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양력설을 맞는 북한이 주민들에게 3일 간의 휴식을 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주민들속에서는 경제개혁에 대한 우려와 희망이 엇갈리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북 주민들, 새해 소망은 주민통제 완화
박성우 : 자,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2012년의 북한, 정말 숨 가빴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에서부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권력승계까지 숨 가쁘게 지나갔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한해를 보낸 북한 주민들, 2013년 새해는 어떻게 맞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새해를 맞는 북한 주민들의 소식, 알려진 게 있는지요?
문성휘 : 네, 2013년을 맞는 북한 주민들의 기분이 예년과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우선 북한 당국은 1월 1일, 양력설을 맞으며 최고사령관 김정은의 배려로 모든 주민들에게 3일간의 휴식을 준다, 이렇게 선포했다고 합니다.
박성우 : 휴식을 주는 게 최고사령관 김정은의 배려다, 이 말이군요.
문성휘 : 네, 그렇죠.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12월 12일 이후부터 지금까지 김정은 위대성 선전에 모든 역량을 투입아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른바 '인공위성발사 성공'을 요란하게 선전하며 김정은의 천재성과 위대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는데요.
엊그제 12월 29일에는 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 1돌 '중앙기념보고대회'를 모든 주민들이 시청하도록 했습니다. 거기에 이어서 30일에는 양력설을 맞으며 최고사령관의 배려로 모든 주민들에게 3일 동안의 휴식을 준다는 것을 예고 없이 선포했습니다.
박성우 : 아, 그렇군요. 양력설을 맞으며 3일씩 쉬라고 한 거, 이게 이번이 처음인가 보죠?
문성휘 : 네, 90년대 말부터 북한은 신정이 아닌 구정을 기본 설명절로 지정하면서 양력설에는 하루만 휴식을 주었습니다. 대신 음력설에 3일동안의 휴식을 주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양력설에 특별히 3일간 휴식을 주는 것이 최고사령관 김정은의 배려라는 것입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양력설에 3일 간의 휴식을 준다고 선포하면서 최고사령관 김정은이 "2012년 우리인민들이 정말 수고가 많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잃은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서 원수들의 준동과 안팎의 어려운 정세를 과감히 극복했다"고 높이 평가를 했다는 소식을 모든 주민들에게 전달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인민들의 수고를 헤아려 충분한 휴식도 주어야 한다면서 양력설에 3일 간의 휴식을 줄데 대해 김정은이 직접 지시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박성우 : 충분히 쉬라는 건데, 쉬는 건 좋은 거죠. 이 소식을 접한 주민들의 반응은 어떠했는지 궁금한데요?
문성휘 : 네, 일단 주민들은 3일간의 휴식을 준다는 소식에 크게 기뻐했다고 합니다. 더욱이 겨울철에는 생계활동이 상당히 어려운데 2013년에는 1월 8일 김정은의 생일을 비롯해 음력설, 또 그 뒤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까지 공휴일이 잇따르고 있어서 더욱 기뻐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그러고 보니 겨울철에 공휴일들이 몰려있는 편이군요.
문성휘 : 네, 겨울철에 휴식일 들이 많아서 생계가 어려운 주민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박성우 : 네, 북한은 명절공급이라는 게 따로 있지 않습니까. 이번 설명절에도 명절공급이 있습니까?
문성휘 : 명절공급은 음력설에 있을 것으로 예견하고 이번 양력설에는 특별한 공급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부 주민들속에서는 "하도 줄 것이 없으니까 휴식이라도 많이 준다"는 우수개소리들도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2013년을 맞이하는 북한 주민들, 아무래도 예년하고는 좀 달라질 것 같다, 왜냐면 개혁 이야기 요즘에 많이 나오고 있지 않아요. 어떻습니까? 실제로 그런 분위기가 있는지요?
문성휘 : 네, 한마디로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합니다. 지금까지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는데 2013년에는 무엇인가 많이 달라질 것이다. 이런 막연한 기대감에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새해 초부터 농업개혁이 단행될 것이라는 소식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어 농촌주민들은 상당히 들뜬 기분이라고 하고요. 도시주민들도 2013년부터 경제개혁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추측들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새해부터 공장기업소들의 자율적 생산과 분배를 관리감독 할 수 있는 새로운 기구가 가동할 것이라고 소식통들이 말하고 있는데요. 다만 아직까지 이러한 기구의 이름은 무엇이고 언제부터 본격 활동을 하게 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위에서 이미 지시도 내려오고 해당일꾼들이 강습도 다 받았다고 하고요.
그래서 소식통들은 이제 곧 이러한 관리감독기구가 가동을 시작할 것이며 여기에 따라 공장기업소들이 자동적으로 '새경제관리체계'에 들어간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박성우 : 그런데 자동적이라는 게 무슨 뜻입니까?
문성휘 : 네, 이전부터 우리 자유아시아방송이 자주 언급을 하였지만 북한은 지금 당장이라도 공장기업소들이 준비 되는대로 '새경제관리체계'를 시행해도 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고요. 앞으로도 의무적인 시행을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소식통들의 주장들입니다.
박성우 : 그러니까 자동적으로 시행한다는 말은 준비 되는대로 시행한다는 말과 비슷한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죠. 현지 소식통들의 말이 "새경제관리체계 시행을 통일적으로 적용 할 경우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고, 주민들이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이런 부담 때문에 의무적인 시행을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신 2013년부터는 공장기업소들의 자율적 생산 활동을 유도하기 위한 대책들이 많이 쏟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주민들속에서 '새경제관리체계'에 대한 불안감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이런 얘기들을 했습니다.
박성우 : 그렇겠죠. 아무래도 큰 변화가 생길 거다, 이런 말이 들리면 당연히 희망도 가지게 될 것이고 또 불안감도 생기지 않겠습니까? 북한 주민들이 안고 있다는 그 불안감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희망은 어떤 걸까요?
문성휘 : 우선 불안감이라면 '새경제관리조치'에 따른 후유증인데요. 적지 않은 주민들은 '새경제관리체계'가 성공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과거 2002년 '7월 1일 경제개선조치'나 2009년에 강행한 '화폐개혁'의 실례를 들면서 그때의 혼란이 재현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농업개혁에 대해서도 만약 농민들에게 땅을 나누어 준다고 해도 형식상 나누어 주는데 불과하고 북한 당국이 언제든지 회수 가능하다는 점에서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주민들은 지난기간에 실패한 경험도 있으니까 이번은 좀 다를 것이다"라고 하면서 경제개혁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주 흥미 있는 일도 있는데요. 일단 북한 주민들이 경제개혁을 통해 가장 바라는 점이 식량난이나 생활난 개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박성우 : 그러면 뭘 바란다는 겁니까?
문성휘 : 네, 여기에 대해 우리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이 현지주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질문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새경제관리체계가 시행되면 무엇이 좋을 것 같은가?" 이렇게 질문을 주고 거기에 '식량난 해결', '경제성장', '삶의 질 향상', '자유로운 직업선택', '이동의 자유', '주민통제의 완화' 이렇게 6가지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이에 응답한 주민들의 절반 이상이 놀랍게도 '주민통제의 완화'를 짚었다는 것입니다. 저희들도 몹시 뜻밖인데요. '새경제관리체계'가 시행되면 학습, 강연회, 주민동원을 비롯한 사회적인 통제와 사회적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이런 점을 가장 기대한다는 것이었고, 그 다음에 '식량난 해결', '삶의 질 향상' 이런 대답을 했습니다.
우리도 좀 의외의 대답이어서 몹시 놀랐는데요. 이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새경제관리체계'가 시행되면 우선 자유로운 직업선택이 가능하다, 이렇게 주민들 사이에서 말들이 돈다고 했습니다.
또 지금까지는 어댈 움직이자고 해도 '여행증명서'가 따로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새경제관리체계'가 시행되는 것과 함께 전자칩이 장착된 새 '공민증(주민등록증)'을 발급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여행증명서' 제도도 모두 없어지고 주민들의 이동도 자유로워진다, 이런 말들이 돌면서 주민들이 상당히 기대감도 높다는 거죠.
박성우 : 그렇군요. '새경제관리체계'가 시행되면 무엇이 좋아질 것 같냐, 이렇게 물었는데 절반 이상이 주민통제의 완화를 짚었다는 답변 좀 의외이지만 아마 이런 해석도 가능한 것 같습니다. 북한 사회가 얼마나 주민들을 억압 해 왔으면 이런 답변이 나왔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자, 2013년 새해에는 북한주민들의 모든 소망이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바라고요. 문 기자도 새해 축하드립니다.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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