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종교행위에 무자비한 북한 당국이 사회에 만연한 미신행위에 대해서는 오히려 눈을 감아주고 있다는 비판이 북한 주민들로부터 제기되고 있습니다.
- 북한군이 임진각에 대한 포격도발을 공언하는 등 전쟁위기를 강조했지만 정작 후방군 부대 병사들은 그러한 내용조차 모르고 있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1. 미신에 관대한 북한, 왜?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요새 북한 당국이 자주 하는 말이 있죠. '자본주의 퇴폐문화'를 뿌리 뽑는다, 그러면서 주민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소식 우리 자유아시아방송에서도 몇 번 보도해 드렸었는데요?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서도 '외자유치'나 '개혁개방'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기사들이 연일 실리고 있어 북한 당국의 의도가 과연 무엇이냐? 이런 궁금증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북한에서 이렇게 주민들을 통제하는 구실로 삼고 있는 '자본주의 퇴폐문화', 그리고 '자본주의 날라리풍', 이게 도대체 뭔지 궁금합니다. 설명을 좀 해주시죠.
문성휘 : 네, 북한 당국이 주민통제가 필요할 때마다 늘 반복적으로 써먹는 지겨운 말이죠. '자본주의 퇴폐문화', '자본주의 날라리풍'…
일단 자본주의 퇴폐문화라고 하면 살인, 강도와 같은 강력범죄, 그리고 마약이나 도박, 매음행위, 미신행위, 종교행위, 이렇게 사회를 어지럽히고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 범죄행위들을 통틀어 말하는 거라고 합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종교나 미신, 이런 것도 자본주의 퇴폐문화에 속하는 거군요.
문성휘 : 그렇죠. 그리고 자본주의 날라리 풍이라면 조금은 범죄적인 측면보다 도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예하면 머리를 길게 기른다든지, 옷차림이 단정치 못한 형태, 또 외국음악을 부르고 거기에 맞춰 춤추는 행위, 인민반 동원이라든지 직장 일에 제멋대로 빠져먹는 행위들도 다 자본주의 날라리 풍에 속합니다.
박성우 : 아,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하면 자본주의 퇴폐문화, 이건 주민불안을 유발하는 범죄행위, 이런 걸 뜻하는 거고, 그리고 자본주의 날라리 풍, 이거는 사회주의 도덕에 맞지 않는 행위 이걸 가리키는 거군요? 그런데요.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마약이나 강도와 같은 범죄행위, 그리고 도덕적 문란행위는 응당히 단속대상이고 주민들의 지탄을 받는 행위지 않아요?
문성휘 : 네, 그렇죠. 그런 의미에서 북한에서 나타나는 모든 범죄는 자본주의 사회가 원인이 아니라 북한 사회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거죠. 더욱이 이러한 범죄들이 판을 치게 된 배경에는 북한 당국의 책임도 막중하다는 겁니다.
박성우 : 북한 당국의 책임이 막중하다, 어떤 의미로 그렇습니까?
문성휘 : 네, 간단한 실례로 북한에서 아편이라든지, 필로폰, 북한말로 얼음이라고 하죠. 이런 마약류가 확산되게 된 배경에는 북한이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 국제범죄조직들과 결탁해 아편이라든지, 필로폰을 대대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북한 당국이 자본주의 퇴폐문화와 날라리 풍에 대해 강하게 단속하면서도 이상하게 그중에서 예외로 되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그게 바로 미신행위라는 건데요. 탈북자들의 증언을 들어보아도 북한에 미신행위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잘 알수 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이 한해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검열을 진행하면서도 미신행위에 대해서만은 그렇게 통제를 강하게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설사 미신행위를 하다가 단속이 되면 기껏해야 두 달 정도의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는다든지, 아니면 보위부나 보안서에 얼마간의 뇌물만 먹이면 즉시로 풀려난다는 겁니다.
양강도 혜산시 마산동에 가면 도당간부들도 매일 찾아간다는 유명한 점쟁이가 있는데 이젠 50대 중반이라고 합니다. 이 사람은 이젠 몇 번이나 보안서에 끌려갔는지 모른다는 거죠. 그런데 갈 때마다 비판서 몇 장을 쓰고는 아무런 처벌도 없이 풀려난다는 거죠.
박성우 : 아, 그렇군요. 미신행위도 자본주의 퇴폐문화다, 그러면서도 미신행위에 대해서는 굉장히 관대하게 봐주는군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문성휘 : 네, 거기에 대해서 북한 내부소식통들이 상당히 격앙적으로 비판을 했는데요. 종교와 미신을 비교해 보면요. 종교행위는 체제를 허물어 버릴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미신행위'는 체제에 순응할 수 있게 만드는 요소들이 있다는 거죠.
한마디로 종교는 김일성이나 김정일만 믿어야 하는 북한에서 하나님이나 부처님과 같은 우상을 믿으라고 하니까 도저히 용납이 안 된다는 거죠. 그런데 반면에 미신은 어떤 우상도 내세우지 않는다는 겁니다. 대신 모든 인간의 불행을 개인의 사주팔자나 관상에 따라 미리 정해진 것이라고 설교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의 저항의식을 약화시킨다는 거죠.
박성우 : 네, 무슨 말인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2. 대북전단에 북한군 내부 특이 동향 있었나?
박성우 : 자, 그리고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지난 10월 22일이었죠? 새로 조직된 탈북자 단체 '북한민주화연합'이라는 모임이 있습니다. 여기 회원들이 임진각에서 북한으로 삐라를 날리려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 북한 당국은 임진각을 포격하겠다, 이렇게 맞서면서 남북 군 당국 간에 긴장감이 아주 높아지지 않았습니까? 당시 북한군 내부 상황은 어떠했을까? 이게 궁금한데요. 알려진 게 있는지? 어떻습니까?
문성휘 : 네, 북한군은 이미 9월 20일 경에 모든 부대들에 전투동원태세를 갖추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니까 9월 20일 경이면 어느 때인가 하면요. 북한 어선들이 NLL, 그러니까 북방한계선을 침범해서 한국의 해경들이 경고사격을 한 시각과 일치합니다. 그 이후로는 지금까지 전투동원태세를 계속 유지하라는 지시가 수시로 내려왔다는 겁니다. 그런데 특별히 더 강조된 건 없다, 그저 현상유지를 계속 해왔다는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특이한 것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9일, 서부전선사령부의 공개통고장이라는 것을 보도하면서 임진각에서 탈북자 단체들이 대북전단을 살포할 경우 즉시 물리적 타격을 가하겠다, 그러니 임진각 주변 주민들은 미리 대피하라, 이렇게 경고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북한내부, 오히려 후방에 주둔하고 인민군부대들은 22일에 탈북자 단체들이 대북삐라를 뿌리기로 했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고 소식통들이 주장했습니다.
소식통들은 그 이유를 두가지 정도로 주장했는데요. 우선은 매일 반복되는 전투동원태세에 피로를 느낀 후방부대 지휘관들과 병사들이 "상부의 지시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이런 거고요.
다음으로는 북한도 전쟁 상황을 원치 않았다는 겁니다. 남북 간에 교전이 벌어질 경우 전쟁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후방군 부대들에는 별다른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그렇게 확대를 억제했다. 이런 주장인데 한마디로 임진각을 타격한 북한 군인들이 괴멸하도록 내버려 두려는 것 아니었냐? 이런 주장도 있습니다.
박성우 : 그렇게 되면 북한군의 희생이 클 테고 그만큼 군 전반의 사기도 떨어지는 것 아닙니까? 손해가 될 것 같은데요?
문성휘 : 네, 그게 바로 북한이 바라는 것일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로서는 남한이 얼마나 손해를 봤는지 전혀 알 수 없으니까 마음대로 부풀려서 자신들의 승리로 포장할 수 있다는 겁니다. 대신 자기 군인들의 희생을 구실로 주민들의 복수심을 불러내 결집을 꾀했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네,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국지전을 도발해 일방적으로 저들의 승리를 선포하고 희생자들을 내세워서 내부 결속을 다진다, 이 이야기인데요. 하지만 이게 정부당국이 확인해 준 바는 없는 소식이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다는 점 얼려드립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다리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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