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해도 농민들과의 약속 저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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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올해 북한의 알곡 수확량은 지난해에 비해 40만톤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농민들에 대한 식량분배 약속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오중석: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가을철을 맞으면서 북한이 모든 공장기업소와 주민들에게 농촌지원 총동원령을 내렸다는 소식, 우리 자유아시아방송에서 여러 차례 보도를 했는데요. 올해 가을 북한의 식량상황이 궁금합니다. 이와 관련해 알려진 소식이 좀 있는지요?

문성휘: 네, 북한 내부소식통들은 올해 북한의 식량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최소 40만톤 가량 감소한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항상 식량생산량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지난해 북한의 식량생산량이 517만톤 가량이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지난해 식량생산량이 517만톤 이었는데 올해 식량생산량이 지난해보다 40만톤 가량 감소했다고 한다면 올해 북한의 식량생산량이 대략 480만 톤에도 못 미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이게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얘긴가요?

문성휘: 네, 이건 소식통들이 보내 온 북한 내부의 식량 소비량을 보면 답이 나오는데요. 북한 농업부문, 그리고 량정(식량관련)부문 관련자들은 한해 북한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식량을 520만 톤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주민들의 배급을 주는데 390만톤 가량이 필요하다는 거고요.

그리고 된장과 간장, 술, 식용유, 사탕가루(설탕)를 비롯해 필수적인 식료품 생산에 60만톤 가량의 식량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또 축산부분에만 40만톤의 식량이 들어간다고 하고요. 기타 공업용 알콜과 기계유, 산성토양 개량을 위한 유기질 비료생산과 같이 산업부분에만 30만톤 정도의 식량이 소요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그런 식으로 따져보면 최소한의 식량소요량이 520만 톤이라는 계산이 나온다는 거군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북한은 식량이 모자라 돼지와 닭, 오리를 비롯한 축산부문에 들어가는 사료용 식량을 20만 톤으로 줄였다가 지난해에는 30만톤, 올해는 40만톤으로 다시 늘이고 있다고 관련부분의 한 소식통은 이야기했습니다.

오중석: 그렇다면 문 기자, 북한 주민들이 1년 동안 안정적인 식생활을 이어가자면 대략 얼마만큼의 식량이 필요하다는 건가요?

문성휘: 북한이 비교적 넉넉히 살아가려면 최대 700만톤의 식량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오중석: 그런 계산은 또 어떻게 나온 것인지 궁금해지는데요.

문성휘: 네, 북한 주민들이 넉넉히 살아가려면 식량 말고도 간장, 된장 생산을 늘려야 하고 무엇보다 식용유와 사탕가루, 그리고 어린이들에게 정상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간식생산을 늘려야 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그러자면 각종 부식 생산에만 대략 150만톤의 식량이 있어야 한다고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알과 고기를 넉넉히 먹이자면 돼지와 닭, 오리를 비롯한 축산업을 확대해야 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사료용 식량만 1백만톤 이상은 있어야 한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하고 있고요. 주민들의 식량배급량도 지금 정해 놓은 하루 450그램에서 600그램까지 늘려야 한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입니다.

오중석: 그렇군요. 북한이 한해 필요한 식량이 얼마인지를 몇 가지 예를 들어 설명 하셨는데요. 그동안 북한의 농사작황에 대해서 우리 방송에서도 많이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까? 가을걷이도 이젠 마감단계이겠는데 북한의 식량생산과 관련해 다시 한 번 구체적인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요?

문성휘: 올해 북한은 논 작물, 그러니까 벼농사는 함경남도 함흥 일대와 자강도 희천지구, 평안남도 양덕지구에서 가뭄피해를 많이 보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뭄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의 벼농사는 잘 됐다고 소식통들은 평가했고요.

밭작물 가운데서도 감자농사는 지난해보다 더 잘 됐다고 합니다. 감자를 심는 북부 고산지대에 비가 적당히 오고 날씨도 좋았다는 건데요. 심한 가뭄에도 불구하고 메주콩 농사 또한 잘 돼 많은 수확을 기대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얘기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올해 강냉이 농사에서 전반적으로 큰 손실을 보았다고 하고요. 그외 수수나 조와 같이 키가 크면서도 잎이 넓고, 뿌리가 작은 농작물들은 전반적으로 가뭄피해를 많이 입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함경북도 농업부분의 한 간부는 "종합적으로 놓고 볼 때 올해 농업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40만톤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는 내각 농업성 관계자의 말을 그대로 전했습니다.

오중석: 지난해보다 알곡생산량이 40만톤 가량 감소했다면 내년도 북한 주민들이 큰 식량난을 겪게 되는 것 아닐까요?

문성휘: 그에 대해 소식통들은 내년도 식량난이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은 항상 식량생산량이 줄게 되면 먼저 축산부문에 사료용으로 공급되는 식량부터 줄였다는 건데요. 그 외 간장, 된장, 식용유를 비롯한 식료품생산에 필요한 식량을 줄이는 경향을 보여 왔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 했습니다.

때문에 내년에도 주민들에게 공급할 식량보다는 축산이나 기타 식료품, 공업부문에 들어가는 식량을 전반적으로 줄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소식통들은 추정했습니다.

오중석: 그렇군요. 일단 식량생산량은 줄었지만 극심한 식량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얘기로 들리는데요. 현재 북한 장마당들에서 식량가격은 어떻습니까. 가을철이니 값이 많이 내리지 않았을까요?

문성휘: 가을철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북한의 장마당들에서 식량가격은 크게 내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물론 감자의 경우는 kg당 북한 돈 1천원에서 500원으로 가격이 절반이나 내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외 강냉이는 북한 돈 2천원, 입쌀(벼)도 북한 돈 5천원의 가격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소식통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중국의 쌀값이 아직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장마당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물가변동에 따라 가격이 심하게 오르고 내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장마당들에서 식량가격도 중국에서 큰 폭으로 내리지 않는 이상 기존의 가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망입니다.

오중석: 네, 잘 알겠습니다. 올해 가을 북한 협동농장들에서 농민들에게 식량분배를 어떻게 했는지도 상당히 궁금한데요. '포전책임제'라고 하죠? 농민들에게 땅을 떼어주고 거기에서 나는 식량의 70%를 북한 당국이, 나머지 30%를 농민들이 갖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올해에는 그러한 약속이 지켜졌습니까?

문성휘: 네, 일단 북한의 가을걷이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감자를 많이 심는 양강도는 이미 가을걷이가 끝나 지원자들도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합니다. 자강도의 일부와 함경북도의 일부 지방들도 감자와 강냉이 가을을 모두 끝냈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아직 벼 가을은 채 끝내지 못한 상태라고 합니다.

가을걷이를 먼저 끝낸 양강도와 자강도, 함경북도의 일부 지방들에서 농민들에게 분배를 주기 시작했지만 올해 역시 '포전책임제'에 따른 식량현물 분배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우선은 식량생산량과 상관없이 농민들에게 작업공수(점수)에 따라 1년분의 식량만 배급하고 있다는 건데요. 이에 대해 현지 농민들은 "도대체 '포전책임제'를 해서 달라진 것이 뭐냐?"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이 말한 전언입니다.

오중석: 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북한대표 빌라이 데르자 가가씨가 지난 10월 4일 '러시아소리방송'을 통해 "올해 북한 곡물수확량이 6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북한당국이 주민들에게 매일 400그램씩의 배급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자유아시아방송을 비롯한 외부언론들의 보도와는 전혀 다른 주장을 펼쳐 상당한 의문점을 남기고 있는데요. 북한주민들에게 보다 정확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식량상황은 앞으로 계속 주시해봐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문 기자 오늘 수고하셨고요. 다음 주 또 뵙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