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주민들 속에서 후계자 김정은의 생모인 고영희의 고향이 어딘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 북한 군부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반병사들의 식생활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병사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 고영희 고향은 “원산”-“청진” 황당한 논란
박성우 :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북한이 최근 후계자 김정은의 어머니인 고영희에 대해서 ‘평양의 어머니’ 이런 식으로 표현하면서 선전을 시작했지요? 김정은에 이어서 이제 그의 생모인 고영희에 대한 우상화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걸로 보이는데요. 북한 내부에선 반응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문성휘 : 네, 북한 내부에서도 후계자 김정은의 어머니 고영희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외부세계에서 들여다보는 것과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제가 거기에 대해서 아무래도 좀 배경설명이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박성우 : 네, 좀 들어보죠.
문성휘 : 북한이 이번 김 위원장의 생일 70돌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최근 들어서 주민들을 상대로 한 명절공급마저도 지역과 계층에 따라 상당한 차별을 두고 있습니다.
박성우 : 오, 그렇다면서요? 지역에 따라, 계층에 따라 차별이 있다는 말 계속 하셨죠?
문성휘 : 네, 이미 지난 1월 8일, 후계자 김정은의 생일과 또 음력설을 맞으면서도 김 씨 일가의 고향 도시들에 식량공급과 주민특별공급을 집중했는데요.
이번 김 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을 맞으면서도 김일성 주석의 고향인 평양시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고향이라고 하는 양강도 삼지연군, 그리고 김 위원장의 생모 김정숙의 고향인 함경북도 회령시에 특별히 식량공급과 주민명절공급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성우 : 네, 고향으로 편중됐군요?
문성휘 : 네, 그 외에도 삼지연군을 사회주의 모범도시라고 꾸린데 이어 올해는 더 많은 전기를 집중하기 위한 사업이 진척되고 있고요. 또 회령시 현대화 사업을 위해서도 올해는 상당한 투자를 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면서 친족고향중심의 개발과 특별공급이 이루어지면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김정은의 생모에 대한 관심이 비상히 높아지고 있다는 거죠.
박성우 : 무슨 말입니까?
문성휘 : 이게 북한의 대부분 주민들의 경우 후계자 김정은의 고향을 평양으로 생각하고 있는 반면 김정은의 생모인 고영희에 대해서는 총련(조총련)계 일본출신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지어 김정은의 생모가 고영희라는 사실조차 극히 일부 간부들이나 주민들만 알고 있는 형편이라고 해요.
그러다나니까 최근엔 김정은의 생모가 누구이고 또 그의 고향이 어디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거죠.
박성우 : 아, 그러니까 대충 무슨 말인지 감이 잡힙니다. 지도자의 가족이 태어난 곳은 개발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고영희가 어디서 태어났느냐? 그렇게 선전이 되는 곳은 개발이 이루어 질 거다, 이런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는 말이군요?
문성휘 : 네, 그렇죠. 앞으로 상당한 혜택이 있을 것이다. 정말 그런 기대가 높은데요. 그러다보니 주민들 속에서는 자연히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의 고향이 어디겠느냐? 이를 놓고 말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원산시와 청진시 주민들의 기대가 상당히 높다고 하는데요. 북한 당국이 최근 원산시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때 김정은의 고향이 강원도 원산 초대소다. 이런 소문도 많이 돌았는데요. 최근엔 원산이 김정은 생모의 고향이다. 그래서 고향꾸리기가 한창이다, 이런 소문으로 뒤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네, 그렇군요.
문성휘 : 반면 청진시 주민들도 김정은 생모의 고향이 청진시가 분명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요. 김일성이 승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본처가 김영숙이 아닙니까? 김영숙이 함경북도 청진시라는 거죠.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있는 청진시 주민들은 김정은의 어머니가 청진시 출신이다. 그러니까 고영희와 김영숙을 삭갈리는 거죠.
김 위원장의 여성들이 하도 많다나니 이런 반응이 일고 있는 것 같은데요. 앞으로 청진시는 김정은의 어머니 고향으로 큰 대접을 받을 것이다, 이렇게 주민들이 몹시 들떠있다고 합니다.
또 김정은의 어머니가 고영희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일부 주민들도 한때 고영희가 청진시에서 살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북한이 원산시하고 또 청진시에서 재일북송동포들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고영희가 한때 청진시에서 살았다는 말도 가능한 대목이라고 봅니다.
최근엔 ‘평양의 어머니’라고 많이 선전하고 고영희 우상화에 나설 움직임이 있으니까 이와 맞물려서 주민들 속에서 이런 황당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지 않냐? 이런 생각이 듭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북한이 앞으로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에 대해 어떻게 우상화 할 것인지, 이건 뭐 남한의 언론들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김정은 우상화나 그의 어머니 고영희에 대한 우상화도 상당한 왜곡이 있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라는 거죠.
2. 북 군인들, 식량난 악화 조짐
박성우 : 자, 이번에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2월 16일. 김 위원장의 생일 70돌을 맞으면서 이례적으로 금수산기념궁전 앞에서 육해공군의 열병식까지 진행되지 않았습니까? 최근에 김정은의 인민군 현지시찰과정에서도 그렇고 군인들의 식생활 문제를 놓고 많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군인들의 식생활, 좀 나아진 것이 있는지요. 어떻습니까?
문성휘 : 김 위원장 사망 이후 후계자 김정은이 최고사령관으로 승진하면서 처음으로 지적한 것이 군인들의 식생활문제였다고 하는데요. 이와 관련 북한군 후방총국은 인민군 총정치국과 함께 1월 초부터 군부 내 간부들의 부정부패와 뇌물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검열을 강도 높게 진행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군부대 주변의 주민들과 현지 군인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검열이 있었던 동안은 밥의 량이 상당히 많았고 오랜만에 김치도 먹어보았다, 이런 얘기들을 하며 식생활이 상당히 나아졌다고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검열이 있었던 잠시 동안뿐이고 검열이 끝난 다음날로 모든 게 제도래미(제자리로 돌아가)가 됐다, 이렇게 소식통들이 전해왔는데요. 때문에 사회전반에 걸쳐 식량난이 해결되기 전에는 군인들의 식생활을 개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성우 : 검열 때만 반짝 좋아졌다 이 말이군요.
문성휘 : 네, 북한 군인들의 1일 식량공급량은 명목상 800그램인데 지난 2005년부터 절약 미와 비상저축미를 구실로 하루 624그램의 식량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성우 : 빼고 주는 거죠?
문성휘 : 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한 당국은 군인들의 식량을 5:5, 그러니까 입쌀 50%에 강냉이나 다른 잡곡을 50%, 이렇게 1인당 하루 624그램의 식량을 공급했는데요.
그러다 나니 군부대들마다 비싼 입쌀을 내다 팔고 대신 값이 눅은(싼) 강냉이를 사들여 병사들에게 먹이면서 큰 물의를 빚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애초에 입쌀 30%에 강냉이 70%를 배급하고 있어 그나마 군인들이 입쌀 구경을 하기 조차도 힘들어 졌다는 겁니다.
박성우 : 점점 상황이 나빠지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군인들에게 100% 입쌀로 밥을 해 먹이는 날은 설명절과 김정은의 생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나 김일성 주석의 생일 같은 날인데요. 이와 관련해서 북한 군인들 속에서는 명절을 가리켜 ‘꼬꼬밥을 먹는 날’, 이런 말까지 생겨났다고 합니다.
박성우 : ‘꼬꼬밥’은 무슨 밥입니까?
문성휘 : 네, 이게 북한에선 한창 말을 배우는 어린이들이 이밥(벼)을 가리켜 ‘꼬꼬밥’이라고 하는데요.
박성우 : 아, 쌀밥?
문성휘 : 네, 왜 그렇게 이름을 붙였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명절날만 이밥을 먹을 수가 있어 명절을 가리켜 ‘꼬꼬밥을 먹는 날’, 이렇게 부른다는 거죠.
박성우 : 네, 그런데 지난해까지만 해도 입쌀과 잡곡이 5:5 비율이었는데 올해는 3:7비율이다, 이렇게 말씀하지 않았습니까? 강성대국 진입의 해인 2012년에는 식량문제가 많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오리려 후퇴한 거군요 이건?
문성휘 : 네, 후퇴한 거죠. 이번 2월 16일만 해도 회령시에 주둔하고 있는 한 국경경비대원은 이밥에 기름(식용유)을 넣은 국, 그리고 염장무가 전부였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른 해에는 돼지라도 잡아서 고깃국물이라도 마셨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없었다고 하고요. 그만큼 식량사정을 비롯한 북한 전반의 먹을거리 사정이 좋지 않다는 얘기로 들렸습니다.
박성우 : 네, 김 위원장의 생일 70돌에도 군인들에게 고기 한 점 먹이지 못했다는 건데요.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 위원장의 ‘선군정치’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후계자 김정은이 말로만 ‘선군정치’를 외칠게 아니고 군인들의 먹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