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바닷가 나간 소형어선들 실종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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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최근 북한의 여러 해안 도시와 마을에서 바다에 나간 어선들이 연이어 실종된 상태인데다 각종 안전사고가 꼬리를 이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지난해 큰물피해를 입은 협동농장들에서 식량지원을 받지 못해 끼니를 건네는 가정들이 늘고 있다고 북한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1. 바닷가 나간 소형어선들 실종 늘어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년 추모기간을 선포하면서 국경연선에 대한 봉쇄를 한층 강화했다, 이런 소식들이 최근 언론에 자주 보도됐었잖아요. 이쯤한 정도면 북한 내부 주민들에 대한 통제도 상당히 강화되지 않았나 싶은데요. 먼저 요즘 북한 내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설명을 좀 해 주시죠?

문성휘 : 네, 북한은 김정일 사망 1년 추모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지 않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김정일 사망 1년 추모기간이라고 하지만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크게 떠들다나니 추모분위기는 별로 없고 오히려 명절분위기라는 것이 북한 현지 소식통들의 주장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추모기간임에도 장마당 장사꾼들이나 또 여행자들에 대한 통제가 많이 완화됐다고 합니다.

박성우 : 보도되는 내용들과 약간 상반되는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군요?

문성휘 : 네, 그런데 이렇게 좀 완화되다 보니 이번 추모기간동안 여러 가지 사고들도 꽤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몇 명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양강도 혜산시 안간령에서 49경보병여단 자동차가 눈길에 전복돼 군인들과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도 있고요.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도 부령군 농촌경리위원회 자동차가 전복돼 1명이 사망하고 수명이 부상당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겨울철이니 주로 눈길에 의한 차사고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이번 추모기간동안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떠들썩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9군단 소속의 소형부업선 2척이 고기잡이를 위해 바닷가에 나갔다가 실종됐다는 건데요.

지금이 함경북도 주변 바다에서 도루메기(도루묵)와 털게가 한창인 잡히는 때라고 합니다. 실종된 9군단 부업선 두 척도 12월 7일 경에 털게 잡이를 나갔는데 며칠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아 해안경비대는 물론이고 인근의 공군부대들까지 출동해 수색작업에 나섰다고 합니다.

북한이 이들 소형어선들의 실종에 대해 당황해 하는 것은 이 어선들이 온가족을 함께 태우고 불법적으로 바닷가에 나간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최근 북한의 무역회사들이나 수산협동조합들이 소형어선들을 이용해 임연수나 가재미, 문어, 털게와 같은 외화벌이용 고급어족들을 많이 잡는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무역기관들이나 수산협동조합들이 가지고 있는 소형 어선들이 모두 개인용이라는 거죠.

박성우 : 북한에서는 개인이 어선을 소유할 수 없게 돼 있지 않습니까?

문성휘 : 네, 그렇죠. 절대로 소유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개인들이 무역기관이나 수산협동조합들의 이름으로 어선들을 등록한다는 거죠. 한마디로 형식상으로는 무역기관이나 수산협동조합의 어선이지만 내용상으로는 개인어선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돈 많은 개인들이 여러 척의 소형어선들을 보유하고 돈 없는 어부들에게 배를 빌려준다는 거죠. 대신 배를 빌린 어부들은 바닷가에 나갔다 오면 잡은 물고기의 30%를 배주인, 그러니까 선주에게 주어야 한다는 겁니다.

박성우 : 그렇게 되면 선주는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번다는 거군요.

문성휘 : 결국 그렇죠. 또 한 가지, 요즘과 같이 값이 비싼 털게 철 같은 때에는 본인들이 직접 가족들과 함께 배를 타고 나가 고급어족들을 잡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번에 청진시 9군단에서 실종된 어선도 그렇게 바닷가에 나갔다고 하는데 며칠이 돼도 돌아오지 않으니까 혹시 가족들과 함께 계획적인 해상탈북을 시도한 것이 아닌가, 이런 추측이 나왔다고 합니다.

박성우 : 청진이라고 하셨죠? 지난 2009년에도 청진시에서 일가족 11명이 소형어선을 타고 북한을 탈출해서 일본에 입국한 사례가 있었죠?

문성휘 : 네, 맞습니다. 그게 2009년이죠. 그래서 그때 북한 당국은 개인들이 보유한 소형어선들을 모두 회수한다고 난리를 번졌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니까 정작 외화벌이에 막대한 영향이 미친다는 거죠. 고급어족들은 주로 소형어선들이 많이 잡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돼서 북한당국도 중도에 소형어선 회수에 손을 떼고 말았다는 거죠.

2009년에도 그래, 청진시에서는 거의 해마다 해상탈북으로 의심되는 어선들의 실종사고가 끊이질 않는다고 합니다. 추모기간 이전인 지난 11월에도 도루묵을 잡으려 나갔던 소형 어선 두 척이 실종되는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게 비단 청진시뿐만 아니라는 거죠. 함흥시나 사리원, 원산을 비롯해 바닷가를 끼고 있는 지방들에선 해마다 소형어선들의 실종 사고로 떠들썩하다는 겁니다. 북한 당국도 이렇게 실종되는 어선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당국은 실종된 어선들이 해상탈북을 감행한 것이 아닌가에만 촉각을 곤두세울 뿐 어민들의 안전에 대해선 완전히 방치한 상태라고 합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지난 11일에도 일본 시네마 현에서 북한어민 4명이 탄 소형목선이 구조된 적이 있죠. 그리고 다음날에는 또 울릉도 부근에서 북한어민 3명이 탄 소형 어선이 한국 해경에 의해 구조되었습니다. 지난달 28일에는 일본의 해안가에서 북한사람으로 추정되는 5명의 시신이 실린 어선이 발견돼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북한의 소형목선들이 바닷가에서 사고를 당하는 일이 빈번해서 이번 어선 실종 사건도 딱히 한국행이다, 이렇게 단정 짓기엔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2. 수해피해 농민들 끼니를 건네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북한 황해남도에서 식량난으로 인해 아사직전에 놓인 주민들이 적지 않다, 이렇게 최근 일부 언론들이 주장을 펼쳤는데요. 그런데 올해는 농민들에게 예전보다 많은 현물분배를 주었다, 문 기자가 얼마 전에 이런 얘기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일부 언론에 대한 문기자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설명 좀 해 주시죠.

문성휘 : 네, 북한 당국이 지난해에 비해 올해에는 협동농민들을 배려한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우선은 기존에 매 지방마다 가지고 있던 비상저축미인 '2호미' 외에 협동농장들마다 자체로 전시예비물자인 4호미를 저축하도록 했는데 이와 같은 2중적인 수탈행위들을 모두 없앴다는 겁니다. 이렇게 없애서 남은 식량을 협동농장 농민들에게 더 분배하도록 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올해에 농민들에게 현물분배를 더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아사직전에 놓인 농민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 원인은 협동농장들마다 알곡생산량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올해의 경우 국지성 호우가 많아 피해가 극심한 농장이 있는가 반면 또 전혀 피해를 보지 않는 협동농장들도 많다고 합니다.

국경연선에 있는 양강도의 경우만 놓고 봐도 올해 삼지연 포태감자농장과 보천군, 삼수군, 그리고 풍서군은 기본 알곡작물인 감자농사가 괜찮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북한이 자랑하는 대홍단군 감자농장은 감자농사가 시원치 않다고 합니다.

특히 양강도 백암군은 올해 7월에 내린 무더기비로 하여 1만 정보 감자농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협동농장들이 농사를 완전히 망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협동농장들마다 자체의 식량생산량을 가지고 분배를 치다나니 농사가 괜찮은 포태감자농장 같은 경우는 농장원 1인당 700kg 이상의 감자가 차례졌다고 하는데요. 700kg이면 오히려 한해 배급량보다 오히려 많은 량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대홍단군이나 백암군과 같은 경우는 농사를 망쳤으니 분배를 줄 것이 아무도 없다는 거죠.

백암군 1만정보 감자농장 같은 경우는 농장원 1인당 많아야 200kg, 지어 농사가 안된 작업반은 감자 70kg밖에 농민들에게 못 주었다고 합니다. 이런 농민들의 경우 지금 당장 먹을 것이 없어 끼니를 건너는 날이 많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됩니다. 피해를 입은 협동농장들에 대해서 국가적인 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북한엔 그게 없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겠죠? 벌써부터 먹을 것이 없어 끼니를 건네는 정도라면 내년 봄까지 어떻게 견딜지 걱정이 됩니다. 북한 당국이 식량이 없는 주민들을 제때에 보살펴 이제는 정말 더는 아사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좀 취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