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건설에 동원된 북한군, 탈영자 속출로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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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초겨울 들어 북한의 군인건설자들속에서 탈영병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예년에 없이 극심한 땔감부족 현상으로 북한주민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혹독한 겨울을 맞게 되었습니다.

1. 건설에 동원된 북한군, 탈영자 속출로 골머리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11월 23일, 기억나는 큰 사건이 있었죠? 북한이 연평도 기습포격을 감행한지 이제 1년이 되는데요? 그동안 남북한 모두 연평도 인근에 상당한 무력을 추가로 배치했지 않습니까? 현재 북한군의 동향에는 이상이 없는지 문 기자의 얘길 듣고 싶은데요? 어떻습니까?

문성휘 : 네, 북한이 지난해 연평도 포격도발의 원점인 황해남도 강령군 개머리 포진지 주변에 추가적인 포진지 수십 곳을 구축했다는 보도들이 요새 한국 언론들에 연이어 나오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개머리 포진지가 있는 강령군의 한 공동묘지에 최근 수십 구의 묘가 새로 생겨났다, 이런 보도들도 있어서 여론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박성우 : 네, 아주 작은 마을인데 거주하는 주민들의 수에 비해서 갑자기 너무 많은 묘들이 생긴거죠? 그래서 한때 한국 언론이 북한이 만든 위장 포진지가 아닌가하는 의혹을 제기했었죠? 그게 진짜 묘들이라면 주민이 얼마 안 된다는 마을에 갑자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묻힐 이유가 뭔가 하는 의문이 드는데요? 문 기자는 이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습니까?

문성휘 : 네, 일단은 한국 언론들이 위장포진지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한국 국방부는 묘지가 맞다, 이렇게 결론을 내렸는데요. 국방부의 결론이 있은 후에 한국 언론들은 혹시 그 수십 기의 무덤들이 지난해 연평도 포격도발을 일으켰다가 한국군의 반격으로 사망한 군인들의 묘가 아니겠냐? 이런 의문도 제기했고요. 또 일각에서는 지난해 식량난으로 떼죽음이 나서 갑자기 많은 묘가 생겨났을 수도 있다, 나름대로 이런 판단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게 둘 다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추가적인 가능성을 더 제기한다면 북한이 올해 들어와 연평도를 향해 새로 만든 갱도식 포진지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박성우 : 어떤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문성휘 : 최근 일부 대북언론들이 ‘지난해 가을부터 평양시 건설에 동원된 대학생들 200여명이 사망했다’ 이런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까?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200명이 아니라 설사 20명만 사망했다고 해도 대한민국 같으면 당장 공사가 중단되고 난리가 났겠죠? 그런데 북한 같은 나라는 공사판에서 아무리 사람이 죽어나가도 문제로 되지 않는다는 거죠. 공사기일을 단축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충성의 보고’를 올리면 되니깐요.

박성우 : 아, 말씀하시는 거 보니까 그러면 개머리 포진지 주변에 생긴 수십 구의 묘들도 이런 식의 건축사고와 연관이 있지 않겠냐? 이런 의문이 든다는 말이군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세상에 공개된 평양시 건설조차도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해서 매일 사람들이 죽어나간다고 하는데 그렇게 공개되지 않는 공사장들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겠느냐, 더욱이 연평도 주변은 발전된 한국이 기계수단들을 동원해 방어시설들을 확장하니까 북한으로선 상당히 급했을 겁니다.

한국군의 건설속도에 맞춰 군 지하 포진지를 굴설해야 하니깐요. 무리한 건설공사, 특히 북한에서 ‘떡메발파’라고 하는데 소리가 나지 않고 바위에 균열이 가지 않도록 아주 작은 규모로 하는 발파기법이죠. 문제는 이런 방식의 발파작업들이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무리죽음이 날수도 있고요. 이렇게 무리한 공사를 강행하면서 동원된 군인들이나 건설자들이 죽어서 그렇게 생긴 묘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거죠.

박성우 : 네, 한국의 건설장들을 보면은 요즘은 그렇습니다. 사람들을 찾기 힘듭니다. 왜냐면은 전부 다 기계화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데요. 하지만 북한의 경우는 지금도 뉴스를 보면 건설장들에서 대부분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습니까? 기계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인데 그러니까 사고가 나면 인명피해가 더 크지 않겠나? 이런 우려가 생기는 거죠?

문성휘 : 네. 인해전술로 건설 사업을 강행하다 보니 사고가 많을 수밖에 없죠. 거기다 이제 당장 2012년 4월까지를 목표로 만수대지구 살림집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데 공사기일을 앞당기느라 군인건설자들에게는 밤낮이 따로 없다는 겁니다.

군인들이 동원된 모든 건설장들이 다 그렇다고 하는데요. 요새 벌써 추위가 닥치기 시작하니까 견디기 어려운 군인들이 무리로 탈영하는 사태가 점점 늘고 있다고 합니다.

당황한 북한 당국도 평양역을 비롯해 평양시 외곽으로 빠지는 도로들을 모두 차단하고 검열에 나섰다는데요. 11월 초부터 평양-간리간 역전들과 평양-남포로 고속도로들도 경무관(헌병)들과 보위사량부가 나와 군인들에 대한 집중 검색을 실시하고 있다는 겁니다. 일단 평양시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은 상부의 지시에 따라 1일 허가증과 3일 허가증, 부득이한 경우에 보름간의 허가증이 발급되는데 이런 허가증이 없는 군인들은 모조리 잡아들여 ‘혁명화 부대’에 보내고 있다는데요.

혁명화 부대라는 게 남포갑문 하구와 사리원 쪽에 있는 모래채취장이라고 합니다. 여기서는 탈영군인들을 잡아들여 많게는 6개월, 보통 3개월 정도씩 평양시건설에 보장할 모래를 채취하는 일을 시킨다고 하는데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동원되는 고된 작업, 그리고 엄청난 규률 생활을 하니깐, 그 과정에 피로, 또 화물선과 열차에 모래를 상하차 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빈발해서 목숨을 잃는 군인들이 많다고 합니다.

박성우 : 네, 올 봄에도 그런 뉴스들이 참 많았죠? 굶주림을 참다못해 북한 군인들의 탈영을 하고 있다, 이게 한국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는데요? 군인들을 동원한 건설공사까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어서 앞으로 탈영병들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2. 땔감부족으로 사회적 불만 가속화

박성우 : 자, 이번엔 다른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이제 서울도 거의 초겨울 날씨를 보이고 있죠? 이맘때면 북한의 국경연선 도시들은 한겨울 날씨라고 하던데요? 해마다 이맘때면 발생하는 문제, 주민들이 땔감을 구해야 하는 문제? 올해는 어떻습니까?

문성휘 : 올해는 북한 주민들에게 좀 유난히 어려운 겨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노동자들의 경우 생산을 못하다 나니 화폐개혁 이후 첫 월급밖에 못 받았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불법적인 장사나 뙈기밭 농사를 지어 근근이 연명하고 있는데요.

올해 11월 초에 들어서면서 중국 인민폐대 북한 돈 환율이 1:480에서 갑자기 1:620까지 뛰어올랐습니다. 그런데 20일에도 함경북도에 있는 친구와 연계를 가졌었는데요. 청진장마당에서 20일까지 환율이 1:600원이었고 식량가격은 불과 한주일 전까지만 해도 중국산 쌀 1kg에 2천5백 원이었는데 20일에는 2천800원으로 뛰어 올랐다는 겁니다.

박성우 : 물가가 많이 올랐군요?

문성휘 : 네, 그런데 그의 말이 “당장은 쌀값도 쌀값이지만 땔감이 더 문제다” 이러는 거예요. 작년까지 참나무로 땔감 한 입방에 2만5천~3만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이제 초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땔감 한 입방에 5만원으로 치솟았다는 겁니다.

땔감이 이렇게 급등한 배경은 환율이 오른데도 있겠지만 북한이 올해 각종 건설들을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지나치게 석탄을 많이 팔아치운 데다 지금이 학교들마다 겨울용 땔감을 사들이는 때입니다. 이로해서 값이 더 뛰고 있다는 거죠. 북한의 학교들은 학생들로부터 돈을 거두어서 겨울용 땔감을 보장하는데요. 지난해의 경우 나무가 흔하다는 양강도 지역에서 중학생 1인당 겨울용 땔감으로 1만원씩 학교에 바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1만원씩 거두었다가 나무 값이 너무 올라서 추가로 8천원씩 더 거둔다는 거예요.

그런데 올해 나무 값이 얼마나 더 오를지 분간이 안 간다는 겁니다. 휘발유나 디젤유 같은 연료를 모두 평양시 건설에 집중시키다 나니 지방에 있는 자동차들은 꼼짝도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20일 현재 혜산장마당에서 휘발유 가격은 kg 당 6천800원이고 디젤유는 5천5백 원이라는데 이것도 얼마나 더 뛸지 가늠이 안 된다고 하니 힘없는 늙은이들의 경우 정말 야단이 난거죠.

북부지방은 한겨울의 기온이 영하 26도를 넘어서는데요. 지난해 1월에도 양강도 혜산시 마산 2동에서 40대 중반의 한 남성이 집안에서 얼어 죽었고 성후동에서도 60대 후반의 늙은 부부가 함께 이불속에서 얼어 죽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올해는 아마 그렇게 죽는 사람들이 더 늘 것 같습니다.

박성우 : 참, 남쪽에서는 이제 굶어죽는다, 이런 것이 상상도 안 가는데요. 겨울에 집안에서 얼어 죽는다, 라는 말을 들으니까 이 정도면 북한주민들의 먹는 문제, 땔감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이 됍니다. 자,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