계자가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는 거죠?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전문가가 아닌 이상 북한 주민들은 물론이고 간부들이나 지식인들조차도 원자로가 실패할 경우 어떤 대재앙이 닥치는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아, 그렇죠. 안전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정말 큰 재앙이 오죠.
문성휘 : 네, 다만 주민들은 기존에 북한이 시험적인 단계를 거치지 않고 숱한 자금을 들여 건설한 '순천비날론'과 김책연합제철소 '주체철 생산공정'이 완전히 실패한 사례를 들며 아직은 영변에 건설되는 원자로가 가동을 한다고 해도 새로 건설되고 있는 시설들에 전기를 공급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문을 표했고요.
박성우 : 원자로가 굉장히 위험한 것이다, 이 사실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원자로를 다 짓고 나서도 전기를 공급받는 건 좀 어렵지 않겠냐, 이런 생각들은 하고 있다는 거군요.
문성휘 : 그렇습니다. 지난 2008년에 폐기했다가 지금 재가동을 서두르고 있는 영변 5만kw급 시험용 원자로도 북한이 구소련에서 들여 온 것인 만큼 아직 북한 자체로 원자로를 만들어 본 경험이 없다는 겁니다. 때문에 지금 자체로 설계하고 건설하는 원자로가 제대로 작동할 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논란이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말입니다.
박성우 : 북한 안에서도 그런 걱정은 하고 있다는 거군요.
문성휘 : 네, 이에 대해 북한 전력계통의 소식통은 원자로의 기본 설계는 각종 '제어장치'라면서 '제어장치'만 제대로 만들면 경수로는 90%가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자체로 복잡하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제어장치'들을 제대로 다 만들 수가 있겠느냐는 게 소식통의 걱정이었고요.
요약해서 말한다면 북한이 영변에 건설 중인 시험용 경수로를 가동한다고 해도 성공여부가 불투명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동해지구에 새로운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3년 이내에 착수한다는 것도 상당히 어려움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이러한 원자로 건설을 믿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마식령 스키장'을 비롯해 각종 문화오락시설들과 체육시설, 그리고 비료생산 공장들과 대형 온실농장들까지 건설을 하고 있는데 이게 참 무리가 많다는 겁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앞서 원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큰 재앙이 생길 수 있다는 말씀 드렸는데요. 지난 2011년 3월 11일었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대규모 지진과 해일(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현에 위치한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누출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 후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원전이라는 건 제대로 짓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굉장히 큰 위험이 있다는 점,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고요. 충분한 기술적 검증 없이 무작정 원전을 짓겠다고 하는 북한의 경우는 두말 할 나위가 없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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