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라선특별시 선봉지구 큰물피해 복구현장을 시찰하면서 새로 짓는 살림집들을 현대화하도록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가뜩이나 자금난으로 고생하고 있는 간부들과 지휘성원들은 현실을 무시한 부당한 지시에 당황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오중석: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홍수피해를 본 라선시를 방문해 현지점검을 실시했다" 지난 18일 북한의 '노동신문'이 이런 보도를 내보냈는데요. 10월10일 노동당창건 70주년 기념일 이전으로 살림집피해 복구를 끝낼 것을 거듭 지시했다면서요?
문성휘: 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18일 전용비행기를 타고 함경북도 어랑천비행장까지 온 다음 어랑군에서 전용선을 이용해 라진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진경기장과 가까운 부두에 내렸다고 하는데요.
김정은의 현지시찰은 오후 2시부터 3시30분 사이로 약 1시간 반 정도였다고 합니다. 현지시찰을 한 장소는 피해복구 사령부와 령저리 일대 살림집 건설 현장이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오중석: 1시간30분 정도라면 북한 언론들에 보도된 것처럼 전반적이고 세밀한 시찰이 아니고 잠깐 둘러보고 돌아가는 정도가 아니었을까요?
문성휘: 네,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 3시 30분경에 배를 타고 돌아갔다고 하는데 일부에선 가는 길에 경성군에 있는 9군단 사령부를 돌아보았다는 설도 있고 또 경성군 관모봉에 있는 초대소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는 설도 있습니다.
오중석: 네, 라선시 큰물피해 복구현장을 들른 뒤 곧바로 평양으로 복귀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말씀이군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현지시찰도 라선시 선봉지구에만 한정돼 있었는데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만나거나 그들의 살림살이를 돌아보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라선특별시의 일반 주민들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큰물피해 현장을 돌아보았다는 소식도 텔레비죤(TV)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합니다.
오중석: 지금까지 라선시 피해복구에 동원된 인원은 모두 얼마나 되는지 좀 알려진 내용이 있습니까?
문성휘: 북한 당국이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동원된 인원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라선특별시는 8월 22일부터 23일사이 선봉구역에만 집중폭우가 내려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그러나 라선구역은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고요.
오중석: 네, 같은 라선시라고 해도 라선구역과 선봉구역의 피해가 차이가 있다, 이런 말씀이죠?
문성휘: 네, 극심한 차이가 있다는 거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8월 25일 당중앙 군사위원회에서 라선특별시 큰물피해를 인민군이 맡아 복구할 데 대해 명령했습니다.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북한은 8월 28일 라선특별시 피해복구를 위해 선봉지구에 군인들을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오중석: 8월 25일 당중앙 군사위원회에서 김정은이 라선특별시의 큰물피해 복구를 노동당 창건 70돌이 되는 10월 10일 전으로 끝내라고 명령을 내렸다는 소식은 이미 보도를 통해 잘 알려져 있지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북한 당국은 큰물피해 복구에 동원된 군인들을 실어 나르기 위해 청진철도국 산하 기관차대에서 여객차량 20방통씩 연결된 열차 40편을 조직했다고 합니다. 보통 북한의 관광열차는 의자 하나에 두명씩 앉아 한 방통에 모두 110명이 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일반열차는 같은 면적의 의자 하나에 3명씩 앉게 해 한 방통에 168명을 태우는데 좌석이 없어 서서가는 인원들까지 합치면 보통 한 방통에 2백여명의 인원이 탄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설명입니다.
오중석: 네, 그러니까 한 객차에 모두 2백명이나 탄다는 말씀인가요?
문성휘: 네, 한 객차의 한 방통에 2백명씩 탄다는 겁니다. 이렇게 가정할 때 20방통이 연결된 차량 한편에는 4천여명이 탈 수 있고 이런 열차 40편이면 약 16만명 가량의 인원을 실어 날랐을 것으로 추정을 할 수 있습니다.
오중석: 네, 그렇게 계산을 하니 그런 추정이 나오는 군요.
문성휘: 그렇습니다. 특별히 인민군 군인들뿐이 아닙니다. 북한 내각 철도성 산하 '철도교량 건설대'는 함경북도 청진시에 유일하다고 합니다. 이곳 '철도교량 건설대'에서 북한에 건설되는 모든 철도의 철다리를 놓고 있다는데요.
'철도교량 건설대'의 인원은 약 2천명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10월 10일까지 큰물에 파괴된 철다리 4곳과 철길들을 복구하기 위해 '철도교량 건설대'와 내각 철도성 산하에서 선로관리대원들까지 대략 4천여 명의 인원을 동원됐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내각 국토환경보호성과 보건성에서 3천여 명의 인원을 현지에 파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요. 라선시 주민들과 수재민들까지 합치면 건설인원만 대략 20만 명에 가까울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오중석: 20만명이라면 라선특별시 선봉지구가 얼마나 넓은지 모르겠지만 그야말로 큰물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동원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군요.
문성휘: 네, 그렇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은 이들 동원된 인원들의 식량과 부식물, 천막 등을 나르기 위해 20여 편의 화물열차를 동원했다고 하고요. 또 북한은 모든 협동농장들에서 라선시 큰물피해 복구자들을 위해 남새(채소) 1톤, 혹은 말린 산나물 3백kg씩 바칠 것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오중석: 라선시 피해복구를 인민군대에 전부 맡겨 놓으면서도 그에 필요한 후방물자조차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군요.
문성휘: 네, 그렇죠. 이번 라선시 선봉지구 큰물피해 복구에 동원된 군인들은 함경북도 주둔 4군단과 양강도 주둔 10군단, 함경남도 주둔 7군단이라고 합니다. 김정은의 현지 시찰은 라선특별시에서 큰물피해가 난지 27일 만에 이루어졌습니다.
북한 노동당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현지시찰과 관련해 "큰물피해로 살림집을 잃고 한지에 나앉은 라선시 수재민들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았다. 직접 피해복구 현장을 돌아봐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찾아왔다"는 김정은의 발언 내용도 보도했습니다.
오중석: 그렇게 수재민들 때문에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걱정이 많았다는 김정은 제1비서가 지난 8월 28일이죠? 북한의 '청년절'을 맞으며 평양시에서 '청년중앙예술선전대'의 공연을 태평스럽게 관람하지 않았습니까?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온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모습이던데요.
문성휘: 네, 그래서 김정은의 라선시 선봉지구 큰물피해 현장시찰은 직접 수재민들의 애로도 들어보지 못한 그야말로 '눈뜬 소경의 서울구경'이라는 비난이 현지 주민들속에서 쏟아져 나왔다고 소식통들은 말을 했습니다.
또 9월 18일 현지시찰 당시 '수해복구 사령부'의 지휘성원들에게 "주민들이 원래 살던 집보다 더 훌륭하고 현대적인 살림집을 지어주어야 한다"고 지시해 가뜩이나 시간에 쫓기는 건설자들도 불만을 여지없이 드러냈다고 하고요.
특히 수재민들이 사용할 가구도 모두 살림집에 갖추어 주라고 지시해 현지 지휘간부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20만명 가량이라는 인원이 적지는 않지만 노동당 창건 70돌인 10월 10일전으로 살림집의 가구까지 다 마련하려면 상당한 품이 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가장 애로가 되는 것은 새로 짓는 살림집들의 기와를 중국에서 모두 사들여야 한다는 문제라고 합니다. 이런 형편에서 현대적인 살림집은 꿈도 꿀 수 없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다가 언제 목이 날아날지 몰라 큰물피해에 동원된 간부들과 지휘성원들은 어쩔 바를 모르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이 전한 내용입니다.
오중석: 네, 잘 알겠습니다. 라선특별시의 수해복구 문제는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관심을 갖고 자금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북한당국이 발 빠르게 움직여 재난을 당한 수재민들이 하루 속히 맘 편히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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