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가을철 산불진화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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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당국이 전국 각지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산불진화를 위해 주민들을 마구잡이로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4년 4월에 찍은 북한 산불 지역 위성 사진.
2014년 4월에 찍은 북한 산불 지역 위성 사진. (사진-NASA 제공)

오중석: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고향인 양강도 삼지연군에서 큰 산불이 발생해 도소재지인 혜산시 주민들까지 모두 화재진압에 동원됐다, 10월 14일 문 기자가 이런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이후의 상황 궁금합니다. 북한의 산불은 완전히 진화됐는지요?

문성휘: 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고향이라고 선전하고 있는 양강도 삼지연군에서 산불이 발생해 주변의 양강도 혜산시와 보천군, 대홍단군 공장기업소들에서 노동자들을 동원한 것이 10월 12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산불 진화에 대략 6만명 정도의 노동자들과 주민들이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고 하는데 공장기업소에서는 책임일꾼이 아닌 중간급 간부들, 그러니까 직장장이나 작업반장이 책임을 지고 노동자들을 인솔했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오중석: 6만 여명의 주민들이 동원될 정도면 산불규모가 매우 컸다는 얘긴데 정확한 화재원인이나 피해 정도는 파악이 되었나요?

문성휘: 네, 일단 이번 삼지연에서 일어난 산불은 소백수 특별구와 포태종합농장 포태분장, 그리고 흥계수 분장, 이렇게 3곳에서 거의 비슷한 시각에 일어났다고 현지에 동원됐던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오중석: 삼지연군 3곳에서 동시에 화재가 발생해 주변 지역 주민들이 모두 동원됐다는 건데 산불이 난 원인은 무엇이라고 합니까?

문성휘: 네, 일단 이번 산불은 농작물을 수확한 주민들이 뙈기밭 정리 작업을 하다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말을 했습니다. 그 외 보다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게 없다고 소식통들은 말을 했고요.

양강도 삼지연군으로 말하자면 백두산이 위치한 곳입니다. 그리고 삼지연군은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고향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태어났다는 생가가 이번에 산불이 발생한 소백수 특별구에 위치해 있는데요.

이곳에는 약 150여채의 작은 마을이 있다고 합니다. 이곳 주민들은 김정일 생가와 주변의 구호나무들을 보존하는 관리원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고요. 산불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 소백수 특별구 마을에서 시작됐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 했습니다.

한마디 더 보태자면 삼지연군은 백두산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가가 있어 북한 혁명전통, 백두혈통의 심장부로 불리는 곳입니다. 때문에 이곳의 산림은 모두 특별보호구로 지정되어 천연의 원시림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가을 삼지연군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낙엽과 수풀이 다 말라있는 상태였다고 하고요. 북한 당국이 삼지연군의 산불에 발 빠르게 대처했던 것은 백두혈통의 심장부라는 삼지연군의 지역적 특성 때문으로 판단이 됩니다.

오중석: 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가가 있는 소백수 특별구에서 산불이 일어났다면 북한당국의 입장에서는 아주 심각한 재난이었을 텐데 피해규모는 어느 정도라고 합니까?

문성휘: 소식통들은 많은 산림이 불탔다고 말하지만 정작 그 면적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고 있었습니다. 다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가주변까지 산불이 번져 하마터면 '정일봉'까지 모두 불타버릴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얘기했습니다.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양강도와 함경북도에서 소방차 40여대가 동원되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고요. 김정일 생가 주변에서는 양수기 수십대가 설치돼 소백수 물을 숲속에 뿌리는 작업도 병행됐다고 합니다.

동원된 노동자들과 주민들은 정일봉에 산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변의 나무들을 베어내고 니탄 성분이 있는 부식토층을 모두 거두어 냈다고 하고요. 12일에 일어난 산불이 17일이 돼서야 모두 진화됐다고 그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또 소백수 특별구 외에 포태종합농장 포태분장에서도 산불이 났는데 제때에 진화됐다고 하고요. 포태노동자구 흥계수 분장에서 일어난 산불은 주변 공대공 미사일 기지까지 번져 많은 농장원들과 군인들이 동원돼 겨우 진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중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가주변과 미사일기지 주변까지 산불이 번졌다면 그야말로 북한이 가슴을 쓸어내릴 만큼 아찔한 상황이었겠군요. 그럼 이젠 산불진화작업은 어느 정도 종료가 된 건가요?

문성휘: 그런 게 아닙니다. 삼지연군 산불 진화에 동원됐던 노동자들은 18일 오후 집으로 돌아왔다가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인 19일, 양강도 갑산군과 풍서군에 일어난 산불진화에 다시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중석: 네, 통상 남한에서도 산불이 나는데 남한의 산불도 그 좋은 장비와 인원을 가지고도 쉽게 진화가 되지 않거든요. 그러면 삼지연군 말고도 양강도 여러 곳에서 산불이 동시에 산발적으로 발생했다는 말씀인가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갑산군과 풍서군은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에서 모두 70~80km이상 넘는 거리에 있습니다. 특히 갑산군과 풍서군은 함경남도와 경계를 하고 있는 군들인데 북한에서도 비교적 산림자원이 풍부한 개마고원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산불은 개마고원에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돼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북한의 산림자원을 더욱 황폐화 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지 소식통들로부터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중석: 네, 양강도 개마고원 일대에서도 주민들을 동원해야 할 만큼 큰 산불이 났다는 얘기인데요. 이렇게 비슷한 시각에 여러 건의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을까요 북한에서?

문성휘: 네, 가능합니다. 지금 제가 컴퓨터로 펼친 이 사진이 올해 4월 한 달 동안 북한에서 일어난 산불의 사진입니다. 이게 미항공우주국 'NASA'가 올해 5월에 공개한 인공위성 사진인데요. 사진을 보면 4월 한 달 동안 북한 전역 147곳에서 산불이 났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이 평안북도와 함경남도, 강원도와 황해남도 지방들인데 이 사진에 함경북도와 양강도는 빠져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함경북도와 양강도에서도 올해 봄에 여러 건의 산불이 있었다는 소식통들의 주장을 감안해보면 위성사진 외에 산불은 더 있었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중석: 네, 인공위성 사진을 보면 남한 지역에서는 연기가 전혀 보이지 않는데 북한 평안북도와 강원도 지방은 자욱한 연기로 뒤덮여 있군요. 문 기자는 이런 가을철 북한의 산불이 봄철 산불과 비슷한 양상이라고 보시는 건가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산불이 비단 양강도뿐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양강도 당국은 10월 18일, 간부강연회에서 '높은 경각심을 가지고 가을철 화재 발생에 철저히 대비하자'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다고 합니다.

이 강연회에서 북한은 가을철을 맞으며 10월에만 전국의 30여 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고 합니다. 지어 인민의 문화휴양지이고 국가유산인 묘향산에서도 큰 산불이 발생해 많은 산림이 훼손됐다고 강연회에서 지적했다고 소식통들은 말을 했습니다.

오중석: 묘향산에서도 산불이 발생할 정도라면 단순히 주민들이 뙈기밭 정리를 하다가 실화로 산불을 냈다고 단정하기가 어려운 형편이 아닐까요?

문성휘: 네, 단순히 뙈기밭 정리뿐이 아니고 산에 오른 주민들이 담뱃불을 아무데나 던진다든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쨌든 산불진화를 위해 주민들을 마구 동원하다 보니 그들의 고통도 여간이 아니라고 소식통들은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특히 북한 당국은 간부강연회에서는 "산불을 단순한 화재사고로만 보지 말고 우리 내부 적대분자들의 소행이 아닌지 예리하게 살펴야 한다" 이렇게 강조해서 북한 내부에 반정부 세력이 있음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 됐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오중석: 네, 그렇게 이해 할 수도 있겠군요. 북한 전국에서 번지고 있는 산불,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정이야 어찌됐건 한반도의 귀중한 산림자원이 불에 타 사라지는 데 대해 북한당국은 엄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봅니다. 변명을 할 게 아니라 당국차원의 강력한 산불 방지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문 기자 오늘도 수고하셨고요. 다음 주 또 뵙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