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북, 김정은 중국방문 설까지 온갖 유언비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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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북한주민들 속에서 혼란과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 북•중 국경지역에 대한 검열을 진행 중인 합동 검열대가 압록강에 대한 출입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 북, 김정은 중국방문 설까지 온갖 유언비어 확산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지난 21일에 북한 노동당기관지죠? '노동신문'이 "자력갱생의 원칙"을 철저히 지킬 데 대한 사설을 길게 늘어 놓았지요.

특히 사설을 통해 외국자본이나 원조를 배격하면서 "외세 의존은 곧 망국의 길"이다, 이런 다소 극단적인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는데요. '새경제관리체계'를 내놓으면서 경제개방을 마치 조만간 할 것처럼 요란을 떨던 북한이 왜 갑자기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는지, 그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알려진 게 있는지요.

문성휘 : 네, 지금 얘기하시는 기사 말고 얼마 전에도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개혁개방'은 인민을 돈의 노예, 자본의 노예로 만드는 반인륜적인 시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렇게 개혁개방에 대한 거부감, 그리고 외국자본에 공포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얼마전 라진-선봉에서 중국과 일부 유럽나라들이 참가한 상품박람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도 중국의 베이징과 단동을 오가면서 외자유치를 위한 설명회도 진행하고 있고요.

한마디로 몸은 이미 자본주의 열차에 탔는데도 "우리는 자본주의 역을 향해 가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이렇게 애써 부정하는 것과 같은 자기 모순적인 행동들을 많이 보이고 있는 셈입니다.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상황이 이렇게 혼란스럽게 된 배경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에 김정은 제1비서가 '이것은 개혁이고, 이것은 개혁이 아니다' 이렇게 분명한 선을 그어 놓았다면 지금 외부세계가 느끼는 것 같은 혼란은 있을 수가 없다는 거죠.

박성우 : 아, 그러니까 문 기자는 김정은 제1비서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서로가 제 각각의 목소리를 내는 거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거죠?

문성휘 : 네, 이건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전해온 이야긴데요. 한마디로 현재의 북한 상황은 김정은의 통제력에 큰 구멍이 뚫렸음을 말해준다는 거고요. 또 김정은 제1비서 자체가 아직 북한이 가야할 올바른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좌왕우왕 하고 있다는 걸 잘 말해 준다는 겁니다.

최근의 상황만 봐도 그렇죠. 늘 곁에 붙어서 떨어질 줄 모르던 김정은의 아내 리설주가 갑자기 사라지지 않았습니까?

박성우 : 그렇죠. 그래서 리설주가 임신한 게 아니냐, 이런 추정을 비롯해 여러 가지 유언비어가 많이 돌고 있다면서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김정은이 나올 때면 늘 곁에 따라다니던 리설주가 갑자기 없어졌으니 주민들의 궁금증이 늘어난 거죠. 그런데 리설주가 없어지고 나서 얼마 뒤인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10월 10일 있죠? 그때 김정은이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은 것을 끝으로 텔레비전에서 모습을 감췄습니다. 지금까지 열흘 넘게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리설주에 이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자 주민들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는 거지요. 거기다 최근 들어서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취해오던 경제 관련 정책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글들을 쏟아내고 있고, 또 국경연선에선 전례 없이 강도가 높은 국가보위부와 인민군보위사령부의 합동검열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정은과 함께 리설주, 장성택 모두 행방을 알 수 없는데다, 10월 10일부터는 국경경비까지 살벌해 지니까, 일각에서는 지금 김정은 제1비서가 비공개로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것 아니냐, 그래서 국경경비가 이렇게 강화된 것 아니냐, 이런 유언비어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듣고 보니 김정은의 중국 방문설이 나올 만한 상황이 아닌가, 이런 추측을 할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북한의 혼란스러운 상황은 아무래도 김정은이 얼굴을 드러내야 수그러들 것 같습니다.

2. 북 양강도, 압록강 물도 마음대로 못 길어

박성우 : 자, 이번엔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조금 전에 잠시 언급하셨는데요.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군보위사령부가 국경경비대를 상대로 벌리고 있는 합동검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요?

문성휘 : 네, 이번 검열은 10월 한 달 동안 계속 진행된다고 합니다.

박성우 : 10월 내내? 그런데 말입니다. 문 기자가 얼마 전에 합동검열대가 압록강에 나가는 시간까지 정해주었다, 그러니까 빨래를 하거나 물을 긷기 위해 압록강에 나가는 시간까지 정해주었고, 그래서 주민들 속에서 비난이 들끓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하셨는데요. 잘 이해가 안 되요. 압록강에 나가는 시간을 정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문성휘 : 네, 워낙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살아있을 때부터 압록강이나 두만강 국경일대의 무질서에 대해 비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도 때때로 주민들이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이용하는 시간을 정해 주었는데요.

하지만 실제적으로 이런 시간이 잘 지켜지진 않았습니다. 수돗물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압록강에 나오는 주민들을 막는다는 건 몇 명의 경비대원들을 가지고는 불가능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최근 국경경비대에 대한 국가보위부와 인민군보위사령부의 합동검열이 진행되면서 지금은 압록강을 사실상 완전히 봉쇄했다고 합니다. 이게 북한 국경 전역에서 벌어진 일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만,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이렇게 시간제를 실시하고 있다는 게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온 이야기입니다.

박성우: 그럼 언제부터 언제까지 압록강에 나갈 수 있다는 건가요?

문성휘: 주민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압록강에 나와 물을 긷거나 빨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해 놓았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면 직장인들은 모두 출근해있을 시간이라는 거지요. 결국 이건 직장에 출근하는 사람들은 빨래도 할 수 없고, 더욱이 수도가 안 나오는 상황에서 먹을 물조차 긷지 말라는 건데요. 이게 말이 안 된다는 거지요.

특히 지금 북한의 북부국경지대에선 김장이 한창입니다. 어느 때보다 물을 많이 써야 한다는 뜻이고요. 또 북한은 휴식일이 일요일 하루입니다. 그마저도 '도로 닦기요, 철도지원이요' 하면 거의 휴식이 없다고 봐도 무방한데요. 그런데 이렇게 압록강에 나가는 시간까지 정해놓으면,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일요일은 쉬지도 못하는데다가, 평일에도 출근을 못 하는 상황이 생긴다는 거지요. 누구든 한사람은 집에 남아서 낮에 물을 긷거나 빨래를 하고, 김장을 해야 한다는 게 아닙니까? 그래서 요새는 아침시간에 압록강에 나가 물을 길으려고 국경경비대원들과 다투는 주민들을 흔히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강을 두고 물도 마음대로 못 긷게 한다는 건데요. 그럼 먹는 물, 밥짓는 물, 세탁하는 데 필요한 물은 어떻게 구한다는 겁니까?

문성휘 : 그게 문제인 거지요. 그러니까 워낙은 겨울철 한때만 물장사가 있었는데 요즘은 가을철임에도 물장사들이 크게 늘었다는 겁니다. 50리터들이 물 한통이면 압록강에서 가까운 곳은 북한 돈으로 500원, 먼 곳은 800원까지라고 하는데요. 이게 뭐 간부들이라고 특별히 예외가 되는 것도 아니고 하니까 일반 주민들은 물론이고 간부들도 다 불만이라는 거죠.

최근엔 이런 문제로 하여 양강 도당이 김장철만이라도 압록강에 나가 마음대로 물을 긷게 하자고 노동당 중앙위에 청원했다고 하는데 그 결과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양강도 주민들의 물 문제, 하루라도 빨리 해결돼야 겠네요. 다른 건 몰라도 물 없이는 사람이 살 수가 없는 거잖아요.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