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안봉쇄 강화 어민 생계 위협

0:00 / 0:00

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당국이 어선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올해 어민들이 바다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해산물이 중요한 외화벌이 원천이 되고 있는 북한당국도 많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오중석: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북한이 어선들이 바다에 나가는 것을 강하게 통제해 북한의 해산물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해산물 생산량이 감소함으로써 북한의 외화벌이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며칠 전 문 기자가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요. 한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개별적 어민들의 해산물 생산량과 북한당국의 외화벌이에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문성휘: 네, 상당한 연관관계가 있습니다. 우선 개별적 어민들이라고 하지만 북한에는 개인이 어선을 가질 수 없습니다. 자그마한 전마선이고 실제상 개인이 가지고 있는 배라고 해도 모두 주변의 수산협동조합의 재산으로 등록을 해 놔야 하는데요.

그러다나니 개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배라고 해도 소속은 모두 수산협동조합으로 되어있습니다. 다만 수산협동조합이 기름이나 그물, 어선수리를 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개인들이 어선을 직접 관리하고 바다에 나가는 것도 개인들이 결정한다는 거죠.

오중석: 그러니까 북한에서 개인들이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 거나 비슷한 방법으로 어민들이 어선을 소유하고 있다는 얘기이군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오중석: 그런데 개인들이 어선을 가지고 해산물을 잡아오는데 북한당국의 외화벌이와는 어떻게 연결이 되는 거죠?

문성휘: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지금이 마지막 낙지(오징어)철인데요. 어선을 소유한 어민들이 바다에 나가 낙지를 잡는 시간은 주로 밤입니다. 이들은 밤새 낙지를 잡아 가지고 다음날 오전 9시부터 10 쯤에 들어온다고 합니다.

낙지잡이 배들이 들어오는 시간이면 바닷가에 장사꾼들이 차량을 가지고 나와 대기하고 있다는 겁니다. 어선들이 해안경비대의 검열을 마치고 나면 이들 장사꾼들은 현장에서 kg당 생물 낙지를 북한 돈 9천원 정도에 통째로 사들인다는 거죠.

이렇게 산 낙지는 도매장사꾼들에게 kg당 북한 돈 1만 2천 원씩에 넘겨지는데 도매 장사꾼들은 그중에서 보기 좋은 것들을 골라 소매장사꾼들에게 넘긴다는 거죠. 소매장사꾼들은 장마당에서 생물 낙지를 kg당 북한 돈 1만6천5백 원으로 되팔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오중석: 낙지 한마리가 여러 단계의 손을 거치며 장사꾼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는 얘기군요.

문성휘: 네, 그뿐만이 아닙니다. 도매장사꾼들은 물이 좋지 못한 낙지는 따로 골라내 말려서 판다고 하는데요. 보통 도매장사꾼들은 말린 낙지를 외화벌이 기관들에 수매하는데 1kg에 11마리가 오르는 큰 말린 낙지는 kg당 외화벌이 기관들에서 입쌀 20kg을 받는다고 합니다.

오중석: 입쌀 20kg이면 북한 돈으로 얼마나 되나요?

문성휘: 지금 가을철이어서 쌀값이 많이 내렸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장마당에서 소매장사꾼들은 현재 입쌀 kg당 북한 돈 5천5백 원에 팔고 있습니다. 도매장사꾼들이 소매장사꾼들에게 kg 당 북한 돈 4천9백 원으로 입쌀을 넘기고 있고요.

도매장사꾼들이 입쌀을 북한 돈 4천9백원으로 넘긴다고 해도 어민들로부터 낙지를 넘겨받는 가격에 비하면 약 8배 가량의 이익이 난다고 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 낙지를 말리는 사람들까지 여러 손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8배의 이익을 모두 도매장사꾼들이 챙긴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중석: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됩니다. 어민들로부터 넘겨받는 가격의 8배까지 이익이 나는데 그 돈이 여러 사람들의 수중으로 들어간다는 거죠? 또 북한당국도 외화벌이 기관들을 통해 나름대로 이익을 챙긴다는 말이 되겠군요.

문성휘: 네, 현재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말린 낙지들이 팔리고 있는데 가격은 kg당 북한 돈 4만5천원이라고 합니다. 장마당에서 팔리는 이런 말린 낙지들은 외화벌이 기관들에 수매하고 남은 등외품들이라고 소식통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네, 그렇게 되는 거군요. 그런데 문 기자, 북한당국이 어선들이 바다에 나감으로써 이익을 보는데 왜 어선들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습니까?

문성휘: 그건 어민들이 배를 타고 한국으로 월선하려는 시도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지난 7월 4일 낙지잡이에 나섰다가 조난당한 북한어선이 울릉도 해역에서 한국 해안경찰에 의해 구조되는 사건이 있지 않습니까?

조난당한 어선에 타고 있던 선원들은 모두 인민군 8총국 산하 청진시 새나루 수산협동조합에 소속된 어민들이라고 합니다. 구조된 5명의 어민들 중 3명은 한국에 남을 것을 희망해 북한에 돌려보내지 않았는데요.

이런 사건들이 겹치면서 북한당국은 올해 개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일반 목선들을 바다에 나가지 못하도록 강력히 통제했다는 것입니다. 바다에 나가지 못하다 나니 결국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해산물도 생산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거죠.

오중석: 바다를 통해 한국으로 망명하려는 어민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이군요.

문성휘: 그렇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는 8월 초 어느날 밤에 70세 고령의 한 할아버지가 제강소 건물에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닷가로 연결된 제강소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해안경비대까지 동원됐다고 하는 데요.

이 분이 제강소 건물에 불을 지른 것은 해안경비대의 이목을 집중시켜 아들가족들이 배를 타고 무난히 탈북 할 수 있게 돕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들가족들이 모두 북한 경비정에 체포됐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오중석: 참 안타까운 일이군요. 그렇게 바다를 통해 탈북하려는 어민들을 막기 위해 어선들이 바다에 나가지 못하도록 통제한다는 건데 그런 방식으로 주민들의 탈북을 과연 막아낼 수 있을까요?

문성휘: 북한은 단순히 어선들을 통제하는데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구조된 5명의 어민들 중 3명이 남고 2명만 북한으로 돌아갔는데 이와 관련해 북한은 연대적 처벌로 주변 간부들을 닥치는 대로 처벌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새나루 협동조합의 지배인과 초급당비서, 해당 작업반장, 그리고 담당 보위원과 보안원(경찰)까지 연대적 처벌로 해임 철직시켰다고 하는데요. 8월 초 청진동항을 거쳐 한국행을 시도하다 잡힌 어민 사건도 주변 간부들이 꼭 같이 처벌 받았다고 합니다.

오중석: 청진시 새나루 협동조합에 소속된 어선은 조난을 당했다가 한국 경비정에 구조됐고 그중 3명의 어민들도 자진해서 한국에 남겠다고 했는데 지배인과 초급당비서, 거기에 담당 보위원까지 처벌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되는데요?

문성휘: 간단히 말하자면 주변 간부들이 어민들을 사상적으로 잘 교양하지 못했다는 거죠. 또 조난당한 어선은 북한당국이 허용한 어로구역을 벗어났었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들로 북한은 주변간부들을 처벌했다는 게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오중석: 아무리 사상교양이라 해도 한계가 있는 거죠.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고 했는데 간부들이 개인들의 속마음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문성휘: 그렇게 어민들의 속마음을 알지 못하니까 아예 일반 수산사업소들은 아예 바다로 나가지도 못하도록 막아버렸다는 것입니다. 대신 공장기업소의 대형 부업선이나 군부대 산하 어선들은 철저하게 검열한 상태에서 바다에 나가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특히 바닷가 어민들은 한국행을 시도했다는 이유만으로 연대적 처벌을 받고 해임 철직된 간부들을 놓고 "그들에게 도대체 무슨 죄가 있겠냐, 수산사업소 책임자들을 처벌한다면 해당 인민반장들도 처벌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이 밝힌 전언입니다.

오중석: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로 생계를 해결할 수밖에 없는 북한어민들이 당국의 통제로 고기잡이를 못한다면 어떻게 생계를 유지해 나갈지 걱정이 되는군요. 문 기자 오늘 얘기도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