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화벌이 수단방법 가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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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북한당국이 외화벌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수산업자들에게 어획권을 팔아넘기는가 하면 외화벌이 회사들에 무역와크(할당량) 독점권을 주는 방법으로 개인장사꾼들의 수출품을 빼앗아 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오중석: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를 위해 개인장사꾼들이 가지고 있던 자연산 버섯까지 모두 빼앗아 버리고 있다" 얼마 전 문 기자가 이런 얘기를 했죠. 송이버섯 말고 다른 자연산 버섯도 북한의 중요 수출품목인가요?

문성휘: 네, 그렇죠. 송이버섯 말고도 북한은 영지버섯, 목이버섯과 표고버섯, 참나무버섯을 비롯해 여러 가지 자연산 버섯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자연산 식용버섯은 모두 중국에 수출한다고 보면 될 듯 합니다.

오중석: 그런데 올해에는 수출물량을 충분히 확보할 정도로 자연산 버섯이 잘 되었다면서요?

문성휘: 네, 북한은 올해 심각한 가뭄을 많이 떠들어 왔지만 자연산 버섯이 돋는 7월과 8월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고 합니다. 올해는 버섯이 자라기에 딱 좋게 비가 내린데다 기온도 적절해 북한의 거의 모든 지방들에서 버섯이 잘 됐다고 합니다.

오중석: 그런데 말이죠.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의 어느 고장이나 산에 나무를 다 베어내 산들이 벌거벗다시피 한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까? 버섯은 주로 숲이 우거진 곳에서 잘 돋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금도 북한에 버섯을 캘만한 숲이 많이 남아 있습니까?

문성휘: 네, 외화벌이를 위한 북한 당국의 통나무 수출과 땔감을 위한 주민들의 무자비한 남벌, 생계를 위한 뙈기밭 농사로 인해 북한의 산들에는 숲이 별로 남아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람의 손발이 미치지 않은 곳들도 있습니다.

함경북도 연사군과 양강도 백암군 일대에 자리한 '백무고원', 양강도 풍서군과 함경남도 낭림군 일대에 있는 '개마고원', 묘향산과 칠보산, 구월산, 마식령과 양덕군, 맹산군 주변은 산세가 험하고 도로도 없어 숲이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런 곳에 주민들은 여러 명씩 조를 짜 가지고 며칠분의 식량을 준비해 버섯이나 약초채취를 떠난다는 건데요. 버섯뿐만 아니라 약초도 중국에서 많이 받기 때문에 품을 들여 산에 가는 주민들이 많다고 합니다.

오중석: 네, 그렇군요. 그런데 중국에 수출하는 버섯이나 약초의 구체적인 수출가격은 알려진 게 있나요?

문성휘: 중국에 수출하는 가격은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버섯이나 산나물은 주로 중국장사꾼들과 돈 많은 부자들이 거두어들이는데 주민들이 그들에게 넘기는 도매가격은 자세하게 알려져 있습니다.

오중석: 그렇다면 문 기자가 알고 있는 도매가격을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주시죠?

문성휘: 네, 우선 가장 비싼 버섯은 영지버섯인데 가격은 kg당 중국인민폐 8백위안이라고 합니다. 흔치 않은 버섯이어서 채취가 어렵다고 하고요. 올해 송이버섯의 가격은 중국인민폐 1백위안으로 지난해보다 20위안정도 가격이 하락했다고 합니다.

그 외 자연산 표고버섯은 kg당 중국인민폐 80위안, 개암버섯은 kg당 중국 인민폐 40위안, 목이버섯은 중국인민폐 20위안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그런데 버섯뿐만 아니라 약초나 산나물도 북한의 주요 수출품목입니다.

오중석: 그렇다면 약초나 산나물의 가격은 어느 정도입니까?

문성휘: 말린 산나물인 고사리는 올해 kg당 중국인민폐 50위안, 닥지싹은 7위안, 약초인 장출 15위안, 오미자가 18위안, 그리고 부채마, 시호, 세신, 용담초는 kg당 각각 중국인민폐 20위안, 무명초가 2백위안으로 일일이 그 수를 다 꼽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오중석: 네, 한마디로 산에 있는 것은 무엇이나 다 채취해서 중국에 넘기고 있다는 거군요.

문성휘: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게 단순히 산에 있는 버섯이나 약초, 산나물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도 대부분 중국에 수출되고 있는데 올해 북한주민들은 주요 수출품목인 낙지(오징어)를 많이 잡지 못했다고 합니다.

가장 큰 원인은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해상탈북을 우려해 바다에 나가지 못하도록 강력히 통제한 때문이라고 하고요. 또 북한 당국이 바다에서의 어업권을 중국수산회사들에 통째로 팔아버린 것도 큰 원인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오중석: 네, 중국에 어업권을 판 대가로 북한당국이 얼마나 챙기는지 좀 파악된 내용이 있습니까?

문성휘: 네, 북한은 중국에서 고기잡이를 나온 배의 선적량과 잡는 어종에 따라 값을 매긴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계산이 쉽지 않은데요. 실제 낙지잡이에 나선 중국 어선들로부터 북한 당국이 받는 돈은 톤당 중국인민폐 8백 위안이라고 합니다.

오중석: 중국인민폐 8백 위안이라면 얼마 되지도 않는 돈인데 외화난에 급한 북한 당국이 중국에 어업권까지 헐값으로 팔고 있다는 얘기이군요. 그 외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해산물이나 약초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 중국에 팔려나가고 있습니까.

문성휘: 네, 산나물이나 해산물들은 지금까지 중국장사꾼들과 북한 부자들이 도매가격으로 사들여 세관을 통해 중국에 팔아먹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김정은 정권은 개인들이 산나물과 약초, 해산물들을 팔지 못하도록 엄격히 금지시켰다고 합니다.

오중석: 개인 장사꾼들이 중국에 파는 해산물이나 약초를 무슨 이유로 갑자기 금지시켰다는 거죠?

문성휘: 네, 이는 북한이 개인이나 중국장사꾼들이 가지고 있는 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외화벌이 기관들에 '무역와크'라는 걸 주는데 개인들은 '무역와크'를 못 받는다는 거죠.

그냥 세관에서 통제를 하지 않으니까 중국에 가져다 팔았는데 지금에 와서 갑자기 '무역와크'를 주장하면서 북한당국이 개인들이 약초와 해산물을 일체 중국에 반출하지 못하도록 강력히 금지시켰다는 겁니다.

오중석: 네, 그런 거였군요. 그런데 '무역와크'라는 말은 많이 들어 본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이게 무슨 의미이죠?

문성휘: 북한은 통나무나 지하자원을 팔수 있도록 외화벌이 기관들에 일정한 량을 할당해 줍니다. 이렇게 할당된 품목과 량을 '무역와크'라고 부르는데요. 북한 당국이 산에서 나는 산나물과 약초들에도 갑자기 이런 '무역와크'를 적용했다는 거죠.

오중석: 네, 그러니까 '무역와크'라는 게 한국 말로 하면 '쿼터'군요.

문성휘: 아, 맞습니다. 한국에선 이걸 '쿼터'라고 하죠.

오중석: 산나물과 해산물까지 '무역와크'를 지정했다는 건데 그 이유가 뭘까요?

문성휘: 이젠 약초나 산나물도 모두 외화벌이 기관들을 통해서만 수출을 하라는 뜻입니다. 기존 김정일 정권시절 북한은 산나물과 약초도 외화벌이 기관들을 통해서만 수출하도록 허가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이 이러한 제한을 해지했는데요.

그런데 김정은 정권이 제 스스로 해지해버린 산나물이나 약초, 해산물들에 다시 '무역와크'를 지정했다는 거죠. 외화벌이 기관들을 통해 중국에 팔도록 다시 조치하면서 주민들로부터 약초와 산나물들을 대량으로 사들였던 장사꾼들은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라고 하는데요.

이제 외화벌이 기관들이 아주 눅(싼)은 값으로 약초와 산나물들을 수매 받을 게 뻔 한데 그렇게 되면 중국에 비싼 값으로 팔기 위해 있는 돈을 다 들여 사들였던 산나물과 해산물을 장사꾼들은 외화벌이기관들에 헐값으로 빼앗길 수밖에 없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오중석: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를 위해 그런 방법까지 동원해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한다니 씁쓸한 느낌이 드네요. 비록 제한적이긴 하지만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장사행위를 보장해주는 방법으로 인민생활 향상에 도움을 주기를 바랍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