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매주 월요일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자유아시아 방송의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웁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북한 주민들의 내부 결속이 흔들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 연평도 사건 이후 북한 당국이 국경감시와 함께 강력한 내부 통제에 들어갔습니다.

☐ ‘연평도 포격사건’ 북한 내부결속에는 실패
진행자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올해 들어 ‘천안함 사건’과 지난 11월 23일, 연평도에 대한 기습포격사건을 비롯해 북한의 도발이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이런 평가가 있고요. 이번 북한의 연평도 도발사건은 또 남한 국민을 안보의식으로 단단하게 결속시키는 데 큰 기회가 됐다는 말도 있습니다. 북한도 이번 사건을 저질러 놓고 내부 결속을 다지느라 안간 힘을 쓰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금 북한 상황이 어떻습니까?
문성휘 : 한마디로 말씀드린다면 북한은 남한과 정 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새로 들어 온 소식에 의하면 남한 군인들의 대응 포사격으로 북한의 군사시설은 물론 민간인 가옥들도 상당히 파괴되었다고 합니다. 남한은 포부대가 주민지역과 상당히 떨어져 있지 않습니까? 반면 북한의 경우는 대부분 군 시설들이 주민지역과 밀착돼 있습니다. 이는 민간인들은 공격하지 않는다는 미군의 전쟁규범을 의식한 김정일 정권이 인민들을 인간방패로 삼아 저들의 군사시설들을 보호하려는 잔인한 전략때문입니다.
박성우 : 만약 민간인 가옥들이 적지 않게 파괴되었다면 민간인 사상자도 많이 발생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문성휘 : 자세한 소식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북한이 계획적인 도발을 감행했기 때문에 이미 민간인들을 모두 대피시킨 상태였다고 하고요. 이 때문에 민간인들 피해는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군인들이나 민간인들의 피해가 없었다고 해도 그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예요.
박성우 : 남한군의 포격으로 민간인 가옥이 파괴되었다면 오히려 분노하겠는데 왜 불만이 커진다는 거죠?
문성휘 : 이번 사건을 통해 보시다 시피 남한 당국은 연평도 피해복구에 450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 연평도 주민들에 대한 사회적인 지원이 여러 각도로 검토되고 당장 실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박성우 : 네, 그렇죠. 그런데 북한은 그런 지원이 없다는 말씀인가요?
문성휘 : 지금 북한 상황에서는 지원을 할 만한 형편이 못됩니다. 또 파괴된 군인들의 병실(兵室)이나 주민들의 살림집을 지어준다고 해도요. 민간인들이 가지고 있던 옷가지나 텔레비전. 집안 가구들까지 다 지원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박성우 : 그렇겠군요. 남한의 경우에는 이번기회에 국가가 직접 주민들을 지원하면서 피해재산까지 모두 보상해주는데 북한은 그런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문성휘 : 없을 뿐 아니라 해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요. 또 북한 당국이 전혀 꿈도 안 꾸죠. 북한이 늘 말하는 ‘자력갱생’이라는 구호가 있지 않습니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 아들 김정은의 후계자 업적 쌓기 명분으로 이번 연평도 포격사건을 일으켰지만 아마 대세를 잘 못 판단한 것 같습니다. 이게 1990년대 중반까지라면 이런 망동(亡動)이 먹혀들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세가 바뀌었다는 걸 북한 당국은 타산 못하고 있는 거죠.
박성우 : 대세가 어떻게 바뀌었다는 말씀이십니까?
문성휘 : 1990년대 중반까지 북한은 은둔속의 국가가 아니었습니까? 북한주민들도 외부 정보를 접할 수 없었으니깐 당국의 선전을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었죠. 그러나 지금은 북한 당국이 아무리 애를 써도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는 외부 정보를 막아낼 길이 없습니다. 북한 당국자들도 ‘최고사령부 보도’를 통해 “우리가 정한 북방한계선 주변에서 진행한 군사훈련에 대한 보복행위”였다고 말함으로써 사실상 저들의 도발행위를 인정한 셈이 되지 않았습니까?
박성우 : 네, 그건 뭐 북한이 부정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니깐 당연히 인정해야 되겠죠?
문성휘 : 문제는 이런 도발을 구실로 주민들을 괴롭힌 다는 거죠. 북한의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금 북한은 미국과 남한의 전쟁도발책동을 운운하면서 전체군인들에게 전시태세를 내렸다고 합니다. 군인들이 무거운 철갑모와 위장망까지 하고 대기상태에 있는가하면 노농적위대와 교도대를 비롯한 민간무력에도 24시간 비상연락망 체계를 가동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박성우 :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주민들은 이런 때 더욱 힘들겠군요.
문성휘 : 예, 그렇죠. 지어는 군부대들에 전력을 공급한다면서 하루에 서너 시간씩 주던 전기 공급까지 완전히 차단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전력공급을 서너 시간씩이나마 한 것은 사실 주민들이 통 강냉이를 먹지 않습니까? 그런 강냉이도 좀 부셔서 먹어야 되고요. 또 가루를 내서 국수도 만들어 먹어하고, 생활상의 너무 절박한 문제들 때문에 전력을 주었는데 그것마저도 다 차단했다고 하니 주민들의 불만이 오죽하겠습니까? 북한의 도발이 이런 면에서 김정일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나타난다는 거죠. 공포심과 혼란이 조성될 것으로 믿었던 남한에서는 안보의식이 강화되면서 주민들이 하나로 결속되는가하면 북한은 다급한 생활난에 쫒기는 주민들에게 전쟁위기라는 악재까지 덮어씌우면서 내부 결속이 걷잡을 수 없이 약화되는 거죠.
박성우 : 그래도 북한 텔레비전을 보면 주민들이 “우리는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런 말을 밥 먹듯 잘 외우지 않습니까? 이런 건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문성휘 : 물론 그런 건 다 북한 당국이 연출해낸 거고요. 단 한 가지, 그 속에는 일부 진실도 담겨져 있습니다.
박성우 : 어떤 진실인데요?
문성휘 : 전쟁을 해서라도 김정일 정권을 반드시 무너뜨리고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려는 인민들의 염원이죠.
박성우 : 아, 그러면 ‘전쟁이라도 콱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하는 북한 주민들의 말속에 김정일 정권이 하루빨리 무너져 내렸으면 한다. 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는 얘긴가요?
문성휘 : 네, 그것이 북한 주민들이 외치는 진심입니다.
박성우 : 네, 잘 알겠습니다.
☐ 연평도 포격사건 후 내부 통제 강화
박성우 : 이번에도 좀 관련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북한당국이 김정은의 후계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는데 어떤 조취들이 있습니까?
문성휘 : 우선 지난 11월 15일, 탈북지식인들의 모임인 ‘NK지식인 연대' 보도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111조 상무를 조직해 함경북도 간부계층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사업을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단지 함경북도뿐만 아니라 자강도, 양강도를 비롯한 북한 전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거죠.
박성우 : 그러니까 1997년이었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장성택과 사회안전부 정치국장 채문덕을 시켜 ‘심화조’사건이라는 것을 일으켰는데 그때 김일성의 측근들을 모두 숙청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사건이 다시 재발할 수 있는 우려도 있는 건가요?
문성휘 : 아직 김정일이 살아있는 권력이니 그 정도는 아니지만 김정일의 건강이 악화될수록 정권장악을 위한 김정은의 숙청 바람이 거세질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게다가 연평도 도발사건 이후 북한 당국은 소위 ‘비밀엄수’라는 논리를 내세워 주민들의 유언비어를 강력히 차단하는가하면 국경봉쇄도 한층 강화했고요. 요새는 새로운 장비들을 대거 투입해 녹화기와 라디오, 텔레비전, 휴대폰 검열을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새로운 설비들은 어떤 겁니까?
문성휘 : 북한 전파연구소가 새로 개발한 장비라고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듣는 모든 전자기기들에는 고유한 파장이 있다고 합니다. 이것을 이용해 주변에 다가만 가도 녹화기 화면이 잡힌다든지, 가정에서 몰래 듣는 라디오 파장까지 들려온다고 합니다. 이게 주민들의 공포심을 자극하려는 거짓인지? 아니면 실제 그러한 장비가 개발 되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지만 현재 북한 주민들속에는 그러한 탐지기에 대한 공포가 크게 작용하고 있고요. 당연히 주변을 경계하면서 요즘은 북한 내부 소식통들도 몸을 움츠리고 있는 형편입니다.
박성우 : 손바닥으로 해를 못 가린다고 하죠. 북한 당국이 아무리 감시를 강화한다고 해도 북한 내부 실상을 가리는데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 듭니다. 자, 문성휘 기자,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