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과 여러 가지 현상들에 대해 알아보는 ‘북한은 오늘’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문성휘입니다.
한국에 위안부 소녀상이 있습니다. 지어 한국 외에도 미국이나 호주에도 위안부 소녀상이 있습니다. 해방 전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 문제에 현 일본 정부가 사과하고 충분한 배상을 해야 한다는 데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를 가장 많이 본 나라가 우리 나라였습니다. 북한도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거듭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있고 한국과 별 관련이 없는 나라들에도 있는 위안부 소녀상이 유독 북한에만 없습니다.
북한의 모든 대학과 학교들, 그리고 도시와 농촌 어디에든 계급교양관이 다 있습니다. 이런 계급교양관은 민족의 갈등을 부추겨 김일성 체제의 정당성을 선전하는 도구로 활용될 뿐 과거 일제의 위안부 문제는 거의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해묵은 민족 갈등을 아직까지 외치며 권력의 정당성을 운운하는 게 북한의 지도자들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살펴보면 우리 민족이 지금처럼 갈등을 겪는 근원은 김일성이 일으킨 6.25 전쟁에서 시작되었음을 누구나 쉽게 깨우칠 수 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동상과 우상화 작업에 자금을 아끼지 않은 김정은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과연 얼마나 관심을 가져봤는지 묻고 싶습니다. 한국처럼 위안부 소녀상이라도 세우고 일본에 사죄를 요구한다면 북한 인민들도 마음이 후련하지 않을까요?
한국의 위안부 소녀상은 우리민족의 가슴 아픈 식민지 역사와 함께 아직도 북한과 같은 세습독재 국가들에서 자행되는 인권유린의 심각성을 깨우쳐 주고 있습니다. 김일성 민족이라는 해괴한 종교를 내세워 우리민족의 문화전통마저 왜곡하는 북한에서 위안부 소녀상까지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한 가지만 명백히 밝히고 싶습니다.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이 늘 떠들고 있는 백두혈통은 우리민족의 혈통이지 김일성 가문의 혈통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자, 그럼 ‘북한은 오늘’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이 그토록 떠들던 자강력 제일주의, 국산품을 애용하고 수입병을 없애자는 구호의 공허함이 이번 김정은의 생일을 계기로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말에 2017년부터 김정은의 생일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지정한다는 지시를 해당 간부들에게 이미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또 1984년생인 김정은의 출생연도도 김일성, 김정일에 맞추어 1982년으로 조작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그리고 원산시가 고향인 김정은을 양강도 삼지연군에서 태어났다고 선전할 계획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지난해부터 북한은 삼지연 못가의 항일빨치산 군상들을 김정일, 김정은과 연계해 개조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삼지연을 현대화하는 개발사업도 지난해부터 본격화됐습니다. 이러한 시도들은 백두산이 위치한 삼지연군을 김정은의 고향으로 둔갑시켜 백두의 혈통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김정은은 7차당대회가 열렸던 지난해 5월 이전까지 위연 - 못가사이 백두산관광철도를 개통하라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북한은 백두산관광철도 건설에 백두선군청년돌격대 2만 명의 인원을 동원했습니다.
그런가하면 2015년 12월부터 2016년 2월말까지 북한은 겨울철 농휴기를 맞은 전국의 농업근로자 10만 명을 백두산관광철도 건설에 추가로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의 지시와 달리 백두산관광철도는 아직도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백두산관광철도를 완공하지 못한 첫 번째 원인은 중국이 철길레일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자강력 제일주의라는 구호가 무색하게 북한은 아직 철길레일도 생산하지 못할 만큼 공업수준이 낙후하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올해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경축한다던 계획도 슬그머니 거두어들였습니다. 김정은의 생일에 어린이들에게 선물할 당과류세트도 각 도소재지에 있는 기초식품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의 생일에 어린이들에게 선물한다던 당과류 생산은 원자재의 부족으로 끝내 결실을 맺지 못했습니다. 탁아소부터 소학교(초등학교)까지의 어린이들에게 당과류세트를 선물하려면 중국의 지원이 꼭 필요했다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중국 정부에 당과류세트의 생산에 필요한 밀가루와 설탕 지원을 요청했지만 중국정부는 이를 묵살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김정은의 생일에 연이은 김정일의 생일과 김일성의 생일도 문제였다고 소식통들은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북한은 김일성의 생일 4월 15일과 김정일의 생일 2월 16일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정하고 해마다 이날이 돌아오면 어린이들에게 1kg의 당과류세트를 선물했습니다. 그마저도 쉽지 않은데 김정은의 생일에도 어린이들에게 당과류세트를 선물하자니 자금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이웃나라들도 도움을 거절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올해는 김일성의 생일 105돌, 김정일의 생일 75돌이 되는 ‘정주년’입니다. 북한 당국은 ‘정주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 다른 해와 달리 ‘정주년’이면 주민들에게도 여러 가지 생필품을 명절공급으로 주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선물할 당과류세트 생산이 중단되면서 김정은의 생일을 크게 경축한다던 북한의 계획도 속이 빈 깡통처럼 날아가 버렸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분석이었습니다. 김정은은 새해 ‘신년사’에서도 자강력 제일주의를 내세웠습니다.
자강력 제일주의로 수입병을 극복하자는 것인데 최근 북한의 공장, 기업소들은 여러 가지 먹을거리와 피복(의류)류들을 국산 상표를 붙여 생산해 장마당들에 많이 내놓고 있습니다. 소식통들도 기존에 수십 가지에 불과했던 담배만 해도 수백 가지이고 중국산 못지않게 질이 좋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이 중대한 행사로 치르려던 김정은의 생일도 어린이들에게 선물할 당과류생산이 중단되며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만약 중국에 석탄과 광물, 해산물과 산나물을 수출하지 못하면 자강력 제일주의의 휘황한 현실이라고 자화자찬하던 그 모든 국산품들을 생산하던 공장기업소들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자신 있게 대답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원료, 중국의 자재에 의존해 단순히 가공 생산만 하는 북한의 공업수준, 중국이 없으면 단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북한의 자강력 제일주의가 과연 현실성이 있는 구호인지 이번 쓸쓸하게 보낸 김정은의 생일을 통해 실감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김정은이 떠드는 자강력 제일주의는 원료와 자재가 예속된 중국 의존주의에 불과하며 수입병을 없애자는 김정은의 독려는 중국에 예속된 경공업 공장들이나 대충 돌리고 보자는 알맹이 없는 선전에 불과하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였습니다.