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은 철도 현대화 사업을 비롯해 러시아의 지원을 환영하면서도 자신들이 선차적으로 원하는 사업들이 줄줄이 외면을 당한데 대해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오중석: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러시아 기업이 북한의 철도현대화 사업을 지원하고 대신 북한에서 희토류를 채굴해가는 방안에 합의했다, 29일 로시아의 한 언론이 이렇게 보도했는데요. 북한의 철도가 상당히 낡았다는 건 잘 알겠는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기존의 철도를 완전히 해체하고 새롭게 다 깔아야 할 만큼 상태가 안 좋은 건가요?
문성휘: 네, 북한의 철길들은 물론 철도 시설들도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북한의 철도부분에서 일을 하다가 2010년에 탈북을 해 현재 한국의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장형국 씨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잠깐 들어보시죠.
장형국: 로시아 철도가 2천년도에 100kg 레루(레일), 중량레루를 깔면서 75kg 중량레루를 다 뽑은 걸 북한에서 고철로 사들여와 가지고 라진에서 평양사이 전 구간을 깔았어요. 일반 시설은 다 지금 설비가 옛날 1930년대, 1970년대 설비들로 되어 있어요.
오중석: 네, 남이 쓰다가 버린 레루를 고철 값으로 사들여와 사용하고 아직도 1930년대 설비들을 그냥 쓰고 있다는 건데 방금 말씀하신 100키로 레루, 75키로 레루, 이런 건 뭘 의미하는 얘긴가요?
문성휘: 네, 한국의 기준은 잘 모르겠으나 북한은 철길을 길이 1m의 무게 단위로 이름을 짓습니다. 북한에서 쓰는 철길 레루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하는데요. 하나는 길이 1m 당 무게가 50kg인 레루입니다. 이걸 50키로 레루라고 하고요. 이건 과거 일제가 깔아 놓은 레루인데 아직 북한이 교체하지 못하고 그대로 쓰고 있는 거고요.
그리고 길이 1m에 75kg인 레루, 이게 2천년도 이후 북한이 로시아에서 쓰다 버린 걸 고철로 사들여와 교체한 레루입니다. 남이 쓰다 버린 걸 가져다 깔았으니 이것도 안전을 담보할 수 가 없다는 거죠.
오중석: 문기자 말에 따르면 북한의 철도라는 게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는 문제투성이의 낡은 시설이라는 말인데요. 로시아가 북한철도 현대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약속했나요?
문성휘: 북한 철도현대화를 지원하기로 한 로시아 '모스토빅' 산학복합체 대표는 "북한 철도망은 총 7000㎞에 달한다. 이 가운데 우선적으로 3200㎞를 현대화한다"고 29일 러시아의 한 언론에 밝혔습니다.
'모스토빅' 복합체 대표는 "북한 대방들은 총 공사기간을 7년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기술적 측면과 순차성을 고려할 때 이 프로그램을 완수되는 데는 1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 된다"며 여기에 필요한 돈은 250억 달러라고 언급했는데요. 이는 한국 화폐로 무려 26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액수입니다.
오중석: 로시아가 북한철도 현대화를 위해 장기간에 걸쳐 엄청난 돈을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한 셈인데요. 로시아가 철도현대화에 투자하는 자금은 전부 북한의 광물채굴권으로 보상을 받는다는 거죠?
문성휘: 네, 로시아는 북한 철도현대화에 250억 달러를 투자하는 대신 20년 만기의 계약으로 희토류를 비롯한 여러 가지 광물자원을 받기로 했습니다.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은 로시아 언론에 "북한의 희토류 매장량은 중국보다 7배가량 많다"고 설명했는데요.
외부세계에서는 희토류와 철, 금, 우라늄을 비롯해 북한에 매장된 광물자원의 가치를 한국화폐로 약 6천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북한의 광물 매장량은 많이 부풀려져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이 북한과 합영으로 구리정광을 캐는 '혜산청년광산'만 해도 북한은 매장량 40만톤, 앞으로 40년 동안 캐어낼 수 있는 량이라고 자랑을 하는데요. 그러나 양강도 현지 소식통들은 실제 '혜산청년광산'에서 캘 수 있는 구리정광의 량은 20만톤 미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외의 량은 구리함량이 너무도 적어 캐어내 봐야 경제적 가치가 없다고 얘기하고 있는데요. 북한의 희토류나 다른 광물 역시 이처럼 많이 과장되었을 것이라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오중석: 네, 그런데 궁금한 점이 남아 있습니다. 러시아가 진행하는 철도현대화 사업이 북한 당국의 직접적인 요청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건가요?
문성휘: 네, 일단 그렇다고는 하나 그 부분이 북한으로선 아주 애매하고 불만인 사항이라고 소식통들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철도현대화 사업은 북한이 러시아에 요청한 여러 사항들 중의 하나라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다만 당장 북한이 목을 맬 정도로 시급한 사안은 아니라는 게 소식통들의 이야기인데요.
전기가 없어 그렇지 북한의 철도는 지금이라도 전기만 있으면 그럭저럭 뛸 수 있다고 합니다. 설령 당장 철도가 현대화 된다고 해도 북한은 그 현대화 된 철도에 투입할 만한 화물열차와 여객열차도 없는 상태라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하고 있고요.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무엇보다 러시아에 전기를 보내줄 것과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현재의 공장기업소들을 돌릴 수 있는 경공업 자재들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북한의 이러한 요구들, 그러니까 단기간 내에 인민생활이 눈에 뜨이게 향상돼 김정은의 업적이라고 선전할 만한 요구는 들어주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북한의 화력발전소 건설 요구와 관련해서 러시아는 가스터빈 발전소를 건설해 줄 수 있다는 의향을 보였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가스터빈 발전소를 세우게 되면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목을 매는 사업이 되기 때문에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하고요. 이렇게 자신들이 원하는 사업들이 줄줄이 외면을 당하는데 대해 북한은 러시아에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간부들은 지금 로시아의 지원을 '식민지 예속화정책'이라며 매우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소식통들은 말을 했습니다. 겉으로는 북한과 러시아와의 친선관계가 과거 중국과의 관계 수준을 초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은 러시아의 협조를 매우 불안하게 받아들인다는 게 현지 간부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오중석: 장차 약이 될지, 독이 될지도 모르는 러시아의 지원을 있는 그대로 덥석 받아 물기는 어렵다는 그런 생각인 것 같군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과거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늘 못마땅해 하던 일이 지금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인데요. 북한은 과거에도 중국에 항상 기반시설 지원보다는 당장 눈에 뜨이는 식량이나 생필품지원, 그리고 경공업원료 자재들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오중석: 그런데 한 국가의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일단 국가의 기반 시설을 넓히고 확충하는 게 중요한 것 같은데 북한은 그 반대로 생각하고 있다는 말인가요?
문성휘: 네, 북한은 이런 기반시설 지원이 자칫 권력까지 쥐고 흔들 수 있는 그런 위험한 수단이라고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러시아의 지원이라는 게 북한이 그토록 경계하는 '식민지 예속화정책'과 꼭 같은 거여서 앞으로 러시아와의 관계도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소식통들의 판단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북한으로선 러시아밖에 손을 내밀 곳이 없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정권은 총대에서 나온다" 과거 김정일 정권이 입버릇처럼 외우던 말입니다. 그러나 경제가 받쳐주지 않는 총칼 정치의 미래가 어떻다는 것은 북한당국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북한이 주변 강대국들의 '식민지 예속화정책'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오는 길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문 기자 오늘 수고하셨고요. 다음 주 또 뵙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