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인터넷 접속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으며 따라서 북한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페이스북'과 같은 외부의 '사회적 연계망'에 접속할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중석: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소셜네트워크, 그러니까 인터넷트를 통해 외부세계와 연결하는 '사회적 연계망'을 말하는데요. 북한과 같이 폐쇄된 국가들에서도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에 접속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페이스북'이 '토르(Tor)'라고 하는 우회 프로그램을 통해 폐쇄된 국가들에서도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였다고 11월 4일 영국의 BBC 방송이 보도를 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문 기자는 "다른 폐쇄된 국가들과는 달리 북한에서는 '토르'와 같은 서비스를 통해 절대로 주민들이 '페이스북'에 접속할 수 없다" 이렇게 단적으로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왜 그렇다는 건지 구체적인 이유를 좀 설명해 주시죠.
문성휘: 네, 우선 이야기에 앞서 청취자들을 위해 '페이스북'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소설네트워크'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소설네트워크는 영어인데 한국어로 번역을 하면 '사회적 연계망'이라는 의미죠.
그러니까 '소설네트워크'는 인터넷을 통한 '사회적 연계망'이다, 그런데 '사회적 연계망'이라는 게 꼭 외통길이 아닙니다. 사람과 비교하면 이런 거죠. 내게 필요한 어떤 사람과의 소통이 필요한데 어떻게 그 사람에게 접근할 것인가?
그 사람을 만나려면 '접근통로'가 있어야죠. 북한 같으면 전화로 만날 수도 있고, 또 직접 자신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 갈 수도 있고, 아니면 누구인가 다른 사람을 내세워 인편으로 필요한 사람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도 있을 겁니다.
컴퓨터에도 인터넷이라는 이런 '접근통로'가 있는데요. 이 '접근통로'를 통해 필요한 사람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공간, 나의 의사를 전달하고,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소통 할 수 있는 공간을 '사회적 연계망', '소설네트워크'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중석: 그렇죠. 조금 전에 이야기한 '페이스북'도 현재 지구상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인터넷을 통한 수많은 '사회적 연계망'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터넷을 통한 '사회적 연계망'은 단순히 '페이스북'만이 아니고 '트위터'나 '라인', '카카오톡'을 비롯해 그 종류가 수없이 많지 않습니까?
그 중의 하나인 '페이스북'이 '토르'라고 하는 인터넷 우회 프로그램을 통해 폐쇄된 국가들에서도 접속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얘기인데요. 그런데 문 기자는 왜 '토르'를 통해서도 북한 주민들이 '페이스북'에 접속할 수 없다고 그렇게 단정적으로 이야기를 하시는 거죠?
문성휘: 네, 그건 한마디로 북한 주민들이 절대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외부세계와 연결된 인터넷망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광명'이라고 하는 자체로 만든 폐쇄적인 인트라넷 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 당국은 자신들의 이렇게 폐쇄적으로 만든 인트라넷 망을 인터넷망이라고 부르며 마치 북한 주민들도 다른 나라 사람들처럼 자유롭게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처럼 선전해 왔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북한주민들이 그나마 인트라넷 망을 이용할 수 있었던 것도 김정일 시대뿐이었다는 것입니다. 김정은 정권이 집권한 이후인 2013년 3월부터 북한은 개인들이 사용하던 인트라넷 망을 모두 철거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지금 문 기자가 말하고 있는 인트라넷이라는 것은 일정 사람들, 일정 지역만 통할 수 있는 그런 인터넷망이죠. 그러니까 매우 폐쇄적이고 닫힌 인터넷 공간이라는 말씀인 거죠?
문성휘: 네, 외부와는 절대로 연결되지 않았고 또 연결할 수도 없는 그렇게 막혀있는 망이죠. 이러한 인트라넷 망마저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아직은 개인들에게까지 보급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말해서 북한 당국은 2013년 봄에 개인집들에 연결되었던 인트라넷 선들을 모두 거두어 냈다는 것입니다.
오중석: 개인들이 사용하던 폐쇄적인 인트라넷 망마저 모두 철거하면 주민들은 어떻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거죠?
문성휘: 그러니까 북한에서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컴퓨터는 단순한 오락기구나 음악 감상, 그리고 영화를 본다든지, 간단한 컴퓨터 기초를 연습을 하는 용도로만 이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북한은 개인들의 프린터 보유를 철저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설령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컴퓨터로 문서작성을 했다고 해도 주민들이 집에서 직접 문서를 출력해 볼 수는 없다는 것이 북한 내부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오중석: 그런 수준이라면 북한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컴퓨터는 한마디로 영상이나 데이터 정보를 종합적으로 볼수 있는 '멀티미디어(multimedia)' 기기 정도밖에 안 된다는 건가요?
문성휘: 네, 맞습니다. 북한에서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컴퓨터는 이미 만들어진 영상이나 프로그램들을 보여줄 수 있는 '멀티미디어' 전자제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정이 이렇다나니 '토르'와 같은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도 북한에선 '페이스북'이나 외부의 다른 '사회적 연계망'을 이용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얘기죠.
오중석: 그런데 문 기자, 북한 당국이 개인들의 인트라넷 망을 차단했다고 해도 공장기업소나 교육기관은 어떻습니까?
문성휘: 네, 공장기업소나 교육기관, 그러니까 각 대학 정보학과나 고등중학교 수업에 필요한 컴퓨터, 그리고 '컴퓨터 봉사소'를 통해서는 북한 자체의 인트라넷 망이 연결돼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인트라넷 망을 통해 전자우편이라든지 영상전화(화상채팅)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오중석: 대학이나 '컴퓨터 봉사소'에서는 컴퓨터 이용이 비교적 자유로운가 보죠?
문성휘: 그런 건 아닙니다. 북한의 대학들이나 '컴퓨터 봉사소'들에 있는 컴퓨터들은 모두 국가보위부 '27국'이라고 하는데 이게 '전파감시국'입니다. 이런 '27국'과 '109 상무'에서 실시간으로 컴퓨터를 감시한다고 하고요.
북한 주민들도 외부에서 컴퓨터를 항상 감시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전자우편을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든지, 이런 행위를 상당히 꺼리고 있다고 합니다. 흥미 있는 사실은 북한 주민들 가운데 전자우편 주소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중석: 전자우편은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회원가입을 하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요?
문성휘: 북한에선 그런 게 아니라고 합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에서 전자우편 주소를 받으려면 해당지역 '체신관리국(우체국)'에 따로 서류를 내야 한다는데요. 제출된 서류에 따라 '체신관리국'에서 광명인트라넷 망에 가입을 시켜주고 전자우편 주소와 비밀번호를 지정해 준다고 합니다.
오중석: 세계의 모든 나라들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전자우편 주소나 비밀번호는 자기가 정하고, 자신이 관리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북한당국은 개인들에게 직접 전자우편 주소와 비밀번호를 부여해 준다는 건가요?
문성휘: 네, 북한 당국은 전자우편 주소와 비밀번호를 지정해주는 방법으로 주민들에게 전자우편을 사용하도록 허가를 해 준다는 거죠.
오중석: 그렇다면 북한 당국이 인트라넷으로 오가는 전자우편들을 임의로 열어볼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것 아닌가요?
문성휘: 네, 북한은 컴퓨터가 제한돼 있는데다 주민들은 애초에 전자우편이나 손 전화까지도 당국에 모두 도청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신 전자우편을 많이 이용하지 않고 설령 이용한다고 해도 정보교류 같은 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거죠.
북한은 이렇게 철저히 격리된 내부 인트라넷 망을 쓰는 탓에 인터넷으로 외부 세계와 접속할 방법이 없습니다. 더욱이 북한에서 컴퓨터는 개인의 소유이든 공공의 소유이든 당국이 철저히 등록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허용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절대로 컴퓨터에 깔 수가 없기 때문에 '토르'와 같은 우회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도 주민들이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오중석: 네, 그렇군요. 북한 주민들이 컴퓨터를 통해 외부와 접속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폐쇄적일 것이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북한의 민주화과정에서 가장 선결되어야 할 문제가 인터넷 개방을 통한 외부와의 소통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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