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사리원에서도 김정은 비난 삐라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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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함경북도 청진시뿐만 아니라 사리원 시에서도 김정은 체제를 비난하는 삐라가 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북한 당국이 공동변소 관리문제를 구실로 개인 변소를 모두 허물어 주민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1.북, 지방도시 곳곳에서 삐라 사건 발생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19일이었죠?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 있는 김책제철소 주변에서 후계자 김정은을 반대하는 삐라가 살포됐다, 우리 자유아시아방송에서 처음으로 이런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까? 삐라사건과 관련해 주민통제가 더 강화됐다, 이런 소식도 들려오던데요.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문성휘 : 네,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삐라사건이 발생한 것은 16일 새벽시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진제철연합기업소 정문에서 얼마 멀지 않은 울타리 주변에 살포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삐라에는 김정은 타도하자, 김정은 체제에서 조선의 미래는 없다, 이런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삐라살포에 몹시 당황한 북한 당국이 지금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현재 북한당국은 보위사령부와 기동타격대를 동원해 함경북도 청진시로 통하는 모든 도로들을 차단하고 고위간부들의 승용차까지도 샅샅이 수색하고 있다고 하고요. 지어 열차 안에서 증명서가 없는 사람이라면 꽃제비들까지 모조리 단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의 여러 지역에서 이와 유사한 삐라살포 사건들이 있었다고 우리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를 가진 여러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우선은 라진-선봉시에서 사업을 하다가 음력설을 쇠기 위해 돌아왔다는 한 중국인 사업가가 자유아시아방송과 전화연계를 가지면서 청진시에서 있었다는 삐라살포 사건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그는 라진-선봉 주민들속에서 도는 소문들을 근거로 청진시뿐만 북한 여러 도시들에서 삐라살포 사건이 동시다발로 이루어졌다, 이렇게 언급을 했는데요.

박성우 : 네, 그렇게 들었다는 거죠?

문성휘 : 네, 이에 대해 함경북도 소식통은 1월 12일 경에 남포-사리원 사이 도로와 사리원 장마당 주변에서도 삐라살포 사건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살아있을 때에도 남포시와 황해북도 사리원 주변에서 삐라 살포사건들이 여러 건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성우 : 오, 새로운게 아니라는 거군요?

문성휘 : 네, 삐라사건과 관련해 북한 당국은 국가보위부를 동원한 수사그루빠를 조직해 긴급 수사에 착수했다고 하는데요. 청진시의 경우 수남구역과 포항구역을 비롯해 김책제철연합기업소 주변 인민반들에서 1월 10일 이후 매 주민들의 생활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외지에서 온 손님이 없었는지에 대해 특별히 조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범인을 잡겠다, 이거군요?

문성휘 : 네, 그런가하면 청진시 주둔 9군단병사들에 대해서도 수사가 벌어져 주민들속에서는 삐라를 뿌린 범인들이 군인들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소식통들은 황해북도 일대에서 일어난 삐라 살포사건과 관련해 현재 ‘여행증명서’도 평성 이남으로는 떼어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의 말로는 황해남도 사리원일대는 지난해 8월에 있었던 지방대의원 선거를 비롯해 여러 차례 삐라 살포사건이 있었는데 매번 보위부가 수사에 동원됐지만 빈번히 실패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삐라사건을 두고 북한 당국은 인민반들에 나가 간첩, 파괴분자들이 책동에 경각성을 높이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삐라사건을 두고 전혀 새로울 게 없다, 이런 반응입니다. 그전에도 낙서사건이나 삐라사건이 많았다고 하고요. 또 최근에 있은 삐라사건에 대해서는 후계자 김정은이 정치를 하면 무엇인가 바뀔 것이라던 기대가 허물어지면서 분노가 노출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렇게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박성우 : 네, 겉으로는 후계자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이 탈 없이 이루어지는 것 처럼 보였죠. 그런데 이런 삐라살포 같은 것이 만연해 있다면 이건 주민들의 동요가 심각하다, 결국 김정은이 민심을 사는 데 실패한 것 아니냐? 이런 해석이 가능해 지는 거죠. 북한 내부정세는 지속적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2. 북 지방 당국, 개인변소 다 없애라 지시

박성우 : 이번엔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며칠 전에 북한과 연계를 가지고 있다는 양강도 출신의 한 탈북자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하죠? 북한 당국이 개인변소들을 다 없애라, 이런 지시를 내렸다고 하던데 왜 갑자기 이런 지시가 내려진 겁니까?

문성휘 : 네, 일단 개인 변소들을 다 없애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게 중앙의 지시인지 아니면 지방당국이 자체로 내린 지시인지는 아직 저도 파악을 못하고 있고요. 주민들의 말로는 이게 중앙의 지시라고 하는데 설마 중앙에서 이런 문제까지 시시콜콜 다 개입하겠냐? 이런 생각이 들고요.

지금에 와서 개인변소들을 다 없앤다고 하지만 사실 개인변소로 인한 갈등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박성우 : 저는 잘 이해가 안 가는데 이게 어떤 이야기입니까? 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새죠?

문성휘 : 북한에 개인변소와 공동변소가 있는데요. 남한도 그렇죠?

박성우 : 옛날에 그랬어요. 옛날에…

문성휘 : 네, 주민들이 공동변소가 있음에도 따로 개인변소를 가지고 있는 것은 우선은 공동변소가 너무 멀리 있는데다 아침 같은 땐 인원을 다 수용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박성우 : 네, 기다려야 되죠?

문성휘 : 네, 그게 엄청 힘들고요. 또 개인변소가 있으면 텃밭을 가꾸는데서 비료공장이나 같기 때문에 주민들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개인변소가 많아지니까 반대로 사회적으로 큰 갈등이 생긴다는 겁니다. 공동변소는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다 이용하는데 그 관리는 해당 인민반들에서 공동으로 해야 한다는 거죠.

지금처럼 겨울철에는 거름생산으로 변소가 깨끗해지지만 여름철, 그리고 더욱이 장마가 질 때면 그 광경을 정말 말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게 워낙은 매 시, 군마다 도시경영사업소라는 것이 있어 여기에서 공동변소를 관리해야 하는데 지금은 자동차도 없고 기름도 없으니까 인민반에서 관리하지 않으면 넘쳐나는 오물들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거예요.

그러니 매 인민반 세대들에서 강제적으로 돈을 거둬서 협동농장에 변소관리를 위탁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위탁받은 협동농장들에선 그 돈으로 기름을 사고 농장원들을 동원시켜 거름운반용 트랙터들에 변을 실어서 비료로 가져간다는 거죠.

여름이면 한 달에 한 번씩 변소관리를 해야 하는데 한 세대 당 보통 5~6백원씩 관리를 할 때마다 바쳐야 한다니 까요. 당장 살기 어려운 주민들에겐 이것도 적지 않은 부담입니다.

박성우 : 네, 개인변소를 가지고 있는데 왜 공동변소 관리비를 내야 되냐? 이런 생각도 할 법 하겠군요?

문성휘 : 네, 그러니까 이게 갈등이 생긴다는 거죠. 최근에는 개인변소들이 부쩍 늘면서 공동변소를 이용하는 몇몇 세대들의 힘으로는 관리가 불가능 해졌다고 합니다.

박성우 : 돈을 안 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그렇게 된거군요?

문성휘 : 네, 그러니까 여름철이면 공동변소 관리 때문에 인민반장들과 동사무소 간부들이 매일같이 나와서 주민들과 싸운다는 겁니다.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내 놓은 것이 개인변소들을 강제로 없애는 것이라고 합니다. 개인변소들이 많으니까 주변 환경도 너무 좋지 않다는 거예요. 모두 이젠 ‘공동변소’만 이용하라는 거죠.

박성우 : 정말 별별 방법이 다 나오는군요.

문성휘 : 네, 실은 이러한 개인변소들을 없애라고 지난해 여름부터 많이 강조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주민들이 말을 듣지 않는데다 여름철이니까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겨울철이니 변이 다 얼어서 개인변소들을 허물기가 한결 쉽다고 합니다.

이게 비단 양강도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들에서도 새해를 맞으며 개인변소들을 다 없애라고 지시했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니까 이젠 주변 돌격대와 노동자 규찰대까지 동원해 강제적으로 개인변소들을 철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변소들을 허물어 버리면서 공동변소와 멀리 떨어진 주민들은 최근에 집 옆에 붙어있는 창고가 있어요. 그 창고안에 임시적으로 변소를 만들어 이용하고 있다는데요. 이게 지금은 겨울철이니까 가능한데 이제 봄부터는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 이마저도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겁입니다.

박성우 : 아, 그렇겠습니다. 한국에선 앞에서도 잠시 말했지만 5~60년대에는 공동변소를 사용했습니다. 그것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면 악취가 심했다, 이런 말을 하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위생실문화, 화장실문화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나라중의 하나가 됐죠?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평범한 일들도 북한 주민들에겐 너무도 큰 어려움인 것 같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