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정권에서 인권상황 더 악화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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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의 인권유린 행위가 도를 넘고 있어 앞으로 김정은 정권의 체제유지에 커다란 장애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현지 소식통들로부터 제기됐습니다.

오중석: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북한의 인권유린 행위, 특히 사법기관들이 자행하고 있는 비인간적인 만행은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증오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 기자가 최근 이런 내용의 보도를 여러 번 내보냈는데요. 북한 사법기관들의 인권유린 행위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설명을 좀 해 주시죠.

문성휘: 네, 북한의 인권 유린만행은 어제 오늘만의 일도 아니고 그 범위가 광범해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모를 정도입니다. 그러나 사법기관들의 만행들만 한정해서 말씀드린다면 청취자들께서 납득이 갈만한 자료들이 많습니다.

여기서 더 관심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지켜보아야 할 부분은 김정은 시대에 접어들면서 북한의 사법기관들, 구체적으로는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의 인권유린 만행이 예전의 김정일 시대보다 훨씬 가혹해졌다는 점입니다.

오중석: 네, 북한의 인권상황이 김정은 등장이후 더욱 악화되는 문제들로 하여 김정은을 직접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내용의 '북한인권결의안'이 이미 유엔총회를 통과하고 현재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되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북한의 인권상황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면 어떤 내부적인 사정이 있는 게 아닌가요?

문성휘: 특별한 사정은 없었다고 여겨지고요. 근본적인 원인이 권력 유지에 대한 김정은의 불안감 때문으로 판단됩니다. 과거 김정일 정권도 '고난의 행군' 시기 권력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인민들을 처형하고 갖은 만행을 다 저질렀는데요. 하지만 남한에서 '비전향장기수'들이 북으로 송환되면서 북한의 감옥들에서 인권유린 만행은 어느 정도 개선됐다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오중석: '비전향장기수'들의 북송으로 인해 북한 감옥들에서 인권유린 만행이 상당히 개선됐다고 했는데 '비전향장기수'들을 북한에 돌려보낸 것이 어떻게 북한의 인권개선에 기여했다는 건지 궁금한데요.

문성휘: 네, 그게 결과적으로는 이렇습니다. 북으로 간 '비전향장기수'들이 남한에서 겪은 감옥생활에 대해 직접 이야기 하는 것을 듣게 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의 감옥들도 일정하게 수감자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해 줄 데 대한 지시를 내렸는데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당시 북한 감옥들에서는 고문만행도 많이 줄었고 밖에 있는 가족들이 보내는 음식과 내의류들도 수감자들에게 전달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이 들어 선 후 이러한 조치는 모두 무용지물이 됐다는 게 북한 현지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오중석: 무용지물이 됐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직접 북한의 사법기관들에 인권유린행위를 하도록 지시했다는 건가요?

문성휘: 그렇지는 않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장성택 사건을 비롯해 권력불안 요소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런 권력불안 요소들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한국으로 온 탈북자들과 북한 내부에서 외부세계와 연계를 가지고 있는 주민들에 의해 알려지고 있다는 거죠.

때문에 권력을 잡은 김정은이 제일 먼저 취한 조치가 북•중 국경에 대한 봉쇄였습니다. 또 탈북을 시도하던 주민들을 현장에서 잡은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겐 '화선입당'이라고 즉시에 노동당원으로 인정하는 파격적인 혜택도 주었습니다.

오중석: 방금 말씀하신 '화선입당'이라는 게 대체 뭔가요?

문성휘: 네, 북한은 노동당에 입당하는 절차의 하나로 1년간의 '후보당원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후보당원으로 1년 동안 활동하는 사이에 아무런 결함이 없어야 공식적인 노동당원증을 수여 받는데요. '화선입당'은 북한 당국이 특별한 공로를 세운 사람들에게 '후보당원' 기간을 주지 않고 그대로 '노동당원'으로 입당시키는 제도인데요.

이렇게 '화선입당'을 한 사람들은 일반적인 절차를 거쳐 입당한 사람들보다 출세를 하는데서 공로를 인정받게 됩니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서 국경경비대원이 일부러 주민들의 탈북을 유도한 다음 체포하는 것과 같은 비인간적인 만행이 날로 확산되게 됐다는 거죠.

오중석: 그러니까 김정은이 인권유린을 직접 지시한 것은 아니지만 인권을 유린하면서 주민들을 핍박하는 자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인권유린 행위를 부추기고 있다, 그런 의미이군요.

문성휘: 한마디로 그렇습니다. 북한 사법기관들이 저지르고 있는 만행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권력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김정은 정권이 더 많은 단속과 체포 실적을 올릴 것을 사법기관들에 재촉하면서 온갖 인권유린 행위가 만연하게 됐다는 거죠.

요새 땔감 값이 크게 오르면서 현재 북한의 감옥들엔 땔감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수감자들은 엷은 담요 한 장으로 겨우 버틴다고 하고요. 수감자들에게 주는 밥은 '묵지밥'라고 합니다.

'묵지밥'은 '줴기밥', 그러니까 한국으로 말하면 '주먹밥'의 한 종류입니다. '묵지'는 북한에서 '무거리'라고도 하는데 쌀을 다듬거나 강냉이를 다듬을 때 나오는 겨와 같은 찌꺼기들입니다.

북한의 감옥들에서는 수감자들에게 중국산 돼지 사료에 시래기를 조금 섞은 '줴기밥'을 주는데 돼지 사료를 '무거리'에 비유해 '묵지밥'이라고 부른다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주장이고요. 먹는 것 자체가 '묵지밥'이니 국이나 반찬도 없고 또 숟가락이나 젓가락도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이야기입니다.

오중석: 이런 엄동설한에 난방이 전혀 되지 않는 감옥에서 수감자들에게 '묵지밥' 한 덩어리씩 준다니 수감자들의 고통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가는군요.

문성휘: 네, 그런데 북한의 감옥들에선 그런 일들이 정말 비일비재 하다는 거죠. 예전에는 가족들이 보내는 내의나 음식이 수감자들에게 전달됐는데 김정은 정권이 들어 선 후에는 그러한 것도 아예 금지됐다고 합니다.

또 예전엔 비록 수사 중인 죄수라고 해도 한 달에 한 번씩 가족들과 면회를 할 수 있었는데 이런 제도도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없애버렸다고 하고요. 가장 무서운 것은 사법기관들에 한번 끌려가면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행불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정은 정권 때까지만 해도 비공개로 처형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간 사람은 가까운 친척이나 해당 인민반에 통보를 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고 난 뒤 국가보위부나 인민보안부에 끌려간 후 행불이 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고 하는데요.

가까운 가족들이 직접 보위부나 보안부에 문의를 해도 "위에서 데려갔다. 그것밖엔 우리도 모른다" 이렇게 발을 빼니 가족들의 행처를 도무지 찾을 수 없다는 거죠. 감옥에서 끔찍한 고문이 많아 고문을 받다가 사망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런 사람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거고요.

옛날부터 북한은 처형된 사람들을 '반역자'라고 하며 가족들에게 시신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처형된 사람들의 시신이 어디에 쓰이는지도 북한 주민들로서는 전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하고요.

사법기관들이 이런 저런 구실을 붙여 구금하는 주민들이 너무 많은데 구금된 후 살았는지 죽었는지 조차 알려주지 않으면서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정권의 비인간적인 만행에 너무도 혐오감을 느낀다는 겁니다.

더욱이 북한은 '연좌죄'를 적용하기 때문에 가족들 중에서 누가 처형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갇히면 가족, 친척들의 발전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법기관들에 의해 행불된 주민들의 가족들은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거죠.

이런 만행들로 인한 북한 주민들의 증오감은 앞으로 김정은 정권의 권력 유지에 큰 장애로 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고요. 사법당국에 끌려간 후 행불된 사람들로 인한 후유증은 곧 북한 정권에 큰 태풍으로 몰아 칠 수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오중석: 네, 국제사회의 거센 압력에도 불구하고 나날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북한의 인권상황,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까지 얼마나 많은 주민들이 더 희생되어야 하는 것인지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북한인권 문제,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