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 주변 우상화물 왜 철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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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이 역전과 공공장소 앞에 세웠던 김일성, 김정일 부자 모자이크 벽화들을 철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북한의 새로운 ‘12년제 의무교육’은 올해부터 전면실시가 아니라 단계적으로 실시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1. 모자이크 벽화 경비 인원 부족 때문인 듯

박성우: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역전을 비롯해 공공장소들에 김일성, 김정일 모자이크 벽화들이 설치됐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최근에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벽화들이 철거되고 있다면서요?

문성휘: 네, 저도 그런 소식에 적잖게 놀랬습니다. 좀 신중한 문제이기 때문에 저도 국경연선 도시인 자강도 만포시와 함경북도 청진시의 경우를 충분히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통일적인 명령, 지시체계를 가진 나라가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게 북한 전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조사해 본 결과에 따르면 북한은 기존엔 주민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물들을 많이 설치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매 역전마다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는 붙여 놓았는데 이건 사람의 손이 도저히 못 닿을 건물의 높은 곳에 설치돼 있고요.

그 외 공공장소들엔 김일성, 김정일 선전을 위한 구호판들, 그리고 북한의 정책들을 옹호하는 선전화가 많이 붙어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북한에 있는 김일성 동상이나 김정일 동상과 같은 건 대개 주민들이 사는 거리 어디서나 보일 수 있게 좀 높은 언덕이나 아니면 일반 건물들과 따로 떨어져 있습니다.

박성우: 정말 그렇더군요. 김일성, 김정일 동상이 세워진 곳은 또 통제가 심하지 않아요. 담배도 피울 수 없고 심지어 사진도 마음대로 찍을 수 없다면서요?

문성휘: 네, 그런 곳엔 특별히 정해진 사진사들이 따로 있습니다. 그들 외에 일반인들은 절대로 사진을 못 찍게 돼 있고요. 그러니깐 김일성, 김정일 동상주변은 문화생활공간이 아니라 순수 김씨 일가의 우상화 선전을 위한 엄숙한 장소라는 거죠.

박성우: 그러니까 김정일 시대까지는 그랬다는 거죠?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고 2012년 1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집권하면서 좀 색다른 시도가 있었습니다. 일반주민들의 왕래가 잦은 역전이라든지 공공장소들에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물인 모자이크 벽화를 많이 설치하게 된 거죠.

박성우: 맞습니다. 그때 관련 기사들 참 많이 나왔었죠.

문성휘: 네, 이게 아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보이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다 워낙 좋은 장소들엔 이미 김일성, 김정일 동상들이 다 세워져 있으니 마땅한 장소도 없지 않았겠냐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밖에 북한이 주민들의 왕래가 많은 곳에 모자이크 벽화를 많이 설치하게 된 데는 내부적으로 또 그럴만한 다른 사정도 있었다고 합니다.

박성우: 내부적인 사정, 그건 또 뭡니까?

문성휘: 이미 잘 알려지다 시피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동상에 대해 최고 수위의 경비를 서고 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위해 주변에 초소를 설치하고 8명 정도의 보안원들이 항시적인 무장근무를 서고 대기상태에 있는데요.

또 도시는 물론이고 학교나 농촌지역에까지 있는 김일성, 김정일 혁명활동 연구실들엔 매일 공장기업소들에서 뽑은 10명 정도의 특별경비원들이 밤마다 경비를 서고 있습니다.

그러니 해마다 김일성 일가를 위한 우상화물을 지키는데 너무도 많은 인원이 동원된다는 거죠. 그런데 김정은 제1비서가 집권한 후 북한 전역, 그러니까 큰 연합기업소나 농촌들에까지 세워진 모자이크 벽화까지 다 지킬 수 있는 인원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박성우: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현재 북한 전역에 수천개의 김일성, 김정일 모자이크 벽화가 설치가 돼 있는데 이걸 지킬 인원은 따로 마련하지 못했던 거군요?

문성휘: 그렇다는 거죠. 보통 북한에 시, 군만 200여개입니다. 또 시, 군에 속한 농촌은 2천4백여개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인원이 천명이상이 되는 연합기업소들에도 모두 김일성, 김정일 모자이크 벽화가 설치돼 있다고 하니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다는 거죠.

그런데 이런 모자이크 벽화는 퇴역한 노병들이나 사회주의 공로자로 인정되는 나이 많으신 사람들이 밤에만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실은 이렇게 밤에만 모자이크 벽화를 지킨다고 하는데 나이 많은 사람들이 지키면 얼마나 잘 지키겠습니까?

박성우: 그러니 잘 지키지 못해 훼손의 우려가 있으니 차라리 없애라, 이렇게 결정했다고 보면 되는 건가요?

문성휘: 네, 분명히 그런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주민들의 왕래가 많은 역전이나 공공장소들에 모자이크 벽화들을 설치하니 김일성, 김정일의 존엄성이 많이 훼손된다는 의견이 제기 됐다고 합니다.

박성우: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문성휘: 네, 한마디로 모자이크 벽화주변은 최대로 깨끗하고 잘 보존이 돼야 하는데 담배꽁초라든지, 바람이 불면 휴지조각도 날려 오고, 지어 술을 마시고 모자이크 벽화 뒤에서 소변까지 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술을 마시고 밤중에 모자이크 벽화 뒤에서 소변을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을 일일이 단속할 경비인력이 없다는 거죠. 그러다나니 모자이크 벽화 주변은 냄새가 심해 코를 막지 않으면 접근조차 힘들 정라고 소식통들은 얘기했습니다.

박성우: 아, 그렇군요. 그런 일이 있었군요. 북한 사람들 워낙 술 좋아하시죠. 그런데 술 마시고 모자이크 벽화 뒤에서 소변까지 본다, 북한 체제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인데요. 이게 다 술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2. ‘전면적 12년제 의무교육’이라더니…

박성우: 이번엔 다른 이야기 좀 해보죠. 북한의 언론들이 새 학년도가 시작되는 올해 4월부터 “기존 11년제에서 12년제로 의무교육 기간을 늘린다”, 이렇게 많이 보도를 했었는데요.

그런데 아직도 북한이 ‘11년제 의무교육’ 때에 사용하던 학교 명칭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고등중학교’가 대표적인데요. ‘12년제 의무교육’이 시행됐으면 옛 ‘고등중학교’라는 이름이 ‘초급중학교’ 또 ‘고급중학교’ 이렇게 나뉘어져 불려야 되는 것 아닌가요?

문성휘: 네, 그렇죠. 이게 많은 사람들이 헛갈리는 부분 같습니다. 아마 남측뿐만 아니라 지어 북측 주민들도 많이 헛갈려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애초 북한이 ‘12년제 의무교육’을 순차적으로 시행한다고 미리 설명을 했으면 이런 혼란이 없었을 텐데 그런 부분이 상당히 미흡했던 것 같습니다. 현재 북한의 ‘12년제 교육’ 대상은 올해 신입생들부터로 규정을 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올해 ‘12년제 의무교육’을 받는 대상은 2년제인 유치원에 입학한 신입생들, 그리고 소학교 1학년, 고등중학교 1학년에 입학한 학생들로만 제한을 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12년제 의무교육’이 전면적으로 시행됐다고 말하자면 아직 몇 년은 걸려야 한다는 거죠.

박성우: 그렇다면 기존에 ‘소학교’에 입학한 학생들과 ‘고등중학교’를 다니던 학생들은 ‘12년제 의무교육’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건가요?

문성휘: 네, 바로 그겁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나 지금 현재 북한은 ‘12년제 의무교육’ 대상을 철저하게 신입생들로 제한했다는 거고요. 그러니 ‘12년제 의무교육이 완전히 시행됐다고 말하자면 올해 입학한 소학교나 고등중학교학생들이 졸업 할 때가 돼야 한다고 추정할 수가 있다는 거죠.

그런데 북한의 언론들이 너무 선전에 앞서나간 것인지 아니면 북한당국도 ‘12년제 의무교육’ 전면실시에 대한 부담감으로 정책이 일부 수정이 됐는지 이런 부분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12년제 의무교육’이 전면실시가 아닌 단계적인 실시로 가닥이 잡혔다는 겁니다.

박성우: 그렇군요. 이것도 분명 성급함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서 실행에 옮겨야 하는 일인데요. 그렇지 못했다는 거죠. 아마 모자이크 벽화를 설치했다가 다시 철거하는 일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